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1 폭염과 열대야
오늘도 동경은 불볕더위로 최고기온이 37도였다. 최저기온은 27도라고 한다. 내일은 최고기온이 34도라는 일기예보지만 믿을 수가 없다. 아마, 내일도 어김없이 35도를 넘겠지. 요새는 매일같이 35도를 넘는 건 당연하고 최저기온도 25도를 넘는 열대야가 세트인 것이 당연한 것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내가 사는 곳 주변은 나무들이 많아서 저녁이 되면 선선해진다. 시내에는 밤에도 불볕의 뜨거움이 식지 않겠지. 어쩌면 비도 한 방울 안 내리면서 습기가 많은 끈적끈적한 폭염이 계속되는지 알 수가 없다.
그저께로 채점을 끝내고 새벽이 될 때까지 성적입력등을 마쳤다. 그리고, 주말까지 쉬고 다음 일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요즘은 저녁이 되면 창문과 커튼을 열고 있다가 아침이 되면 창문을 닫고 커튼을 내리는 생활이다. 낮에 바람이 불면, 그야말로 열풍이다.
낮에 집에 있을 때는 커텐을 내리고 있어서 어둡다. 책을 읽으려고 침대에 누워서 책을 펼치면 얼마 읽지 못하고 잠이 든다. 방이 어두우면 더위를 덜 느끼지만, 일도 못하고 그냥 지내게 된다. 그래서 일을 하거나 책을 읽으려면 아침에 길이 뜨거워지기 전에 도서관으로 간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일을 하다가 저녁이 되어 걸을 만해야 집으로 돌아올 수가 있다. 물론, 도서관에 도착하면 옷이 다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린다. 화장실에 들러 찬물로 얼굴과 목, 팔 등을 씻어서 체온을 조정한다. 도서관에서 집에 돌아와도 마찬가지로 땀이 흘러서 옷이 다 젖어 있다. 얼른 찬물로 샤워를 해서 체온을 내린다. 도서관에 가는 길이나, 돌아오는 길도 최단으로 햇볕이 덜 쪼이는 선선한 길을 택한다. 돌아오는 길에 야채나 계란을 사러 들렸다가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쓰러질까 봐 무서워서 못 간다. 아침에 집에서 나갈 때도 찬물이 든 물병을 들고 마시면서 가고 도서관을 나올 때도 병에 찬물을 채워서 마시면서 온다. 30분정도 걷는 데, 물을 500ml 마신다.
이틀 전에 도서관에 갈 때, 새 옷을 꺼내서 입었다. 몇 년 전에 샀는 데, 처음으로 입고 갔다. OMG, 도서관 화장실에서 봤더니 옷이 물이 빠져서 몸에 옷 무늬가 카피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옷 물이 땀에 번져서 옷도 엉망이었다. 내가 살다가 이런 경우는 또 본 적이 없다. 황당하다. 그렇게 싼 옷도 아닌데… 집에 돌아와서 빨았더니 색이 많이 빠졌다. 그래서 엉망이었던 것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샤워를 해도 몸에 컬러로 프린트된 것은 지워지지 않았지만…
실은 여름방학에 뜨개질을 하려고 실을 주문했던 것이 도착했다. 그것도 종강하는 날에 맞춰서 그러나 모헤어라서 예쁜 색감이라도 만지기가 싫다. 아무래도 손을 거치는 것이라, 촉감이 따뜻한 실을 만지기 싫은 것이다.
어젯밤에 친구가 과자를 가져왔다. 지난 번에 복숭아를 가져와서 답례로 도토리묵을 쑨 것과 비트와 시소로 만든 반찬을 줬던 용기에 과자를 넣고 온 것이다. 보름이라면서… 친구를 배웅하면서 처음으로 집 밖을 나가서 조금 걸었다. 나무가 많아서 덥지는 않지만, 습기가 많아 끈적거린다.
여름을 어떻게 지낼지, 정말로 막막하다. 도서관도 8월17일부터 2주나 문을 닫는다는 데… 일을 빨리 마치고 어디론가 도망가려고 해도 너무 더워서 도망갈 준비를 할 자신이 없다. 무서운 더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