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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손혜원이라는 보물

오늘 동경은 맑고 건조한 날씨다. 겨울에는 날씨가 건조하지만 올겨울은 특히 건조한 것 같다. 어제 마지막 남았던 과목 하나가 종강을 하고 학기말을 맞았다. 


어제 저녁에 집에 돌아와 한국뉴스를 보다가 손혜원의원의 기자회견을 보게 되었다. 전날 나경원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목포역에 도착해서 구도심을 산책하는 사진을 보면서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나경원의원을 주인공으로 곤경에 처한 목포를 구하러 간 영화를 찍는 것으로 보일 정도로 연출된 사진이었다. 사진들이 하나 같이 히어로물 영화처럼 극적으로 보이는 것도 참 재미있었다. 자유한국당은 여러모로 광고, 연출 실력이 대단하다는 걸 알게 된다. 사진만으로 보면 자유한국당이 목포를 구출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 사진을 쓰면 기사내용이 달라도 사진이 주는 효과가 덜어지지는 않는다. 어쩌면 자유한국당을 지지하거나 자세히 알고 싶지 않은 분들은 기사내용을 자세히 읽지 않고 사진으로 판단 하지 않을까, 그렇기에 사진으로 모든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였다. 이미지 전략이 훌륭하게 연출되었다. 나경원의원을 중심으로 심복들과 기자들이 다 그들을 따르고 있는 모양새로 보였다. 즉 기자들도 나경원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에 동조하는 그림이었다. 사진을 찍는 각도도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본 것이다. 이런 구도는 보통 위인 동상처럼, 보는 사람이 위로 올려다 보는 구도인 것이다. 기사를 잘 읽고 목포 mbc까지 찾아 보면서 사실확인을 하지 않으면 자유한국당이 하는 것이 정당한 것으로 보였다. 사진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관심있는 기사는 정독하고 검증하지 않으면 헷갈리기 딱 좋다. 



손혜원의원 인터뷰를 뜻하지 않게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말았다. 처음에는 손혜원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서 보다가 인터뷰가 흥미진진해서 두 시간이나 되는 걸 끝까지 보게 된 것이다. 인터뷰 장소는 장래 리모델링해서 나전칠기박물관을 짓는다는 곳이었다. 건물이 폐공장이니 관리가 안된 상태로 인터뷰를 하기에 적당한 장소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 곳이야 말로 논란의 중심인 곳이니 다른 의미에서는 최적의 장소였다. 


많은 기자가 손혜원의원과 대치한 구조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손혜원의원과 기자들이 위치관계와 시선도 손혜원의원이 낮은 자리에 앉았고 기자들이 앉거나 서서 손혜원의원을 내려다 보는 구도로 혼자서 다수의 집중공격을 받는 인상을 준다. 그 중에는 적극적으로 손혜원의원을 응원하는 기자도 있었다. 여기에서도 자유한국당 의원들 사진과는 정반대의 구조인 것이다. 언뜻 그림을 보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알기 쉬운 히어로물이라면 손혜원의원은 스릴러 같은 분위기였다. 손혜원의원은 기자들과 맞서는 인터뷰를 했다. 기자들이 사실관계 파악과 전문지식면에서 손혜원의원을 따라잡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인터뷰를 보면서 손혜원의원을 발견하는 기회가 된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손혜원의원의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손혜원의원이 부디 활약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게 된다. 지금까지 공익 보다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급급하는 정치가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원래 정치가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다. 예를 들어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도덕적으로 깨끗하길 아예 기대하지 않는 것처럼 길들여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손혜원의원은 여러모로 파격적이다. 완전히 스타탄생이다. 


하지만, 기자들은 손혜원의원과는 다른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라, 그들 입장에서 보면 언론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고분 고분하지 않는 손혜원의원이 못마땅 할 것이다. 손혜원의원이 너무 파격적인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손혜원의원이 하는 일을 '서민'의 입장에서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걸 본 적이 있다. 미안하지만, 문화예술을 키우는 것은 '서민'이나 '서민'적인 관점과는 거리가 멀다. '서민'적인 관점에서 이해가 안되는게 당연하다. 정치가로서는 '서민'들의 이해를 받아야 겠지만 말이다. 그런 한편 손혜원의원이 하는 일은 '서민'들을 위한 일이다. 적어도 목포 구도심 지역주민을 위한 행동이다. 어제 기자회견으로 좀 잠잠해질 줄 알았더니 오늘도 손혜원의원을 물어 뜯는 기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말도 안되게 국회의원이 되기 전 일까지 마치 '권력남용'이라도 한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기사도 있었다. 기자들은 아마 최고학력의 엘리트계층에 권력까지 지녔다. 자신들이 성실히 일하지 못한 점은 둘째치고 자신들에게 지지않는 손혜원의원을 괘씸하게 여기는 것 같다. 기자들이 손혜원의원 보다 훨씬 더 권위적이다. 성실히 일하지 않는 기자들이 자신들이 가진 권력을 잘못 휘두르고 있다. 기자들이야 말로 '권력남용'을 하고 있다는 걸 증명해주고 있다. 기자들이 공익을 위해 일하는 걸 염두에 두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언론이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 


손혜원의원을 보면서 정치가를 그만두지 말기를 바란다. 정치가로서 손혜원의원이 할 일이 너무 많다. 손혜원의원이 가진 안목과 재능, 일을 추진하는 행동력으로 쇠퇴하는 지방도시를 재생하는 일만 해줘도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정치가들에게는 눈에 가시가 되겠지만, 시민에게는 보물 같은 정치가라는 걸 발견했다. 한국도 어느 정도 살게 되지 않았나? 이제는 선진국에 걸맞게 내실을 갖춰야 한다. 한국이 가진 역사와 전통, 문화를 잘 발전시키는 길이 내실이라고 본다. 손혜원의원이 대통령이 된다면 한국을 문화강국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꿈을 꾸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자유한국당을 비롯해서 이상한 기사를 많이 써서 손혜원의원의 진가를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준 기자들에게 고맙다고 해야 하나? 손혜원의원의 진가를 국민적으로 알리게 하기 위한 빅픽쳐였나? 하는 의구심 마저 든다. 만약에 그렇다면 괜히 한류드라마가 있는게 아니구나, 이제는 정치도 한류드라마급으로 드라마틱하게 전개한다는 것인가?


참 이상하다. 손혜원의원을 공격하는 것이 문재인정부, 아니 영부인 친구라는 걸 강조하면서 문재인대통령까지 걸고 엮어서 깎아 내리려고 했는데, 오히려 문재인대통령을 더 신뢰하게 만든다. 내가 이상한 것인가? 점점 민주당에 인재가 많다는 걸 알게 되고 국민으로서 안심이 된다. 손혜원의원은 개인적으로 '국보급' 보물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정신이 똑바로 박힌 정치가들이 있다면 일본 '초계기'가 날아 와도 불안할 필요가 없다. 불안한 것은 문재인정부가 일을 못하게 미친듯이 날뛰면서 문제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과 그에 동조하는 언론이다. 그들에게도 손혜원의원이라는 보물을 발견하게 도와준 것은 고맙다고 해야 하나? 헷갈린다. 보물의 발견으로 용기를 얻는다. 나 같은 아줌마에게도 꿈과 희망과 용기를 주는 정치가가 있다는 것, 고마운 일이다. 


손혜원의원을 응원하는 의미로 내가 좋아하는 동백꽃 사진을 올린다. 생명의 상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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