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사회

한일 극우의 야합

한일 극우는 옛날부터 야합했다. 일본 극우 단체는 박정희, 전두환 시대에 한국에 가서 한국군의 군사훈련에 참가할 정도였다. 

 

오늘도 동경은 습도가 높고 기온이 높은 고온다습한 날씨다. 아직, 장마철이 끝나지 않아서 피로하기 쉬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어제도 아침부터 비가 오는 가운데 학교에 가려고 역에 갔더니 어수선하게 이상했다. 오다큐센은 물론 게이오센도 멈췄다. 학교에 가는 방법은 모노레일을 타고 환승에 환승을 거듭하며 돌고 돌아가는 것이었다. 모노레일 역에 갔더니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훔치면서 기다리는데, 바로 눈 앞에서 젊은 남성이 무너지듯 주저앉는다. 그걸 보는 나도 가슴이 내려앉는다. 아는 일본 사람에게 라인으로 상황을 전했더니, "테러를 당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알라"고 한다. 지금 일본에서 매일같이 일어나는 지하철 자살사고에 대해서도 이런 자세로 임한다. "전쟁이 아니고 굶어 죽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이냐"는 식이다. 매일 사람이 죽어가는 살벌한 걸 일체 무시하고 일본이 얼마나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인가를 대합창 한다. 나는 수많은 외국을 다니면서 생활도 했지만, 일본처럼 매일같이 사람이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곳 말을 들은 적도 없다. 기가 막혀서 문자를 보냈다. "제가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다 '테러 현장'에서 나오는 일도 몇 번이나 경험했지만, 동경의 일상이 훨씬 더 힘들고 무섭습니다" 거기에 대한 답장은 없었다. 조금은 뜨끔했을 것이다. 일본에서 위안을 삼는 것은 다른 나라가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그에 비해 일본은 얼마나 좋고 행복한지 라는 것이다. 지구 상에 전쟁을 하고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되며 세계적인 선진국에서 굶어 죽지 않는 걸 다행으로 알라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 

 

참의원 선거는 내일인데, 일본 신문에는 벌써 다음 아베 정권의 개각을 점치고 있다. 기가 막혀서 동료에게 물었다. 아니, 아직 선거를 하지도 않았는데 신문이 대놓고 이래도 되는 거냐고. 참의선 선거 고지가 나오고 신문을 보면 마치 일본에는 자민당밖에 없는 것처럼 다른 당에 대한 내용을 보기가 힘들다. 이번 참의원 선거처럼 선거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도 드물다. 나는 학생들에게 '투표하라'라고 독려했다. 자민당 지지율이 높은 것이 아니라, 자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투표한다. 정치상황이 싫다고 투표를 하지 않으면 자민당이 압승을 하게 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이번 선거에는 '개헌'이 걸려 있는데 '개헌'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자민당이 이기면 그냥 '개헌'을 하고 말 것이다. 지금까지 아베 정권이 해온 걸 보면 뻔히 보인다. 자민당이 이기면 '개헌'으로 갈지도 모른다. 일본 사회 분위기로 보면 '전쟁'이 시작된다고 해도 설사 대다수가 반대이어도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밀어붙이면 그냥 '전쟁'을 할 것이다.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말하기 어려운 사회다. 특히, 정치적인 것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그냥 분위기에 휩싸여서 흘러간다. 그게 어디든 같이 흘러간다. 그게 일본의 특징이다. 일본 사람들이 좋고 나쁘고 가 아닌, '전쟁'을 찬성, 반대와 상관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 없이 흐름에 따라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일본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으로 인해 일본이 힘들어 질 것 같으면 아베 정권에 대해 비판을 할 것이다. 여행을 가지 않으면 지역경제가 타격을 입고 힘들어지면 아베 정권이 힘들 것이다는 식으로 합리적인 사고를 한다. 일본을 모른다. 지금 일본은 아베 정권과 마찬가지로 '막 간다'. 손익을 따져서 자신들이 승산이 있다거나, 국제적인 신뢰가 추락한다거나 하는 합리적인 사고가 아니다. 길거리 극우와 마찬가지로 그냥, 하고 싶은 걸 '막 한다'. 전쟁도 그냥 하고 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 여행객이 줄어서 지역경제가 힘들어도 일본에서는 죽기 살기로 버티며 속으로 곪아 터질 것이다. 지역경제가 망해도 아베 정권을 비판할 수가 없다. 아베 총리가 가두 연설을 할 때, 반대한다고 금방 경찰이 끌고 가는 걸 보지 않았나. 나는 한국에서 자유 한국당이 그걸 잘 봤으면 싶었다. 문재인 정권을 '독재'라고 하는데, '독재 정권'이라면 그렇게 공식적으로 대놓고  '독재'라고 비판할 자유 따위는 없다. 한편으로 자유 한국당은 현재 아베 정권이 대단히 부러웠을 것이다. 자신들이 정권을 잡으면 비판하는 목소리를 지금 일본처럼 카메라가 있던 없던 순식간에 처리하고 싶겠지. 

