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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새해 첫 카레

 2012/01/06 새해 첫 카레

 

오늘도 동경은 맑은 날씨였습니다.

회사는 어제부터 일을 시작했지요저도 봄방학에 나갈 비행기표를 예약했습니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에 누운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200 페이지가 안 되는 책이라  시간도 안 걸렸지요. 오랜만에 책을 한꺼번에 완독을 하니 변비가 해소된 것 같은 상쾌감이 있었습니다그리고  책에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이같은 생각이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역시 책을 읽어야 합니다머리에 산소가 공급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지요늦게 아침을 먹고 어제 예약한 비행기표를 결제하는 메일을 보냈습니다메일로 보내온 서류가 보통  쓰는 서류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일본이 편리하다고 자부심이 대단하지만, 제가 보면 일본은 여러 가지 수속이 참으로 번잡스럽기 짝이 없습니다인터넷을 쓰면서  필요한지 모르는 서류를 내야 합니다.    필요하냐고 물었다가 이상한 외국인/사람이 되니까 절대 물어보면 안 됩니다. 그냥 죽었소 하고 쓸데없는 서류를 작성해서 내야 합니다. 여행사에서 보면  필요한 서류겠지요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비행기표를  때는 필요로 하지 않는 걸로 보면 그런 게 없어도 된다는 건데,  일을 번잡하게 합니다. 일본에서는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가 어렵습니다물론그런 번잡스러움은 일종의 안전장치이거나, 옛날부터 해왔던 방식이기도 하고요일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일이 점점 늘어나기만 합니다새로운 방식은 새로운 방식대로 받아들여야 하고 그전에 하던 것도 계속해야 하고, 이해가 안 됩니다.

 

저도 안전장치는 필요하다고 봅니다그러나, 테러 위험이 있다고 비행기 탑승자 전원을 검색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한편 이모저모로 어렵고 빡빡하게 하는데 가만히 보면  허술합니다  일본입니다.

 

낮에는 안경을 맞추러 미쓰코시에 갔다 왔습니다. 어제 친구가 시장 가자고 갑자기 문자가 와서 입었던 옷에 그냥 나갔지요앞치마를 입은 채로백화점에 들렀더니 안경테를 싸게 팔고 있더라고요. 제일   중에 하나를 골라서 내일 다시 온다고 맡겨놨지요오늘은 다른 안경을 가져가서 같은 도수로 해달라고 맞추고 왔습니다 몇 년은 안경을 소모품으로 생각해서  걸로 합니다그런데 아무리 동네 백화점이어도 앞치마 바람에 나가서  부끄러웠지요점원도 나를 기억하고 있는데.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서 카레 재료를 샀습니다명절용 가마보코도 싸서 좀 사고 좀 사고, 닭고기를 좀 사서 왔지요집에 돌아와서 카레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하는 치킨카레 만드는 방법입니다.

재료는 카레루 한 상자, 마늘과 생강 다진 것 적당량양파 중간 것으로 하나는 다지고 하나는 썰어둘 것, 당근 서너 개 서너 개, 감자  걸로 5샐러리 두 개 정도, 당근, 감자, 샐러리는 같은 크기로 잘라둡니다닭날개 윗부분 500-1 키로입니다. 오늘은 닭고기가 많이 들어갔지요.

우선닭고기를 씻어서 소금과 후추를 뿌려둡니다마늘 다진 것을 기름에다 넣고 마늘냄새가 기름에 배게 합니다. 그리고 양파 다진 걸 넣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볶습니다양파가  볶아지면 생강 다진걸 넣습니다 볶다가 당근을 넣어서 볶습니다수분이 빠져서 단맛이 납니다다음은 샐러리를 넣어서 볶습니다양파를 오래 볶는 게 포인트입니다여기까지가  시간 걸립니다그러면서 다른 프라이팬에다 기름은 조금 넣고 닭고기를 빠삭하게  구워냅니다  같이 넣어서 물을 붓고 중간 불에서 끓입니다닭고기를 구운 프라이 판도 헹궈서 같이 넣습니다기름이 많으면 기름을 걷어 내야 합니다.  끓여지면 감자를 넣습니다감자가 익으면 불을 끄고 카레루를 넣습니다감자는 먼저 넣으면 녹아서 형체가 없어짐으로  나중에 넣습니다그리고 약한 불로 20분정도 끓입니다. 좀 더 후루티 한 카레를 원하시면 이탈리안 토마토 통조림을 넣으면 좋습니다스파이시한  좋아하시면 고추를 잘라서 넣거나 후추를 더쳐도 됩니다오늘은 달달하게 맛있는 카레가 되었습니다.

사진을 찍었습니다. 옆에 있는 야채 데친 것에는 식초를 약간 칩니다. 일본 사람들은 야채에 (기름 뺀) 유부도썰어서 같이 넣기도 합니다. 보통은 가쓰오부시를 위에다 뿌리고 간장을 쳐서 먹지요. 저는 식초만 쳐서 먹는 좋아합니다.

일본에서는 카레를 만드는 게 집집마다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디까지나 제가 하는 심플한 카레입니다여기에다 야채 데친 것이나 오이피클을 같이 먹습니다저는 야채 데친 것도 오이피클도 잊어버리고 카레만 먹었습니다물론 밥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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