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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내일이 기다려진다

가슴이 뛰었다.

 

오늘 아침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서 인터넷으로 한겨레 신문을 보니 '속보'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DMZ에서 만나자는 트윗을 보냈다는 뉴스가 떴다. 꿈이 아니겠지. 아, 이런 일이 꼭 성사되었으면 싶어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오늘 동경은 장마철 특유의 습도가 높고 비가 오다가 개이기를 반복하는 잔뜩 흐린 날씨다. 어제는 갑자기 최고기온이 32도까지 훅 오르고 습도가 높아서 아주 피로해지기 쉬운 날씨로 학생들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었다. 날씨 때문에 결석한 학생도 꽤 있었다. 오늘은 어제 최고기온은 어제보다 10도나 낮은 22도로 어제 최저기온이다. 날씨가 들쑥날쑥해서 감기에 걸리기 쉽기도 하다.

 

나는 아침에 본 뉴스에 들떠서 날씨가 궂어도 집에 앉아 있기가 갑갑해서 우산 쓰고 주변을 산책하러 나섰다. 미리 봐 둔 선풍기와 샌들을 사기에 돈이 모자랄 것 같아서 가까운 우체국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좀 찾았다. 블로그에 올릴 수국 사진을 찍으면서 야채 무인판매에 갔다. 지난주 외상값 300엔을 갚아야 하는 게 걸려서다. 돈을 넣고 외상값을 갚았다는 메모도 써서 넣었다. 그리고는 마트로 가는 길을 건너면서 선풍기 사는 걸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선풍기를 파는 곳은 마트와 반대편에 있는데, 신호등이 마트 쪽으로 먼저 바뀌었기 때문이다. 선풍기를 사려고 나갔지만, 비를 맞으면서 걷다 보니 꼭 비가 오는 날인 오늘 사지 않아도 되는 기분이 들었다. 비 오는 날에 우산을 쓰고 선풍기를 들면 무거워서 집에 오는 것이 힘들어진다. 괜히 힘을 빼지 않는 것이 좋다. 어제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야채를 싸게 파는 날이라, 야채를 많이 샀다. 마트에서 꼭 사야 할 물건이 있는 것은 아닌데 발길이 닫아서 마트에 들어갔다. 휘리릭 한 번 둘러봤더니 옥수수가 싸다. 옥수수를 좋아하니까, 사고 싶은데 어제 여섯 개를 사서 세 개 먹고 집에 옥수수가 세 개 있다. 옥수수도 사서 두면 선도가 떨어지고 맛도 떨어진다. 옥수수 사고 싶을 걸 참고 프라이팬을 하나 샀다. 지금 만만하게 쓰는 프라이팬이 눌어붙는다. 개비를 할 때가 된 것이다. 

 

선풍기를 살 때도 망설이는 게, 새로 사면 헌 것을 처분해야 한다. 어떻게 처분해야 하는지 정확히 모른다. 프라이팬도 새로 사면 헌 것을 처분해야 하는데, 가끔 버리는 것은 어떻게 버리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머리가 복잡해진다. 처분하기 귀찮은 것은 되도록 사지 않는 것이 좋다. 꼭 필요한 것 이외에 충동구매를 하면 안 된다. 물건에 따라 버리는데 돈도 들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돌아다니면서도 머릿속에서는 아침에 본 뉴스가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사카에서 열린 G20에서 러시아와 심야 정상회담을 마쳤다는데, 오늘 서울로 돌아가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맞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할 때 매번 느끼지만,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과로할 것이라, 건강이 걱정 된다. 해외로 비행기를 타는 것만도 피곤한데 과밀하게 중요한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정상회담의 연속이다. 국내에서는 자유 한국당을 비롯해서 매스컴과 노동계를 대표한다는 단체까지도 문재인 대통령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것처럼 난리가 난리가 아니다. 거의 제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내가 보기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와 다른 관계부처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지만 말이다. 경제가 나쁘다고 난리를 치지만, 지난 4월 서울에 가서 관찰하고 체감한 것은 동경보다 훨씬 분위기가 좋았다. 

 

마트에서 돌아와 이웃과 차를 마시고 나서 봤더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북한에서도 반응을 보였다. 어쩌면, 내일 기적처럼 DMZ에서 한국과 북한, 미국 정상이 악수를 할지도 모른다. 결코 기적이나 꿈이 아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날린 트윗을 즉흥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실은 수면하에서 교감하고 조율하면서 기적의 무대를 준비해온 것이 아닐까. 먼저, 북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내용에 담겼던 메시지가 있다. 청와대에서는 그 내용을 알고 있었다. 며칠 전인가, 일본 아사히신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해서 연설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에서는 확정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결정적으로 내일 김정은 위원장이 나타나지 않으면 마지막 퍼즐이 맞지 않는다. 무대는 준비되었다. 내일은 드라마틱하게 김정은 위원장이 DMZ에 와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했으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한다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향하는 최상의 그림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거기까지 해놓고 나중에 나 몰라라 하지는 못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히든카드는 북한의 비핵화가 아닐까. 지난번 하노이가 결렬되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나설 것으로 봤다. 재선을 위한 히든카드로 쓰기 위해서 하노이를 결렬시킨 이후에도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여지를 남기면서 계속 북한을 달랜 것으로 본다. 이번 만남은 그런 복선 위에 있다.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발걸음은 돌이킬 수 없는 여정이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를 통해서 주변 국가와 세계에 한반도가 평화를 향하는 여정을 이해하고 지지해주길 촉구하면서 기반을 다지고 있었다. 북한에서는 눈에 띄는 진전이 없어 조바심이 나겠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 국민을 믿고 평화를 향한 마음으로 동행했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런 걸 알고 있고 마음으로 바라고 있는 줄 안다. 물론, 국내에도 자유 한국당을 비롯해 일부 매스컴과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평화를 향한 여정을 미친 듯이 방해하는 세력이 있기에 힘들다. 일본처럼 기를 쓰고 한반도의 평화를 방해하고 싶은 외부세력이 있기에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힘들고 짜증이 난다고 정신줄 놓지 말고 죽기 살기로 평화를 향해서 앞으로 나가야 한다. 이번에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른다. 

 

내일 기적처럼 DMZ에서 한국과 북한, 미국의 정상이 악수를 하지 않을까, 가슴이 두근거린다. 

 

사진은 오늘 비가 오는데 찍은 아나벨 수국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달빛처럼 은은히 빛나는 존재감, 섬세하기 그지없는 아나벨 수국이다. 장마철 우중충한 날씨에 은은히 빛나는 아나벨 수국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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