 

고노 외상이 주일 대사를 불러서 항의하는 영상을 한국판과 편집을 하지 않았다는 일본판을 비교해서 봤다. 일본에도 '장유유서'라는 예의범절이 있다. 한국 대사는 머리가 하얗고 한눈에 보기에도 나이가 위라는 걸 알 수 있다. 옷도 제대로 갖춰 입었다. 그에 비해 고노 외상은 옷도 편하게 입었고 대하는 태도도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었다. 일은 일이어도 인간으로서 위아래도 없는 무례한 태도였다. 그런데 일본판 댓글을 봤더니 고노 외상을 칭찬하는 걸로 도배가 되었다. 허긴 아베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인을 '사람'으로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마지못해, 어쩔 수 없이 상대 하지만 도저히 같은 '인간' 취급을 할 수 없는 종족이라고 한다. 고노 외상은 아버지가 '고노 담화'를 발표해서 극우에게 첫인상이 좋지 않았는데 점점 극우화 해서 완전 극우로 탈바꿈에 성공했다. 다음 총리는 고노 외상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현재, '한국 때리기'는 일본에서 전 국민이 즐기는 '오락'이다.

 

일본은 한국의 '불매운동'도 조롱하는 대응밖에 할 수가 없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건전한 일본인'이 꽤 많을 거라고 기대하지만, '건전한 일본인' 별로 없다. 설사, 있다고 해도 한국에 대해서는 거의 다 우익이 되고 만다. '혐한'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고 일본이 배타적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일본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인은 '인간' 이하의 존재라서 '불매운동'을 하거나, 일본에 여행을 오지 않는다니, 있을 수가 없다고 여긴다.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을 싫어해도 한국이나 중국은 일본을 사랑하고 따르는 것이 당연한 줄 안다. 나는 학생들에게 일본에서 한국상품을 사지 않잖아, 이거 '불매운동'이야. 일본에서는 말없이 조용히 '불매운동'이라고 하지도 않으면서 쭉 했잖아. 그리고, '여행'도 '혐한'이 거세지면서 일본에서 한국이 위험한 나라라고 별별 헛소문이 다 나돌고 안 갔잖아. 일본에서 쭉 해온 것을 한국에서 지금 시작한 것뿐이야. 한국사람들은 '불매운동'이라고 말하고 여행도 안 간다고 알리는 것 차이밖에 없어. 일본이 쭉 하던 걸 한국이라고 못 하겠니? 그리고, '혐한'을 얼마나 오래 지긋지긋하게 했는데, 저 낙천적인 한국 사람들도 이번에야, 일본에서 얼마나 싫어하는지 조금 알았지 뭐. 일본에서 싫다고 싫다고 난리를 치고 별별 일을 당했는데 '스토커'처럼 한국사람들이 눈치 없이 온다고 얼마나 욕을 했니? 그럼 한국사람들이 오지 않으면 일본으로서는 잘된 거 아닌가? 일본 학생들이 납득한다. 한국의 '불매운동'은 앞으로도 계속하고 여행도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좋다. 

 

유니클로에서 '사과'했다고 하는데, 웃기는 것은 한국의 '불매운동'을 비웃은 건 일본 본사인데, '사과'는 한국에서 했다네. '사과'가 아니지, 낙천적인 한국에서는 그걸 또 '사과'라고 받아들이려고 그러니까 항상 일본에게 당하지. '사과'가 아니야. 그리고 일본 극우의 사전에는 한국에 대해 '사과'라는 것 있을 수 없어. 하늘이 두쪽이 나더라도, 차라리 혀 깨물고 죽는 걸 택하겠지. 한국을 짓밟을 수 있다는 것 극우의 자존심,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걸 한국에서는 모르나 봐. 일본에서 '사과'도 안 했는데 한국은 감지덕지해서  '용서'할 걸 먼저 생각하더라고 항상. 일본에서는 '사과'도 없지만, '용서'라는 개념도 없어. '복수'라면 몰라도.

