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24 우리 동네 만추 1
오늘도 동경은 아주 맑고 포근한 날씨였다. 어제 등산을 했다고 피곤하진 않았지만, 피로가 남는 게 싫어서 늦잠을 잤다. 그래도 9시 전에 기상했다. 햇볕이 좋으니까, 이불과 담요와 베개를 넌다. 빨랫감을 세탁기에 집어넣고 욕조에 남았던 물을 부어서 세탁기를 돌린다. 빨래가 많아서 세탁기가 꽉 찼다. 나는 금요일에 산 닭을 삶아서 먹다가 남은 걸 데운다. 닭이 커서 한 끼에 다리 한쪽과 날개 한쪽을 먹는다. 가슴도 한 끼에 한쪽씩 먹어간다. 남은 수프에는 야채를 넣어서 야채수프를 만들어서 먹으면 며칠을 먹는다. 날이 추울 때 편하게 먹는 방법이다.
닭가슴 한쪽을 아침으로 먹고 커피를 마셨다. 빨래를 베란다 가득히 널었다. 이불과 담요를 한쪽으로 몰아넣고 빨래를 펼쳤다. 그다음에는 심심한 드라마를 보면서 뜨개질하면서 잠시 쉰다. 집 주변도 단풍이 한창이라, 카메라를 들고 산책 나가려고 마음먹었다. 산책을 나가면 길어질 거라, 아예 점심을 먹고 나가려는 것이다. 점심에도 나머지 닭가슴 한쪽을 먹었다. 남은 국물에 당근 두 개와 배추를 넣어서 야채수프를 만들었다. 그냥 넣고 끓이기만 했지 맛도 안 봤다. 먹을 때 소금과 후추를 쳐서 먹을 거다. 맛을 보든 안보든 대세에 지장이 없다.
실은 집 근처 단풍을 사진 찍을 때, 아침햇살이 좋았는지, 오후 햇살이 좋았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 아침부터 그 게 아주 신경이 쓰이는 데, 아침이었나, 오후였나? 뭐 아침에는 바빠서 어쩔 수가 없었다. 오후에 나가는 것이다. 1시 반에 집을 나섰다. 우선 가까운 곳에 갔더니, 아무래도 아침햇살이었던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요 몇 년 사이에 집 근처는 정비하느라고 나무를 너무 많이 잘라내서 아름다웠던 곳이 형편없는 곳이 되었다. 요전에는 단지 안에 있는 길을 정비했다. 길이 나무가 우거져서 아주 운치가 있고 좋았다. 지금은 나무를 다 잘라내서 길이 훵하니, 주차장에 차가 다 보이고 정말로 보기가 싫어졌다. 그걸 볼 때마다 속이 뒤집어진다. 이해를 못하겠다. 왜 돈을 들여가면서 환경을 보기 싫게, 값어치가 없게 만드냐고? 그중에는 내가 내는 관리비도 있을 텐데… 아, 열 받는다. 그래서 단풍도 그전에 비해서 보잘것없고 형편없어졌다. 작년에는 사진도 안 찍었다. 그 전과 비교돼서 속이 뒤집어지니까…
그래도 단풍이 예쁜 계절에 참고 봐 두기로 했다. 좋았던 걸 잊고 현재에 만족하려고 힘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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