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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농담이지? 자유한국당

오늘 동경은 잔뜩 흐리고 추운 날씨였다. 나는 도서관에 가서 일을 하려다가 집에서 책을 읽고 좀 늘어진 시간을 보냈다. 내일은 완전 춥고 눈이 온다고 한다. 내일은 도서관에 가서 지내다가 와야 할 날씨다. 오늘처럼 흐린 날씨에는 집에서 히터를 켜서 지내는데, 히터가 그 부근만 따뜻하다. 집 전체를 따뜻하게 할 난방시스템이 없다. 그래서 기온은 한국보다 훨씬 높지만 집에서는 춥게 지낸다. 오늘 집에서 지내는 옷차림은 레깅스를 신고 위에 바지를 입고 두터운 양말에 덧신을 신었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양말도 두 장 겹으로 신지만, 나는 두 겹짜리 양말을 한 장만 신었다. 거기에 담요를 두겹으로 해서 롱스커트처럼 둘렀다. 위에는 소매가 짧은 속옷에 긴팔 면와 울이 섞인 티셔츠에 반소매 긴 울원피스를 겹쳐 입고, 소매와 컬러가 달린 다운 상의를 입고 그 위에 윈드브래이커, 목에는 스커프를 두르고 있다. 목욕 할 때 옷을 벗으면 옷이 한짐이 된다. 


아침에 감자와 소세지를 많이 넣고 계란에 치즈를 듬뿍 넣은 스페인식 오믈렛을 만들어 먹었다. 감자를 많이 넣고 볶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살짝 삶아서 했더니 볶아서 하는 것보다 맛이 덜했다. 저녁에는 아보카도를 먹으려고 식빵을 구울 예정이었는데 집이 너무 추워서 집안 공기를 데우려고 고무마를 찌고 있다. 날씨 때문에 본의 아니게 감자와 고구마를 먹는 날이 되고 말았다. 날씨가 추울 때는 따뜻한 음식을 먹어 줘야 한다.



일본은 연도가 4월에 시작해서 3월로 끝난다. 이번 학기로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학교를 떠나는 사람이 좀 있다. 나도 2년 반 강의했던 곳을 마치고 나온 것도 있다. 어제는 10년 동안 가깝게 알고 지내던 사람이 은퇴해서 학교를 떠나고 집도 먼 지방으로 이사한다. 그사람과는 앞으로 볼 일이 없게 되는 것이다. 어제는 송별식을 겸해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나를 제외한 두 사람이 음식을 가리는 편이라, 두 사람이 좋은 곳으로 정했다. 유기농 재료를 써서 식사를 내는 '농민카페'라는 곳이었다. 시모기타자와역이 변해서 기타구치 개찰구에서 약속을 하는데, 지금은 기타구치가 없어져서 히가시구치가 가깝다고 한다. 먼저 가서 기다리다 가게에 도착해서 있더니 나중에 한명이 와서 식사를 했다. 가까운 동료라서 가끔 피클이나 쌈장을 만들면 나누고 새책이 나와서 선물을 했더니 어제는 수제 쿠키와 자신이 관여한 책을 줬다. 참고로 수제 쿠키를 만든 사람은 남성동료다. 평소에도 도시락을 자기가 만들어서 온다. '농민카페'에서는 '채식주의자'의 요청에 맞춰서 식사를 제공한다. 보통 가정집을 개조한 작은 가게였다. 


한참 말을 하다가 위를 봤더니 '가미다나'라고 신을 모신 곳이 있었다. 남성동료가 저기 쓰인 것이 보이냐고 물어서 자세히 봤더니 '야스쿠니'신사라고 쓰여 있다. 셋이 동시에 깜짝 놀랐다. 아니, 왜? 어쩌면 가족을 야스쿠니에 모신건지도 몰라 하면서 끝났다. 보통 '야스쿠니'하면 대단한 '우익'으로 여긴다.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앉아 있더니 어디선가 모르게 담배연기가 계속 들어온다. 동료 둘이 이상하다고, 설마 손님이? 아니면 가게사람이 담배를 피울리는 없고? 했지만, 나는 그냥 무덤덤 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음식점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몰상식한 행동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일을 많이 봐왔던 터라, 그냥 그런가 한다. 일본인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화를 낸다. 어제는 화를 내지 않았지만 적잖게 황당해 했다. 내가 이런 일은 보통이라고 하면 싫어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다. 일본사람들이 자신들은 상당히 매너가 좋다고 잘난척 하지만, 그다지 매너가 좋은 것도 아니다. 그런 자신들 모습을 인정하기 싫어할 뿐이다. 