 

교토에서 난 화제로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범인이 한국인이라고 재일동포라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런 일도 항상 있는 일이다. 지난번 노보리토에서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죽인 사건에서도 근거 없이 재일동포라고 해서, 참 기가 막혔다. 가만히 보니까, 항상 그렇다. 자신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흉악 범죄가 나면 무조건 범인을 한국인이나 중국인이라고 한다. 이전에는 그런 점을 매스컴에서 조금 신경을 쓰더니 이제는 아무런 근거도 없으면서 대놓고 범인을 한국인으로 몰아간다. 범인이 잡혀서 신상이 밝혀져도 한국인일 것이라는 식으로 몰아간다. 범인이 한국인이든 아니든 사실관계는 중요하지 않다. 범인을 한국인으로 하고 싶은 것이다. 

 

 

'비틀어진 사회'라는 책에서 일본에서 '재특회'나 '우익'을 취재한 야스다 씨가 우익 관계자를 취재하는 중에 들은 이야기를 소개한다. "왜 지금 우익은 '혐한'이냐"라고 했더니, "예전에는 우호까지는 아니어도 한국과 긴밀히 연계했다. 예를 들어, 박정희나 전두환이 정권을 잡고 있던 1960-80년대, 일본 우익단체 중에는 한국에 가서 한국군과 군사훈련에 참가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정도로 한국과 '교류'는 긴밀했다"라고 한다. 세상에 맙소사, 한국 극우의 '친일'이라는 것이 이 정도 일 줄 몰랐다. 일본에 대해서는 '군사기밀'이고 뭐고 없었겠네. 조금 더 소개하자면, 지금 일본 극우는 '혐한' 활동을 한다. 그 이유로 "한국과 통하는 파이프가 없다. 전에는 한국군과 연계했다". 일본 우익단체와 한국은 전두환 정권까지 서로 '의존'하고 있었다. 그 인맥이 구 일본군이었던 사람들이 한국군에 있었고 박정희는 일본 육사 출신이다. 그러나, 민주화가 진전되고 문민정권이 들어서 한국군 체질이 바뀌어 간다. 군에도 구 일본군 출신이 고령이 되고 군의 주역에서 물러난다. 일본 극우는 한국군과  연결되었던 파이프를 잃고 만다. 이제 일본 극우는 '넷우익'과는 다른 문맥으로 한국을 공격하게 되었다. 일본 극우는 한국과 '반공'이라는 공통된 목적이 있었는데 냉전구조가 붕괴하고 '반공'에도 설득력이 없기에 역사문제나 영토문제를 유보할 이유가 없어졌다. 그래서 '공격'으로 바뀐 것이라고 한다. 한국의 안보 핵심이 일본 극우의 손아귀에 있었는데, 일본 극우가 한국을 장악할 수가 없으니 정반대로 '혐한'과 '공격'을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친일파'가 어떤 사람들인지 조금 알 것 같다. 한국이라는 국가를 일본에 바치고 싶은 사람들이었구나. 한국인을 일본의 노예로 삼고 싶은 사람들이구나. 그야말로 국가 안보를 맡고 있는 군대가 일본 극우와 같이 군사훈련을 했다니, 믿을 수가 없지만 사실일 것이다. 일본 극우세력이 믿는 구석이 있어서 한국에 대해 그렇게 오만방자하게 할 수 있었다는 걸 알았다. 일본 극우는 자신들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한국이라는 '장난감'이 더 이상 자신들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받아들일 수가 없다. 여기에 최근 한국 극우가 다시 일본 극우와 야합해서 한국을 뒤집으려고 난리를 치고 있다. 일본 극우가 보면 한국 극우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를 것이다. 한국이라는 '장난감'을 다시 갖다 바칠 것 같은 '환상'을 주니까. 일본 극우에게 한국은 '마약' 같은 존재인 모양이다. 오랫동안 '마약'에 중독해서 지냈는데, 노무현 정권부터 태도를 분명히 했다. 일본 극우에게 '마약' 공급이 끊겼다. 금단증상으로 인해 '혐한'을 하고 난리가 났다. 여기에 한국 극우가 와서 '혐한'을 공조하면서 다시 '마약'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일본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인적인 폭염 1  (0) 2019.07.21
배우에서 정치가로  (0) 2019.07.21
끈적거리는 토요일  (0) 2019.07.13
재해 열도  (0) 2019.07.09
상쾌한 여름날  (0) 2019.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