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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일본의 양극화

2014/08/28 일본의 양극화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20도란다. 최저기온도 20도라고, 하루 종일 가랑비가 오는 날씨였다. 어제도 가랑비가 와서 산속에 있는 대학 도서관 맨 위층에 앉아서 책을 읽다가 창문을 봤더니, 가랑비가 안개처럼 뿌였게 도시적인 풍경을 가렸다. 마치 산 만 안개속에 붕 떠있는 것 같은 환상적인 경치를 만들어냈다. 30년 가까이 그 도서관을 써왔지만 그런 풍경은 처음 본 것 같다. 그렇게 좋은 걸 공짜로 얻는 날도 있어야지…

어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티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싶어서 저명한 저자가 쓴 아주 두터운 책을 읽었다. 지난 번에도 그 책을 읽으려고 빌렸는 데, 너무 두터워서 짊어지고 다니다가 못 읽었었다. 이스라엘이 다시 가자를 공격하고 가자에서는 사망자가 불어나는 사태를 제대로 알아야 할 것 같아서다. 왜 팔레스티나 사람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자폭하는 테러를 해야 하는지? 그동안 단편적으로 읽어왔던 걸로는 이해가 잘 안 되었다. 어제 그 책을 읽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티나가 너무도 다르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여행을 하다가 만나는 이스라엘 젊은이들, 너무도 프라이드가 드높고 내셔널리즘이 막강해서 싫었던 사람들이 군대를 제대하고 바로 외국여행을 나온 젊은이들이 보이는 증세라는 것도 알았다. 군대에서 적은 사람이 아니다. 죽여야 할 대상이 사람이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어제 읽은 신문이 인상적이었다. 히로시마에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불어나고 있다. 사망자가 60명이 넘었고, 행방불명이 20명이 넘으니까,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 같다. 아베 총리도 위문을 갔다고 한다. 총리가 위문을 가는 것은 당연하고 그보다 더한 사람이라도 가야 할 것이다. 자연재해를 당해 힘든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위로해 줘야 하니까. 정치적 행위로서 당연히 필요한 것이다. 보통사람들이 피폐해져서 무관심하더라도 정치적인 퍼포먼스로라도 해줘야 할 일인 것이다

중간에 전면광고가 있었다. 긴자 미쓰코시에서 순금 커피잔과 접시에 스푼이 700만엔이 넘는 가격이었다. 거기서 가장 싼 것은 10만엔짜리 옛날 돈 모양을 본뜬 것이었다. 긴자가 재개발을 해서 인상적인 백화점 광고로 긴자의 지명의 유래를 본떠서 그렇게 했단다. 일본에서는 보통 순금을 잘 안 쓴다. 이번에 나온 상품은 다 순금이다. 즉 재산적인 가치로 소개하는 상품인 것이다

일본의 양극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한쪽에서는 자연재해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다른 한쪽에서는 호화스러운 커피잔을 전면광고로 선전한다. 양극화는 단지 경제적인 측면이 아니다. 경제적인 것을 비롯한 사람들을 둘러싼 상황의 격차인 것이다. 그리고 대를 이어가는 유산이 되기도 한다.

현재 일본은 대단한 불경기다. 올해 4-6월 경제성장은 GDP -6.8%라고 한다. 4월부터 소비세가 5%에서 8%로 올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전 소비세인상 때보다 심하게 경기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아베노믹스로 인해 경기가 좋아질 전망이 보인다고 한다. 사실 아베노믹스로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말을 매스컴에서는 계속한다. 기업을 하는 친구가 말하길 4월에 힘들었던 것은 소비세인상의 여파라고 했다. 그러나 7월에는 심각한 불경기라고, 대기업은 괜찮다는 데, 보통일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정말로 대기업은 괜찮은 걸까

일본에서 말하는 경제상황은 매스컴에서 하는 것과 실제로 느끼는 것은 많이 다르다. 아베 정권에 들어와 일본엔 이 싸서 수출하는 기업에는 좋지만, 수입품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물가가 비싸졌다. 기름값이 오르니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지진이후 사람들이 소비를 안 한다. 생활에서 느끼는 일본의 불경기는 아주 심각한 것으로 보이지만, 매스컴에서는 나쁜 숫자에 관해서는 작게, 좋은 숫자에 관해서는 작아도 아주 크게 보도한다. 수치들을 자세히 보고 제대로 분석하지 않으면 희망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전혀 희망적이지 않다



새로운 사진이 없다. 어제 한장 찍었더니 배터리가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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