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경생활

드라마틱한 새해

2012/01/25 드라마틱한 새해

 

요즘 동경은 눈이 내렸습니다.

마침 설날 밤부터 눈이 내렸는데 오랜만에 눈이 많이 왔습니다동경은 눈이 오는  아주 드뭅니다눈이 와도 조금 오고  금방 녹지요이렇게 며칠이나 눈이 쌓여있거나 길이 얼어붙는  정말로 드문 일입니다그런데 2월초까지 눈이 계속 온다고 하네요.

 

제가 사는 데는 기온이 낮아서 눈이  녹지 않아 길이 얼어 있습니다.

 

요전에 썼던 블로그가 나는 설날인 줄도 모르고  우울한 내용이었습니다. 어릴  아버지가 설날을 어떻게 지내느야에 따라 일년을 점친다면서설날에는 마음가짐과 행동거지를 조심하여 나쁜 일이 없도록 하라고 했답니다.   생각이 새해는 우울한 해가 될까 별로  좋았지요실은 양력으로 새해가 되는 1월1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아주 상쾌하고 향기롭더군요왠지 좋은 징조라고 느꼈답니다 전날까지 따분한 날들이었는데, 해가 바뀌면서 그렇게 바뀌는 걸 느꼈지요그리고 날씨가 향기롭다는 표현을 어디선가  적이 있는데이럴  향기롭다는 거로구나 생각했답니다.

 

그러니까 설날에 저는 먹을  없어서 시장에 갔더니 야채값이 비싸서  속이 상하더군요날씨도 안좋은데 뭔가 신선한  찾았는데… 집에서 오뎅을 만들었지요다시마와 닭뼈로 국물을 만들어서 천천히 만들다보면 시간이  걸립니다생각해 보세요밖은 비가 와서 춥고 집안도 축축해졌는데 시간 오뎅을 만들다 보면집안이 온통 오뎅 냄새로 가득 찹니다. 마치 집안 전체가 오뎅 냄비 속에 잠긴 것처럼나도 오뎅 냄비속에서 오뎅국물의 바다에서 허우적댔습니다물론 오뎅 바다에는 각종 어묵이 북적거립니다나도 조금 허우적 거리면 불어터진 다시마가 걸리적거리고,  옆에는 닭뼈가 삐쳐나와 있고 오뎅 냄비속도 살벌한 세상이던군요블로그를 올리고 나서 설날인  알고 기분이  착잡했지요. 뭐야새해 첫날부터 오뎅국물에나 빠지고내가 아무리 온천을 좋아해도 오뎅탕은 싫어요!!!

 

그렇게 새해 첫날이 끝나는  알았답니다그런데 잠을 자기 전에 목욕을 하는 침실방 커튼을 치러갔더니 밖이 환한 달빛을 받은 것처럼 밝았습니다세상에 소리없이 눈이 와서 나뭇가지에 소복히 쌓여가고 있었습니다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안 찍혔습니다. 그래도 한밤중에 눈이 내려서 나뭇가지에 무겁게 쌓여 있는 게 환상적으로 예뻤답니다우울한 기분도 어디론가 사라졌답니다마치 하늘에서 선물이 내려온 것 같았습니다그래서 저는 새해가 드라마틱한 해가 될거라고 예상을 했답니다마지막에 가서 세상을 아름답게 덮어준 눈처럼 드라마틱한 장면이 기다릴  같네요  저의 새해 예상입니다.

 

  베란다에서 찍은 눈이 내린 풍경입니다. 아주 드문 일이라  번에 걸쳐 사진을 올리겠습니다.

'동경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꿀과 잼과 나이프  (0) 2020.01.25
눈덮인 창밖  (0) 2020.01.25
야채가 비싸요  (0) 2020.01.25
일본에서 집 고르기  (0) 2020.01.25
겨울나라가 된 동경  (0) 2020.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