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9 무슨 ‘콘셉트’일까
오늘 동경은 낮부터 해가 나서 따뜻한 날씨가 되었다. 무엇보다 최저기온이 높아져서 밤이 되어도 그렇게 춥지 않다. 내일로 겨울방학이 끝난다.
겨울방학 동안 주로 집에서 지내면서 뜨개질을 하고 한국의 정세에 관한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지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에 귀국한다고, 귀국하면 공항에서 인터뷰를 하고 대중교통인 공항철도와 지하철로 귀가할 예정이라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뉴욕에서 서울에 와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귀가한다는 걸 보여준다는 것은 무슨 ‘콘셉트’일까? 궁금하다. 그런 걸 미리 신문에 알려서 기사화한 것에는 ‘깊은 뜻’이 있을 것이다.
나도 비행기를 좀 탔던 축에 속하지만, 장시간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아주 피곤하다. 나이를 먹고 바쁠수록 그 피곤함은 큰 부담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 도착 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보이겠다는 것에는 중요한 ‘목적’이 있을 것이다.
대충 두 가지로 상상했다. 나이를 먹었지만, 체력에 자신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나, ‘서민’적이라고 ‘코스프레’를 하는 것인가다.
나이를 먹었지만, 체력에 자신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면, 다른 방법이 더 좋을 것 같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마라톤’ 대회에 나가서 완주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 같다. ‘마라톤’이면 완주하는 거리에서 공항철도나 지하철보다 확실히 많은 사람들이 그의 ‘건강함’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사람들이 ‘마라톤’을 아주 좋아한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는 피곤함을 알아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
혹시 ‘서민’적이라는 걸 어필하려는 ‘코스프레’라면, 무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전 유엔 사무총장을 ‘서민’이라고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특권층’이지 ‘서민’이 아니다. 그래도 ‘서민’적이라는 ‘코스프레’는 가능할 것이다. 아마, 뉴욕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는 국적기, 직행 편이 되겠지. 검색을 했더니 직행이 14시간 30분 걸린다고 한다. 국제선을 타려면 공항에도 일찍 나와야 한다. 설마, ‘서민’적 ‘코스프레’를 하신다고 ‘이코노미’ 석을 탈 일은 없을 것이다. 비즈니스석이나, 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하겠지. 요즘은 거의 누워있을 수 있을 정도의 좌석이 있다고 한다. 그런 좌석을 이용하면 장시간 비행이라도 훨씬 더 편하다. ‘이코노미’와 비교하지 못할 정도다. 개인적으로 좌석에 따라 편한 것은 비행시간의 길이와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비행기표 가격도 ‘몇 배’는 한다. 그래서 ‘서민’은 ‘이코노미’를 탄다. 그래도, 장시간 비행은 피곤하다. 장시간 비행의 경우, 밤에 타서 아침에 내리는 것보다, 아침에 타서 저녁이나, 밤에 내리는 것이 훨씬 더 피곤하게 느껴진다. 시차 조정도 어렵다. 어디까지나 내 경험이라서 일반화하는 것은 아니다.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적으로 ‘유능’하다는 걸 어필할 것이 ‘체력’이나, ‘서민’적이라는 ‘코스프레’라면 곤란하다. 한국사람들이 그런 걸 원하는 것은 다른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귀국해서 공항철도나 지하철을 이용해서 귀가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은 무슨 ‘콘셉트’일까? 궁금하다.
사진은 나리타공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