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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다마의 가을 2018-1

오늘 동경은 맑고 건조한 날씨였다. 최저기온이 6도 최고기온이 12도로 완전 겨울날씨다. 서울에는 눈이 많이 왔다는데 동경도 춥다. 겨울채비를 마치지 못했는데 추위가 갑자기 닥쳤다. 당황스럽다. 오늘 아침에도 일을 나가는 날과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집안일을 시작했다. 밥솥에 스위치를 넣었다. 물을 끓이면서 손빨래를 먼저 했다. 탈수를 해서 널고 다음은 옅은 색 옷을 빨았다. 세탁기가 돌아 가는 동안 새우껍질로 국물을 내서 무우를 넣어 국을 끓인다. 굴도 전을 부쳤다. 쑥갓도 전을 부쳤다. 옅은 색 빨래도 끝났다. 빨래를 널고 아침밥을 먹었다. 시간을 벌써 10시가 넘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도 주말이라, 아침 일찍부터 빨래를 할 수가 없다. 아랫집 사람이 늦잠을 잘 수가 있기 때문이다. 세탁기를 쓰는 것도 아침 9시 넘어서다. 


아침을 먹고 인터넷으로 예능을 보면서 빨래가 마르길 기다린다. 이불과 베게도 널고 먼지도 턴다. 시트처럼 썼던 큰 담요도 빨아서 널었다. 그 전에 베란다에 빈자리를 만들어야 했다. 목욕탕도 청소했다. 담요까지 빨아서 널고 베낭을 메고 나갔다. 사진을 찍고 야채 무인판매에 가기 위한 것이다. 12시 이전에 나가서 가까운 곳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지난 주 보다 단풍이 조금 더 짙어졌다. 최저기온이 5도까지 내려간 겨울날씨가 되었는데 단풍은 아직 덜 들었다. 단풍 사진을 찍을 때는 빛을 받은 단풍을 아래서 찍는 것이 가장 예쁘다. 그래서 어느 시간에 단풍이 빛을 받는지 타이밍이 중요하다. 주변을 보면 오전 햇살이 좋았다. 오후에는 사는 곳이 서쪽이라, 저녁햇살을 받는 것이 예쁜데 빨리 어두워진다. 오전에 햇살이 있을 때 사진을 찍으러 나가려면 아침에 바쁘다. 


집안일도 날씨가 좋을 때 해놓지 않으면 안된다. 거기에 추위까지 몰려 왔으니 더 바빠졌다. 주말이니 먹을 것도 나름 잘 먹어야 하니 할 일이 많아진다. 


사진을 찍으러 다닌 것이 2시간이다. 가까운 곳 밖에 돌지 못했지만, 야채 무인판매에 가서 무우와 당근, 작은 배추를 사서 배낭에 넣고 짊어졌다. 무우가 커서 무우청이 다 들어가지 않아서 무우청을 긴 머리칼처럼 출렁이며 걸었더니,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이 웃었다. 


2시간 반을 밖에서 지냈더니 배도 고프고 피곤하다. 집에 와서 연어를 구어 점심을 먹고 이불도 걷어서 커버를 씌웠다. 침대 셋팅도 새로 했다. 따뜻한 이불을 꺼내서 안심이 된다. 빨래도 거진 걷었다. 아는 사람네 강아지와 산책하러 가야 한다.


3시반에 산책을 시작하는데 5분쯤 지나서 전화했다. 산책길 도중에 약속해서 만났더니 짐이 많다. 무우를 얻고 귤을 두 봉지 샀다면서 반을 나눠준다. 나는 가져갈 것이 없어서 빈손으로 갔는데, 요새 무우철이라서 그런지 무우가 넘친다. 집에서 만든 곶감도 나눠 주셨다.  


강아지와 산책을 1시간 정도로 마치고 그 길로 마트에 갔다. 식초를 사야 하기 때문이다. 엄청난 크기의 치즈도 사고 닭날개도 좀 샀다. 집에 와서 치즈와 곶감을 먹었다. 치즈가 맛이 없다. 다시는 사면 안되겠다. 얻어온 귤도 맛있는데 비싸게 산 치즈는 맛이 없다니......망한 것이다.


닭날개와 무우를 넣고 조림을 만들었다. 무우가 맛있었다. 내일 새로 안 야채 무인판매에 가서 귤을 사고 싶다. 내일 배추를 넣고 된장국을 끓이려고 배추를 씻었다. 배추에 벌레가 많아서 치솔로 벌레를 털어내며 씻었다. 주변 농가에서 재배한 배추는 얇고 달아서 쌈을 싸서 먹기에도 좋다. 


내일도 담요를 석 장이나 빨아서 말려야 해서 바쁜 하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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