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01 연애 좀 해다오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34도나 되는 더운 날씨였다. 어제 일기예보로는 최고기온이 31도라고 해서 지내기가 수월할 줄 알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 먹고 집안 정리를 하려고 좀 움직였더니 더위가 예사가 아니다. 체감으로는 35도는 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인터넷으로 확인한 최고기온은 32도란다. 요새 쉬어서 몸이 많이 나아진 줄 알았다. 더운 데 조금 움직이니 몸이 심하게 아파온다. 다음주 수요일에 몸상태를 체크하려고 예약했다. 성형외과는 아니고 물리치료하는 곳에 가려고 예약했다. 먼 곳에 있어서 편도 2시간이나 걸린다. 전화했더니 너무 멀다고 자기네 오지 말고 가까운 곳에 가라고 한다. 나도 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모르는 곳에 가서 몸상태를 봐달라는 것이 거리낀다.
정말로 운이 좋아서 성의있게 보는 사람과 만나면 좋지만, 성의없이 보는 사람을 만나면 시간 뺏기고 돈 쓰고 화가 나서 더 스트레스를 받아 몸이 나빠진다. 그런 것 보다 멀어도 아는 곳에 가서 몸상태를 보고 치료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의견을 듣는 게 낫다. 가까운 곳에 좋은 데가 있으면 소개를 받아도 되고…
집안 정리를 끝내지 못했다. 몸이 아파서 제대로 움직이질 못하니 조금씩, 조금씩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있다. 그래도 어젯밤에는 몇 시간이나 바느질을 해서 방과 부엌 사이에 걸 천을 만들었다. 오늘 아침에 걸어보니까, 맞지않아서 결국 뜯어내었다. 밤에 전깃불 아래서 보는 느낌과 낮에 햇빛이 날 때 보는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색상을 맞출 때 밤과 낮에 보는 데… 어젯밤에는 비슷한 색감이라서 그냥 했다. 광목천을 바깥쪽에 대고 안쪽에는 얍고 낡은 실크천으로 해서 안과 밖에서 표정이 다르게 했다. 광목천으로 했더니 표정이 무겁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서 여름에 쓰기에는 안 좋다.. 결국 처음에 썼던 광목천을 다시 떼어내고 낡은 손수건을 꺼내서 어떻게 마감을 했다. 집이 아주 오래된 집이라, 허름하고 낡은 것이 어울린다. 적당히 집 분위기와 맞춰야 한다. 낡은 손수건이 쓰여져서 좋다.
실은 같은 단지에 사는 친구가 집안 정리가 끝나는 걸 기다리고 있다. 내가 한 걸 보고 자기도 집단장을 한다고… 친구 핑계로라도 집안 정리를 빨리 끝내고 싶은 데, 몸이 아프니 만사가 귀찮다. 몸이 아프지 않아도 날씨가 더우면 가능한 집에서 지내는 것이 좋다. 괜히 무리할 이유가 없다. 오늘 벼르던 것을 하나 했으니 다행이다. 우선 이렇게 써보고 겨울이 되면 광목으로 바꾸던지 해야지…
요새는 작품을 할 의욕도 없어서 손을 놓고 있었다. 어젯밤에 오랜만에 바느질을 했더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분이 좋았다. 나는 바느질을 배우지도 않았고 잘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바느질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래서 바느질하는 것이 좋다. 뜨개질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생각할 것이 있으면 손을 움직이고 있으면 오히려 집중이 잘된다. 그래서 생각할 것이 있으면 뜨개질을 하면서 생각을 메모하곤 한다. 짜투리실을 합쳐서 뭔가 만들려고 짜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색감을 맞춰봤더니 너무 튀는 것 같아서 톤을 짙게 잡았더니 오히려 그게 좋다. 그래서 시작했다. 짜투리실을 활용해서 재활용처럼 재생시키는 작품을 만드는 걸 좋아한다. 짜투리들이 내손에서 거듭나서 생명을 얻는다.
저녁 8시쯤에 전화가 왔다. 처음 알게 된 것은, 내 강의에 등록했던 학생과 강사였다. 그런데 내 강의를 듣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선물로 들고 나타나는 여학생이었다. 학생과 선생이 아닌, 나에게는 팬이었다. 팬도 여러 종류라서, 대충은 그냥 둔다. 명문 사립대학 법학과를 졸업했는 데, 취직활동을 안 했다. 당연히 취직이 정해지지 않았다. 파견으로 근무하다가 정직으로 들어갈까요? 물어본다. 그때는 90년대 말이라, 취직이 그다지 어려운 시기가 아니었다. 파견이면 언제든지 하잖아, 그럴 바에는 어학연수를 1년쯤 다녀와서 영어를 좀 하고 외국계 기업에 들어가는 게 좋지… 등을 떠밀었다. 나는 무책임하게 등을 떠미는 사람이기도 하다.
