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6 그네를 탔다.
오늘 동경은 흐리고 기온도 낮은 날씨였다. 아직도 장마가 끝나지 않은 칙칙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날씨가 흐려도 기온이 낮아서 지내기는 수월하다.
오늘도 도서관에 새 책이 들어오는 날이라,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아침밥으로 양송이를 볶다가 나중에 계란을 넣었다. 커피도 마시고 옷을 챙겨 입고 길을 나섰다. 옷은 바둑알처럼 흑백으로 때깔을 맞춰서 입었지만, 날씨가 흐리다고 모자 쓰는 걸 잊고 말았다.
도서관에 갔더니, 벌써 새 책이 진열되어있을 책장이 텅텅 비어 있다. 카운터 직원에게 물었더니 오늘은 예외로 책이 늦다고 오늘 중이나, 어쩌면 내일 책이 올지도 모른단다. 간단한 채점을 하고 가져간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더니, 아는 직원이 와서 책이 진열된다고 알려준다. 오늘은 새 책 중에 읽은 만한 책이 적어서 두 권만 가져다 읽었다. 한 권은 다 읽고 다른 한 권은 반쯤 읽었다. 오늘 읽었던 책을 내일도 도서관에 가서 찬찬히 다시 읽을 생각이다.
대학은 종강을 하고 시험기간이라, 도서관은 붐비지만 캠퍼스는 조용한 편이다. 지난 금요일부터 학생들이 포케몬GO를 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버스나 전철에서도 다른 게임에 비해 아주 여유롭고 느슨하게 스마트폰에 집중해 있다. 캠퍼스에서 보면 포켓몬이 많이 나오는 장소가 있는 모양이라, 거기에는 학생들이 몰려서 비슷한 폼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 나도 지난 주 금요일 학교에서 돌아올 때, 버스와 전철에서 학생이 하는 걸 옆에서 봤다. 버스보다 전철이, 전철에서도 빠른 특급이 이동이 빨라서 재미있는 모양이다. 워낙 게임을 모르는 나지만, 포케몬이 귀여우니까,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재미있을 것이다. 그리고 게임을 하는 스피드가 그다지 빠르지 않은 것도 포인트인 것 같다. 다른 것을 하면서 동시에 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정신줄을 스마트폰에 매달고 있기에 게임을 하면서 다른 걸 하는 사람들이 안전하지 않다. 다른 게임도 마찬가지지만, 포케몬GO를 하면서 동시에 다른 걸 하는 것은 집중력이 분산되어 다른 위험을 안고 있다. 포켓몬GO는 색다른 재미와 다른 문제점을 동시에 제공한다. 포케몬GO가 세계적으로 발표되면, 세계적인 현상이 되어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하면서, 재미와 문제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을 하겠지. 여기저기에서 학생들이 같은 자세로 스마트폰에 집중해 있는 걸 보면, 현실에 사는 사람들이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포케몬GO에 빠진 사람들이 양산되고 있다. 나도 솔직히 말하면 채점의 우울함이 없는 그런 증강현실에 빠져서 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오늘은 날씨가 그다지 덥지 않아서 도서관에서 일찍 나왔다. 오후 3시가 넘어서 나와서 야채를 사러 들렀다가 돌아오는 공원에서 아는 아이와 그 엄마를 만났다. 큰 아이는 올해 유치원에 들어갔고 둘째는 2살이다. 엄마와 아이들과 같이 공원에 들러 그네를 타며 놀면서 같이 집까지 왔다가 갔다. 탈피한 매미 껍데기를 많이 주워서 아이 옷에 훈장처럼 주렁주렁 달았다. 아이는 까마귀 깃털을 줏어서 칼처럼 흔들면서 간지럽히며 같이 놀았다. 아이가 까마귀 깃털을 칼로 써서 나는 대나무를 잘라서 간지럽혔다. 아이가 완전히 자지러진다. 집까지 같이 왔는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걸 줄 것이 없어서 망고 퓌레를 얼려서 샤벳이 된 것과 과자를 줬다.
아이들 엄마는 아이들과 같이 뛰어놀아줘서 고맙다고 했다. 오히려 내가 채점하면서 느꼈던 우울함을 잊게 해 준 아이들에게 고마웠다. 공원에서 그네를 탄 것도 아이들과 같이 가지 않았다면, 주위 눈이 두려워서 탈 수가 없다. 멀쩡해 보이는 아줌마가 혼자서 텅 빈 공원에서 그네를 타고 있다면, 아마 미친 사람으로 볼 것이다. 공원에 있는 시소나 그네, 미끄럼틀도 어린아이들을 위한 것이지, 어른을 위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같이 있어서 마음껏 그네를 탈 수 있었다. 우울함도 그네를 타면서 공중에 날리고 싶었다.
포켓몬 GO보다, 그네 같은 놀이기구가 필요한 어른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