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09 미친 더위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38도에 최저기온이 26도인 이번 여름 가장 더운 날씨였다. 어제는 최고기온이 34도로 더워도 그럭저럭 지낼 만한 날씨였다. 내가 사는 주변은 나무가 많아서 최고기온이 35도여도 아침저녁은 선선하다. 오늘은 이변이 일어났다. 요 며칠 아침 9시까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늦잠을 잤다. 아침으로 방울토마토와 콩을 넣어서 볶다가 계란을 넣은 걸로 했다. 아침을 든직하게 먹고 나가서 점심을 먹지 않고 저녁까지 지내다 온다. 운이 좋으면 가는 길에 방울토마토를 사서 간식으로 먹을 수도 있다.
아침을 먹고 오늘도 도서관에 가려고 먼저 가방을 준비해서 현관에 내놨다. 나가기 전에 일기예보를 확인하면서 기온을 봤더니 아침 9시에 34도, 10시에 벌써 36도다. 집안은 커튼을 내려서 그다지 덥지 않다. 집안 온도는 28도라서 바깥의 더위를 잘 못 느낀다. 아침에 기온을 보고 밖에 나가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현관에 내놓은 가방을 그대로 두고 집에서 지내기로 했다. 집은 아침부터 커튼을 내리고 있어서 집안 온도는 28도 정도로 선풍기를 쓰면 더위를 느끼지 않고 지낼 만하다.
여름방학인데, 더위를 먹어가면서 무리를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늘 할 일이 있었지만, 아침 10시에 36도라는 기온이 모든 걸 내려놓게 했다. 밖에 나돌아 다니면 위험한 기온인 것이다. 창 밖에는 전봇대 교체 공사를 하는 사람들이 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더위에 옥외에서 장시간 일하는 것은 위험한데, 그냥 일을 하려나? 걱정스럽다.
어두운 방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지내고 있었다. 집안은 어두워서 덥지도 않고 지낼 만하다. 점심은 불을 쓰기가 싫어서 냉장고에 있는 토마토와 참외를 먹었다. 저녁으로 먹을 냉동한 현미밥을 꺼냈다. 오늘 저녁에는 오랜만에 마트에 쇼핑을 가려고 했다. 아무리 더워도 저녁에는 선선해지니까, 늦어도 7시가 넘으면 괜찮겠지 싶었다. 커튼 한쪽을 살짝 열어서 책을 읽어도 진전이 별로 없다. 낮잠을 자면서 지냈다. 정작 더워진 것은 저녁 5시가 넘어서 창문을 닫은 채 커튼을 걷었을 때였다. 보통은 오후 4시가 넘으면 선선해지는 데, 오늘은 5시 넘어서 커튼을 열었더니 창문이 뿌옇게 흐려진다. 바깥과 기온차가 아주 많다는 것이다. 창문을 열어서 기온을 확인했더니, 아직도 32도다. 세상에 믿을 수가 없다. 일찌감치 현미밥을 상추에 싸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기온이 떨어지면 마트에 갈 요량으로 있었다. 저녁에도 불을 쓰기가 싫어서다. 아무리 봐도 기온이 내려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마트에 가는 걸 포기하기로 했다. 도서관이나, 마트에도 더위를 먹어가면서 무리해서 갈 필요가 없다.
정작 집이 더워진 것은 저녁에 커튼을 걷어서 바깥의 열기가 들어온 다음이었다. 밤까지 커튼을 내린 채로 있는 것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밤 9시에 기온이 30도인 날씨는 경험한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최저기온이 26도라니까, 기온이 내려갈 것을 기대해야지.
결국, 전봇대를 교체하는 공사를 하던 사람들도 너무 더워서 일을 못하고 철수했다. 현명한 판단이다. 공사가 하루 늦어진다고 해서 큰일이 나진 않을 것이다. 솔직히 기온이 너무 올라간 날에는 옥외에서 활동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나는 저녁 9시가 넘어서 창문을 열고 커튼도 걷었더니 시원한 바람이 분다. 거기에 선풍기바람이 환기를 더 잘 시켜줘서 집안도 선선하면서 공기도 신선해졌다. 징그럽게 미친 더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