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8 불친절한 중국 여행기 14 – 양주 가는 길
남경에서 기차를 타고 놀러갔다놀러 갔다. 메이데이님이 아주 예쁘고 음식이 맛있는 곳이라며, 살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 메이데이님은 맛있는 음식을 아주 좋아하시고 조예가 깊다. 양주로 갈 때는 가난한 사람들이 타는 기차를 타고 갔다. 조금 긴장했지만, 중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타는 기차에서 옛날 기차를 타면서 본 것 같은 사람들을 봤다.
양주에 도착해서 시내로 들어가는 풍경이 나무도 동글동글하니 예쁘다. 건물도 어우러져 양주라는 곳이 예쁜 곳이라는 걸 실감한다. 먼저 점심을 먹기로 해서 가장 맛있다는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 집에서도 맛있다는 볶음밥은 지금까지 먹었던 볶음밥 중에 가장 맛있었다. 일본에서 먹는 볶음밥이 원래 양주 출신 요리사가 전파한 것이라고 들었다. 일본 중식 볶음밥의 원조에서 현재 가장 맛있다는 볶음밥을 먹은 것이다. 볶음밥 양이 많아서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을 것 같았는데, 열심히 맛있게 많이 먹었다. 그 집 명물이라는 민물게가 들어간 소룡포(?)는 빨대로 국물을 먼저 마시고서 먹는 것이다. 민물게의 비릿한 냄새와 맛이 났다. 팥이 든 찐빵에 찐만두도 조금 먹었다. 찐빵은 메이데이님이 몇 개라고 먹을 수 있을 만큼 맛있다고 했다. 식초가 향도 강하고 맛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식초는 산시성 명산인 흑초로 걸쭉해서 발사믹 비네거에 가까운 것으로 좀 투박하면서도 복잡하고 무거운 맛이다. 그 식초를 생산하는 곳에서 온 사람들이 양주에서 만든 식초라고 한다. 물과 풍토가 다르니, 같은 사람들이 만들어도 식초가 달라졌나 보다.. 산시성 식초보다 가벼웠지만, 향이 강했다. 아마, 산시성의 투박한 밀가루 음식보다 양주의 세련된 음식에는 이 식초가 더 잘 맞겠지 싶다. 양주에는 대단한 조식이 유명하다고,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양주에서 대단한 조식을 먹어보라고 한다. 나도 그럴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점심 먹을 곳으로 가는 길에 실을 파는 가게에 들렀다. 가게를 하시는 아주머니가 한국드라마를 즐겨 보시는 분이었나 보다. 사드의 영향으로 한국드라마를 볼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하신다. 사드 문제가 해결되어 하루빨리 즐겨 보는 한국드라마를 볼 수 있었으면 했다. 실가게에 놓인 물건들도 좋고, 샘플로 짠 옷들도, 주로 어린아이에게 입힐 옷을 봤는데, 옷들도 아주 괜찮았다. 어린 아이에게 입힐 옷인 데도 비싼 고급실을 썼다. 비싼 고급실은 아이에게 입힐 정도로 실용적인 것이 아니다. 거기에 사는 사람들은 아이들을 소중히 여겨 비싼 실을 써서 뜨개질을 해서 입힌다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 세계를 돌면서 실가게를 맴도는 사람이 아닌가? 실가게를 보면 그 지역의 문화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양주에서 본 실 가게는 내가 맴돈 실가게 중 상위에 속한다. 그러면서도 실가게를 하시는 아주머니가 아주 소박하고 겸손했다. 자신의 실력을 전혀 뽐내지 않는 인품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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