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6 추석이라고 2
하늘은 잔뜩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고 동경만은 잔잔했다. 동경만은 내륙으로 깊게 들어가 있어 원래 잔잔하다. 그래서 왠만한 태풍에는 영향을 받지 않고 운행을 한다. 지금까지 페리를 타도 얌전하게 선내에서 전망이 좋은 자리에 앉아있었다. 이번에는 갑판에 나가서 바깥을 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노는 것도 봤다. 사진도 찍으면서 페리를 탐험했다. 배가 작아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갖춰야 한다. 그런 모습이 보인다. 목적지인 가나야를 향해서 가는 도중에 가나야에서 구리하마로 향하는 페리가 온다.
가나야에 마중나오기로 한 분에게 전화했다. 가나야에 가면 아는 사람들이 차로 안내를 해주지 않으면 움직일 수가 없다. 구리하마에서 가나야까지는 40분이 걸린다. 집에서 가나야까지 도착하는데 서둘러 가도 3시간 반이 걸린다. 교통비도 은근히 많이 든다. 나에게는 서울보다 먼 길로 느껴진다. 예상대로 원래 가던 길로 갔으면 좋지만, 각종 사고로 가는 길도 원활하지가 않은 것이다. 내가 사는 곳에서 가나야까지는 내륙에서 동경만을 끼고 빙빙 돌아서 가는 셈이 된다. 페리를 타면 동경만을 가로질러 가는 셈이다. 전철을 타도 걸리는 시간은 별차가 없고 교통비도 더 비싸다. 전철을 타서 4시간 가까이 가면 좀 지루하다. 동경역에서 직행버스로 가는 방법도 있다지만, 동경역까지 가는 것도 멀다. 시간적으로도 별차가 없는 것이라, 내가 가는 방법이 그 중 낮다고 좋아서 택하는 것이다.
갑판에 갔더니, 테이블이 있고 거기에 앉은 사람들도 있었다. 중간 정도에 가니, 갈매기가 배에 탄 사람들을 맴돌며 같이 간다. 배가 파도를 가르는 걸 보면서 큰 배를 탔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낀다. 배가 파도를 가르면서 가는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파도에 그려진 배의 흔적은 없어지겠지만, 바다에도 길이 있어 배는 그 길을 따라서 간다.
'재일 제주도 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석이라고 4 (0) | 2019.09.16 |
---|---|
추석이라고 3 (0) | 2019.09.16 |
추석이라고 1 (0) | 2019.09.16 |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피해자 아버지의 피눈물 (0) | 2019.09.16 |
오사카 이쿠노 제주도 사람들 (0) | 2019.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