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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유이 이야기 3- 야마시치

2017/11/29 유이 이야기 3- 야마시치

 

유이에 갔던 사진을 마저 올리기로 하자.

 

네기보우즈에서 쉬다가 점심을 먹으러 야마시치로 갔다. 오카미상이 직적 만들어서 준다는 새우 기름이 있어서 하나 받았다. 한국 손님이 몇 분 보였다고 한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보이면서 이걸 달라고 주문했단다. 갈 때는 이와시 카레도 사서 갔다고 한다. 나도 깜짝 놀랐고 재미있었다. 누군가 내가 쓴 블로그를 읽고 가지 않았을까, 짐작했다. 친구는 이번에도 이와시 카레에 튀김을 곁들였다. 튀김은 사쿠라에비와 같이 잡히는 심해어가 섞인 것이다. 나는 지난번 보다 조금 더 비싼 걸로 주문했다. 사쿠라에비 튀김을 곁들여서 2,000엔이다. 재료가 전부 당일 아침에 바다에서 들어온 것이라, 아주 신선하고 맛있다. 신선한 생선을 먹으면 비린내가 전혀 안 난다. 이것은 사쿠라에비와 시라스 가공을 하는 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주 신선한 것을 재료로 쓰기 때문에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 것이었다.

 

친구와 식사를 마치고 오카미상과 수다를 떨면서 쉬고 있었더니, 오카미상이 알이 꽉 찬 은어를 졸인다면서 맛보라고 한 마리 주신다. 아직, 덜 졸여졌지만 아주 실하고 알이 꽉 차있었다. 은어는 졸여지면 머리에서 내장 꼬리까지 통째로 먹는다. 양식 은어라고 하는데, 덜 졸여져서 그런지 뼈가 좀 드셌지만 맛이 있었다. 여기 오카미상은 시즈오카에서 요리를 잘한다는 100명의 쉐프에 속한다고 한다. 부지런해서 항상 끊임없이 요리를 개발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고 한다. 가게 메뉴도 한글도 있지만 중국어도 있었다. 점심시간이 지나서 천천히 쉬고 있었더니 차를 마시라고 내다 주신다. 멀리서 갔다고 특별히 신경을 써주시는 모양이었다. 유이에 가서 식사를 하실 때는 야마시치에 가시는 걸 추천한다. 사실, 모르는 곳에 가서 식사를 할 때 좀 애매하다. 야마시치 정도라면 어디서도 빠지지 않을 수준이다. 요즘 동경의 스시집이 질이 많이 떨어졌다. 야마시치처럼 지역의 신선한 재료를 잘 손질해서 내놓을 정도의 스시집이 별로 없는 것이다. 예전에 동경에서 잘한다는 스시집은 그렇게 크지도 않으면서 시끄럽지도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그런 옛날부터 해왔던 스시집이 없어지고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야마시치는 예전에 갔던 동경의 작은 스시집 분위기가 남아 있다. 좋은 재료를 써서 손질을 잘한 것으로 적당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집인 것이다. 원래 스시는 그렇게 먹는 것이다.

 

스시를 배 터지게 사시미를 미어지게 먹을 일은 없다. 회전 초밥집 재료가 어디서 오는지 어떻게 가공이 되는지 상상해 보시길 바란다. 배터지게 먹는 스시도 만찬 가지다. 미어지게 먹는 사시미 재료는 어디서 오는가? 야마시치는 지역에서 잡히는 신선한 생선이 주재료인 것이다. 양식이 어쩌고 수입이 저쩌고 하는 차원이 아니다. 유이에 가시면 지역의 신선한 재료를 써서 기교를 부리지 않은 스시를 맛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