어제 화제는 '아베정권'과 '북미정상회담'에 관한 것이었다. 둘 다 무척이나 '아베정권'을 싫어 한다. '아베'라는 말을 하기도 싫어하지만 현 일본의 수상이며 많은 일을 하고 있으니 어쩔 수가 없다. 한 명이 "도대체 '아베정권'이 끝나고 나서 뒷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상상도 못하겠다"고 화를 낸다. 나는 "계속 '아베정권'이면 되잖아" 했더니, 기가 막혀 한다. 심정은 같다. '아베총리'가 여하튼 '속임수'와 '조작의 달인'으로 정치를 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재능이 있는 걸 부정할 수가 없다고, 핏줄이라고 했다. 다른 한 명은 "결코, 정치를 잘하고 있는게 아니라"고 한다. 표현은 다르지만 같은 의미다. '북미정상회담' 전날에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한다고 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납치문제'에 대해서 말한다고 했는데, 한국에서는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방해하려는 걸로 보고 있다. 요새 신문기사를 보면 북한에 대해서도 분위기가 달라졌고 북한과 대화한다고, 떠든다. 국민에게 북한과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그렇게 말을 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체널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데, 일본에서 그런게 없다는게 말이 안된다.


예를 들어, 일본에는 해외에 있는 북한사람, '조선적'을 해외공민이라고 친다면 아마 가장 해외에서 오래산 역사가 있고 숫자도 많은 걸로 안다. 북한과의 관계가 돈독했던 기간도 결코 짧지 않다. 만약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고 싶다고 일본정부가 나서면 얼마든지 채널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입으로는 말을 할 뿐, 정말로 그럴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1월 하순에 정상회담을 마치고 와서도 쿠릴 섬 두 개를 반환할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가 않은데, 국민에게 자기가 나서면 일이 다 해결되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지금 '아베정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조작'이라든지, 공공연한 '헤이트스피치'를 하는 사회분위기를 일본을 아는 한국사람에게 말하면 나를 불쌍하다는 식으로 쳐다 본다. 말로 하면 "이사람이 일본에 오래 살더니 머리가 이상한 것이 아닌가? 일본이 그럴리가 없지"가 된다. 내가 미친사람이 되기 때문에 일본에 대해서 말을 잘 하지 않는다고 했다. 동료들은 내가 하는 말이 일본의 현실인데 왜 한국사람들이 받아 들이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한국에서 이번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자유한국당'이라는 야당의 전당대회와 겹친다. 그래서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공모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탁해서 그 일정으로 한 것이 아니냐. '자유한국당'을 망하게 하려는 음모라고"한다고 했다. 동료는 웃으면서 "농담이지? " 아니야, 실제로 그런 말을 했다니까. 일본에서 들어도 말이 안되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말을 믿는 사람들이 있어. '자유한국당' 지지자에게는 자기네 당을 망하게 하려는 음모라는 말이 통하는 것 같아. 이번에는 동료가 나를 불쌍하다는 듯이 쳐다 본다. 그러면서 혼잣말로 "그런 당은 정권을 잡으면 안돼" 한다. 


일본사람들에게도 한국, '자유한국당'의 하는 말이 믿기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일본 '자민당'이나, '네트우익'을 비롯한 일본사람들의 도가 넘은 '혐한'이 한국사람들에게 믿기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는 것과 같다. 정말로 '자유한국당'과 '자민당'이 하는 짓이 일란성 쌍둥이처럼 닮았다.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내가 '자유한국당'에서 하는 말을 그대로 옮겼다면 일본 '자민당'이 하는 것도 사실 그대로다. 일본이나 한국에서도 극단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믿기가 힘들다. 그래서 나는 양쪽에서 괜히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이다. 자신들의 나라에서 일어나는 미친듯한 현실을 믿고 싶지 않은 만큼, 같은 일이 일어나는 남의 나라 현실도 믿고 싶지 않다. 


식사를 했던 가게도 '야스쿠니'신사의 신을 모실 정도로 '애국적'인 사람이라면, 한국 손님이 가서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것이 지금 일본 분위기다. 만약, 그런 일을 당하지 않는다면 행운이다. 그럴 정도로 대부분의 일본사람들이 '혐한'감정으로 들끓고 있다. 그런 이성을 잃은 자신들의 모습을 매너와 같이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문제는 항상, 절대적으로 한국이지, 일본이 아닌 것이다. 절대적으로 일본이 옳다고 믿고 있다. 


그런 한편, 동료들은 '북미정상회담'에 성공리에 끝나길, 바람직한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가 현실적이 되고, 북한과 미국의 관계, 한반도의 변화에 따라 일본도 변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자민당'을 움직일 수가 없으니 대외적인 환경의 변화라는 힘을 빌려서라도 일본이 긍정적으로 변하길 바라는 것이다. 



오늘 '자유한국당'은 국회에 지만원이라는 사람을 초대해 5.18공청회에서 '헤이트스피치'를 발표하게 했다. "5.18은 북한특수군 600명이 주도한 게릴라전이었다." "전두환은 영웅"이라고 했단다. 농담이 아니다. 이런 사람을 국회에 불러 들이다니, 광주시민뿐만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신문기사를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다. 상처입은 광주시민을 다시 짓밟게 하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냐, 참담하기 짝이 없다. 

'헤이트스피치' 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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