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5 실망스럽다
오늘 동경은 아주 추운 날이다. 오전에는 맑았지만, 오후가 되면서 날씨가 흐리고 추워졌다. 원래 기온은 낮아서 햇볕이 났을 때는 덜하지만, 흐려지면서 완전히 추운 날씨가 된 것이다. 주말이라, 일주일 만에 밥해서 먹고 빨래 해서 널었다. 저녁에는 유자차를 만들고, 요새 밑반찬으로 먹는 피클도 만드는 중이다.
지난 목요일 오마이 TV에서 중계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을 보면서 많은 발견이 있었다. 사실, 반기문 씨 이름과 얼굴은 매스컴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인간적으로 어떤 면모를 가진 인물인지 전혀 가늠이 되질 않았다. 그래서,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궁금증이 생긴 것은 대선후보에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며 귀국일정과 행보가 기사가 되었을 때부터였다. 이전에 반기문 씨와 관련이 있는 곳에서 ‘신격화’되어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기사를 읽으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북한이나 박정희도 아닌데, 살아있는 사람을 거기까지 ‘신격화’한다는 것 자체가 괴이한 현상이다. 때를 맞춰서 친인척의 비리가 드러나고 뇌물수수에 관련된 ‘의혹’이 보도되었다. 반기문 씨는 그 ‘의혹’에 관해서 자신이 직접 해명하겠다고도 했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여러모로 실망스러웠다.
우선, 귀국해서 공항에서 회견을 통해서 친인척의 비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뇌물수수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자신의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다’고 했다. 전혀 해명이 되질 않았다. ‘의혹’에 관해 주관적인 견해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믿음이 가는 근거가 있는 해명을 기대했다. 그런 주관적인 견해라면, 대한민국을 파멸시킨 현 대통령도 ‘양심에 한치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거기에다, 다른 부분도 ‘자의적’인 해석을 강하게 내세운 자신의 공적을 자랑하기에 연연했다.
공항에서 많은 지지자와 보도진이 나와있어 혼잡한 걸 보면서도 편의점에 가서 물을 사서 마시고 공항철도에 탑승하는 걸 강행했다. 공항에서 충분히 ‘아수라장’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교통이 혼잡한 시간대에 ‘민폐’가 된다는 걸 알면서 강행한 것이다. 그런 혼란과 혼잡이 ‘민폐’가 된다는 걸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런 상황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한국과 일본을 왕래하면서 한국 연예인들이 같은 비행기에 탑승하는 일을 몇 번이나 경험했다. 특히 남성 아이돌 그룹과 같은 비행기를 타면서 본 연예인들의 행동과 반기문 씨와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젊은 남성 아이돌 그룹이 아침 비행기로 동경으로 갈 때면 공항로비에서부터 팬들이 줄지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출국장 안에 들어가도 출발하는 곳에서도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돌이 조심스럽게 출발하는 곳에 도착하면 팬들이 주위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보고 있다. 아이돌이나, 다른 연예인도 아주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 일본사람들이 한국 연예인이나, 아이돌이 ‘예의가 바르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열 번 이상, 그런 경우를 가까이서 봤지만, 연예인이나 아이돌 행동이 아주 조심스럽고 항상 주위를 배려했다. 그것은 팬들도 마찬가지로 매너 있게 행동한다. 주위에 ‘민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들은 단지 인기를 먹고 살아서 그런 행동을 했을까? 10대 청소년, 주위사람들이 아직 주목을 하지 않는 그룹들도 조심스럽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을 보면, 훈련을 잘 받은 것이라고 본다. 대중이 무섭다는 걸 아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반기문 씨의 행동은 자신의 인기에 취한 철부지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내가 본 연예인이나, 아이돌 그룹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현 대통령이 그렇게 과대포장을 해서 ‘고상하고 우아한 척’ 이미지를 구축했다. 요새, 매스컴을 통해 보는 실체는 ‘품위’는커녕 ‘교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말투’에 기가 막힌다. 과대포장이 아니라, 허위 포장이었던 것이다. ‘민폐’를 불사하고 ‘민생’행보라는 걸 하는 걸 보고 '정상적'인 사고가 아니라고 봤다. 아무리, ‘보여주기’라도 이런 걸 보이면 ‘비호감’이 된다는 걸 모르는 것일까? 반기문 씨에게 아이돌의 예의범절을 가르친 연예기획사의 자문이 필요하다. 어째, 지도자의 역활을 해야 할 정치가들의 행태는 '철부지'같고 연예인들이 정치적인 지도자 같다고 느껴진다.
반기문 씨를 대선후보로서 나의 개인적인 인물검증은 끝났다. 아주, 실망스럽다.
사진은 우울한 날에 새들이 날아와서 음악을 연주하며 춤추는 기적 같은 순간을 연출한 것이다. 사진이라도 좋은 기분이 되는 걸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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