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27 9월, 파주에서 인문학 강의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비가 오고 기온이 내려간 날씨였다. 어제 참외를 상자째 사온 터라, 아침에 상자를 돌려놓고 우체국에서 돈을 찾아 세금을 냈다. 비가 오는 중에 한 손에 우산을 들고 한 손에 큰 플라스틱 상자를 들고 길을 헤매고 또 헤매며 상자를 돌려놓고 왔다. 오늘도 참외가 있을까, 기대했지만 없었다. 허긴, 누가 태풍이 몰려오는 비가 오는 날씨에 야채를 사러 가냐고? 나같이 이상한 사람이나 빗속을 헤메고 다니지… 오전에 일을 보고 집에 잠깐 들렀다가 운전면허를 갱신하러 다녀왔다. 여기도 시간을 정확히 맞춰서 최단으로 한 시간에 하려고 갔더니, 최단이 두 시간이나 걸렸다. 수속하는 시간이 아니라, 순전히 기다리는 시간만 한시간 이상 걸렸다. 붐비지도 않는 데, 왜 이렇게 널널하게 한가하게 일을 하는지, 약이 오른다. 일본에서는 이런 수속을 하러 가면 불편하고 불쾌한 걸 참느라고 아주 피곤해진다. 결국, 운전면허 갱신에 세 시간이 걸려서 오후가 끝나고 말았다. 마지막에 은행에 들러서 일을 보고 오랜만에 마트에 들렀다가 집에 왔더니 오후 다섯 시가 되었다. 결국, 태풍이 온다고 비가 오는 이상한 날씨에 아침부터 휘젓고 다녀서 피곤하다.
여기까지 어제 썼다. 여기서 중단하고 일찌감치 잤다. 어제 최고기온이 20도로 춥고 태풍이 오는 와중에 다녀서 정말 피곤해서 몸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쨍하고 맑은 여름날이 돌아와 31도, 날씨변화에 몸이 따라가질 못한다. 날씨가 좋아서 요전에 걷은 카펫을 욕조에서 밟아서 빨아서 널었다. 그리고 천천히 피곤함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도 저녁이 되어 모기향을 피워 놓고 컴퓨터를 향해서 앉았다. 본론을 써야지… 호주방송을 들으면서...
제가 9월에 파주에서 3회에 걸쳐 인문학 강의를 합니다. 내용은 일본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일본에서 30년가량 공부하고 살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해서 강의 할 생각입니다. 전공은 사회학이고, 사회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학술의 세계에서 했지요. 학술의 세계에서는 좀 재미있는 사람인 모양으로 여기저기, 주로 외국에서 초청받아서 강연을 해왔어요. 대학생, 대학원생 때부터 강연을 하고 다니는, 그것도 주로 초청 강연을 하는 건 드문 케이스입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학술계에서 전문분야에 관한 것이지요. 그렇다고 한국에서 볼 때 재미있을지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자신의 강의에 관해 문장을 쓰는 것도 처음으로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제 블로그를 읽으셨던 분, 아니면 일본의 민낯에 관심이 있으시면 강의를 들으러 오세요. 제가 오랫동안 살고 있는 일본 사회에 관해서 ‘남성들의 세계에서 살아온 여성의 시점’으로 강의를 풀어가지요. 저는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기보다, 일본을 깊게 파들어 갑니다.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는 데는 ‘호주’라는 거리와 전혀 다른 문화가 필요했습니다. 제가 호주에서도 3년 이상 일을 하고 살았거든요. 중국의 대학에도 1년 가까이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사립대학 출신으로 국립대학에서 일을 했고 동경에서 살다가 지방에도 살았고, 일본을 대표하는 일도 몇 번 했었고요. 쉽게 말하면 경험의 폭이 넓다는 것이지요. 그만큼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한 걸 보고 느끼기도 했다는 것이 저의 장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여행을 많이 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본론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지만, 80년대 후반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에 베를린 장벽을 보러 갔었지요.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이 너무 달랐던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지금도 일 년에 방학인 넉 달 동안 외국에서 생활하려고 합니다. 여행이나, 연구나 길게 오래하다 보면 자료가 많이 축척됩니다. 저의 강의는 그런데서도 나옵니다. 저는 ‘이론가’가 아니고 ‘육체노동파’에 속하는 ‘필드 워커’이기도 합니다.
글을 쓰다보니 점점 산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멈추지요.
현재 출판도시문화재단 홈페이지(www.pajubookcity.org)에서
행사안내 > 출판도시 인문학당> 김형윤 편집회사를 찾아들어가시면 고지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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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박스가 드리는 인문학 강의 3제
Ⅰ. 일본, 그 화장하지 않은 민낯
도쿄 한복판에서 30년 고투하며 살아온 젊은 사회학자가 보여주는 일본
멀고도 가깝다는 나라 일본. 그러나 아직도 일본이 이해 안 된다면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제1강. 회사 중심 사회의 동굴 문화
-9월 4일(금) 오후 4시
제2강. 집단 따돌림을 이용한 지배
-9월 11일(금) 오후 4시
제3강. 한류를 대하는 일본인의 복잡한 마음
-9월 18일(금) 오후 4시
장소: 경기 파주시 문발로 240-21 김형윤편집회사
출판도시 블루박스(이채 쇼핑 뒤편)
전화:031 955 7440
제가 파주에서 강의가 있다는 걸 오블 동네 절친인 미의 여신님과 가장 자주 놀러 가는 프라우고님께 메일을 했더니 다음날 오전에 블로그에 실어 주셨습니다. 두 분 의리에 감사, 기동력 끝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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