내 말을 듣고 호주로 어학연수를 갔다. 나도 호주에 자주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라, 호주에서도 자주 봤다. 그런데, 한달에 한번 만날 때마다, 체형이 바뀐다. 점점 살이 찌는 것이었다. 육상선수였다는 화려한 과거가 전혀 설득력 없는 체형이 되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내 기억에는 살찌기 전 체형이 없다. 호주로 어학연수를 간 것은 이안 소프라는 수영선수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울롱공에 연습하는 풀이 있다고, 울롱공으로 갔다. 지금은 울롱공과 시드니가 멀지 않은 느낌이지만, 당시는 상당히 멀었다.
어느날 저녁에 걸으면서 하는 말, 선생님께 만은 이안 소프를 양보해도 돼요. 내가 이안 소프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왜? 선생님 안 테는 질 것 같아서요. 아니다, 자기가 좋다고 호주까지 쫓아가서 그 선수가 연습하는 가까이 대학을 골라 유학하는 사람이다. 나는 그런 용기가 없다.
이안 소프선수가 일본에서 수영교실을 한다는 걸 안 그녀는 친구에게 압력을 행사해서 어린이 수영교실에 잠입했다. 수영복을 새로 샀다는 등, 나에게 보고가 있었다. 내가 물었다. 아니, 어떻게 어린이 수영교실에 가냐고? 너 가슴둘레가 120센치잖아. 어린이가 아니지… 그래도 노인보다 어린이와 제가 나이가 가까워요. 어린이와는 10살 차이지만, 노인과는 40세 이상 차이가 나거든요. 그래, 말로는 맞다만, 용기있고 가상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가까이서 보겠다고… 나는 연애도 그렇게 저돌적으로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연애라는 상황은 전혀 일어날 조짐이 보이질 않는다. 대학을 졸업해서 어언 15년이나 되는 데… 아줌마를 건너뛰어 아저씨가 되어간다. 나는 일하는 여성이 진화하면 아저씨가 된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알게 되었다. 아저씨 중심 사회라서 그렇다.
요전에 이안 소프가 게이라는 걸 밝혔다. 아주 오래전에 호주대학에서 이안 소프와 같이 수영을 했던 학생을 조수로 썼다. 그학생은 모델도 했던 잘생기고 우수한 청년이었다. 일본에 유학왔을 때 모델로 아르바이트도 했다고 한다. 그가 하는 말이 이안 소프는 게이일 거라고, 여자 친구가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주위에서도 알고 있지만 단지 말을 안 하는 거라고 했었다. 이안 소프가 게이라고 했다면서, 글쎄 말이에요. 제가 남자보는 눈이 없지요. 게이라고 해도 그가 매력적인 청년인 건 사실이잖아. 보는 눈이 없고 말고가 없지… 아니다, 자기 딴에는 거의 결혼할 기세였으니까, 쇼크였단다. 한숨을 쉰다. 나는 이런 팬의 마음을 잘 모른다. 실제로 사귀기라도 했으면 몰라도, 단지 팬으로 좋아한 것 뿐인데…
어학연수에서 돌아온 후는 일류기업을 전전한 후에 모 은행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파견으로 일한다. 오늘 전화를 한 용건은 자기가 살이 더 찐 것 같은 기분이 든단다. 오랜만에 만나면 놀라지 말라고 미리 전화했다고… 쪘네, 내가 할 말이 많다. 너 내 옷을 달라면서, 에르메스는 다른 사람에게 주지 말라면서….. 옷 입을 체형을 만들어라. 너는 아직 젊은 아가씨야, 잊지 마!
내가 몸이 아프다니까, 병원에 입원하거나, 쇼핑할 필요가 있으면 자기를 부르란다. 오늘 8시 퇴근이 이른 편이라는 사람을… 병원에 입원할 때는 보증인도 필요하다나… 그래, 고맙다. 나이를 헛먹는 건 아니네. 그런데, 제발 부탁인데, 연애 좀 하면 안 되냐?
요새 가까운 데서 사다 먹는 것들, 친구에게 받은 깡통, 하트형이 있다. 쿠키도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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