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동경은 따뜻한 날씨였다. 최고기온이 20도에 최저기온이 15도로 습도가 높고 흐린 날씨였다. 아침에 1교시를 마치고 시간이 있어서 무인 야채판매와 단풍을 볼 겸 주변을 걸었다. 한시간 이상 짐을 지고 걸었다. 무인 야채판매에서는 키위 한 봉지와 브로콜리를 두 봉지 샀다. 가까운 곳에 싱싱한 무우와 대파가 있어서 사고 싶었지만 무거워서 들 수가 없어 포기했다. 단풍은 어제 돌풍이 불어서 아주 많이 떨어졌다. 낙엽이 많이 쌓인 반면 나무는 잎이 많이 떨어져서 옷을 약간 헐벗은 느낌이다.
집에 들러서 야채를 놓고 급하게 바나나와 두유를 마시고 오후 강의에 나섰다. 근데 한시간 이상 걸었는데 12,000보 정도 밖에 안된다. 최종적으로 오늘 총 18,648보 걸은 걸로 나왔다. 좀 걸은 편이다.
오후 강의를 마치고 집에 돌아 오는 길에 마트에 들렀지만 살 것이 별로 없었다. 표고버섯과 요즘 잘 먹는 고구마 과자를 좀 사서 돌아왔다. 저녁으로는 계란을 풀어서 흰살 생선을 넣고 파와 치즈도 넣어서 오믈렛처럼 만들어서 먹었다.
돌아오는 길에 단지 맞은 편 아파트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어서 인사했다. 아는 친구가 방을 알아 보는 중이라, 맞은 편 건물 안이 어떤지 알고 싶었다. 장소는 좋은데 물어 봤더니 50채 중에 10채나 비어 있다고 한다. 내가 사는 단지도 10%는 빈집이라고 하는데..... 가격은 내가 사는 쪽이 오래되었는데 더 비싸다. 그냥, 가격 설정이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이다.
맞은 편은 동경도 주택 공급 공사로 보통 '공사'라고 한다. 내가 사는 곳은 이전에 주택공단이라고 했던 곳으로 '공단'으로 불렸다. 지금은 '공사'를 JKK, '공단'이 민영화해서 UR이라고 불리운다. 둘 다 공공임대주택으로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UR보다 JKK가 약간 더 싸다고 하지만, 지역과 크기, 연도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꼭 싸다고 볼 수가 없다. JKK에는 집세를 보조하는 것도 있고 생활이 어려운 사람을 우선 입주하게 하는 것도 있다. 생활이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한 가격이 저렴한 곳이 있는가 하면 집이 좀 크고 방세가 올라가면 보통 임대주택으로 보면 된다.
둘 다 입주자 심사가 까다로운 편이다. 집세가 비싸고 빈집이 있을 경우는 입주 경쟁이 없지만, 인기가 있는 곳은 추첨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집세는 민간에 비해 약간 싸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별차이가 없다. 민간은 경기가 나빠서 가격이 내려가기도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은 집세가 내려가질 않는다. 물론, 생활이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곳은 아주 저렴하지만, 조건이 까다롭다. 보통 사람들은 집세가 싼 편이 아닌, 수입이 어느 정도 있어야 입주할 수 있는 곳을 빌릴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이 이상한 것이다. 공공임대주택인데, 민간과 가격차이가 별로 없는 것도 그렇고 심사가 까다롭다는 점도 이상하다. 말만 공공일 뿐보통 사람들이 맘편히 빌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신에 건물이 튼튼하다고 하지만......
JKK나 UR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치고 싶지 않다면 집세 일년 분을 한꺼번에 내는 방법이 있다. 부족한 자격은 선금을 내는 것으로 해결이 된다. 역시, 돈이다. 일본에서는 예금이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쓰는 것도 괜찮다. 처음에 목돈이 들긴 하지만, 자격이 안 될 경우 이런 방법으로 입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년이 지나면 달달이 집세를 내면 된다.
내가 사는 옛날 '공단' 지금은 UR로 불리는 곳에 오래 산다면 집세로 충분히 같은 아파트를 살 수가 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에 10년동안 낸 집세로 같은 지역에 같은 크기의 아파트를 사고도 훨씬 남을 정도니까, 집세가 완전 이상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서 35년 할부로 집이나 아파트를 산다. 대출금 이자도 싼 편이다. 집세를 내는 것 보다 그 쪽이 훨씬 돈이 덜 나가고 집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집을 사면 세금이나, 다른 돈이 드는 것도 있지만 집세를 내고 사는 것 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투자 개념으로 집을 사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보면 된다. 오히려 집을 사면 가격이 떨어져서 팔면 손해를 본다. 나중에 집을 팔 수가 없으니까, 사면 안된다고 할 정도다. 자신들이 오래 살 것을 생각하면 집을 사는 것이 좋다. 결국, 집이 남으니까. 하지만, 집이 있어도 아주 나이를 먹으면 집을 물려주거나 정리해서 노인홈에 들어 가야 할지도 모른다.
일본에서 평균적으로 집세는 수입의 3분의 1로 본다. 하지만, 집을 산다면 집세 부담이 훨씬 적어질 수도 있다. 물론 비싼 집을 사면 다르다. 집을 살 때 매달 할부로 내는 금액은 수입에 따라 대출이 정해진다. 자기 마음대로 대출을 받을 수 없기에 수입이 많지 않으면 비싼 집을 살 수가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일 경우 든든한 직장이 아니면 대출을 받기 힘든 점도 있다. 사람들 중에는 할부를 내다가 사망하면 할부를 더 낼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비싼 집을 샀다는 사람도 있다. 죽지 않는다면 비싼 집값을 다 내야 한다.
내가 알기로는 JKK나 UR에서 자격이 되는 외국인도 입주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동경에서 방을 빌릴 계획이 있는 분은 참고 하셔서 공공임대주택에서 살아 보시길 권한다. 대신에 인터넷으로 알아 보고 신청을 하고 할 경우 그런 일이 가능할 정도 일본어가 필요하다.
공공임대주택이 좋은 점은 부동산 복비가 들지 않고 두 달치 보증금이 있으면 입주 할 수 있다. 퇴거할 때도 원상복구 비용이 실비로 그다지 비싸지 않다는 점이다. 민간의 경우 외국인이 방을 빌리는 것도 힘들고 퇴거할 때도 많은 비용이 청구되어 보증금이 거의 돌아 오지 않을 경우가 많다. 나는 외국인차별이 심해져서 부동산 눈치를 보고 실랑이를 하는 것이 귀찮아서 속편하게 공공임대주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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