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설날이었다는 걸 잘 모르고 지났다. 음력으로 새해가 되었으니까, 새해 소망을 적는다면 북한에 개별관광을 가고 싶다. 내 주위 친구 중에는 북한을 여행한 사람이 꽤 있다. 몇 번이나 간 사람도 있고 북한에 대해 책을 쓴 사람도 있다. 다 외국인이다. 정작, 한국인인 나는 가질 못했다. 중국에서 강 건너 북한 땅을 오래 바라본 적이 있다. 장백에서는 아주 가까이 강 건너 북한에서 사람들이 생활하는 것이 잘 보였다. 북한이 보여도 북한 사람들이 강에서 멱을 감고 낚시를 하고 빨래를 하는 걸 봤지만,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밤이 되면 전기불이 번쩍이는 장백과 어두컴컴한 혜산의 콘트라스트, 자동차가 달리는 장백과 도보에 소달구지, 가끔 트럭이 달리던 혜산이 낮과 밤처럼 달랐다.
오늘 동경은 흐리고 추운 날씨다. 일기예보로는 눈이 온다고 했는데 눈이 오지 않았다. 일기예보로는 내일과 모레도 눈이 온다고 한다. 요새 지금까지 썼던 블로그를 다시 올리면서 보니까, 해마다는 아니어도 근래 들어 이맘때 동경에 눈이 오는 일이 잦았다. 예전에는 동경에 눈이 오는 일은 아주 드물었는데, 거기에 대설은 상상도 못 했는데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가? 그래도 이번 겨울은 따뜻해서 다운코트를 꺼내지도 않고 지냈다. 가까운 주변을 걸을 때 좀 두꺼운 다운 점퍼를 입으면 너무 더울 정도다. 겨울이 춥지 않아서 야채가 생산 과잉이라고 한다. 주변 농가에서 재배한 야채를 사다 먹는 나로서는 고마운 일이다.
설날이었다는 것도 모르고, 알았다고 해도 변하는 건 없지만 대충 이 무렵이겠지 하고 있었다. 내가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듣는 것은 이웃과 강아지 산책을 하면서 강가를 걸을 때다. 작년에 프랑스에 여행 다녀온 사람이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해서 춘절이라고 중국 관광객이 많이 올 텐데 걱정이라고 한다. 나는 얼른 일본 공항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고 혹시 일어날 일에 정부 차원에서 잘 대비해야죠 했다. 나는 중국이나 중국사람에 대한 혐오발언이 나오는 게 싫어서 선수를 친다.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일본에 관광 오는 사람들이 어쩔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관광 온 중국인 중에는 감염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본인은 몰라서 그냥 관광을 오지 일본에 확산시키려고 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만약에 본인이 전염된 걸 알았다면 자신의 치료를 위해서라도 낯선 외국에 나가질 않을 것이다. 외국에 나가면 어떻게 치료받게 될지도 모른다. 중국사람도 같은 인간이라는 걸 상상하면 관광 오는 중국인에게 욕을 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 연휴라고 관광 오는 손님을 향해서 마치 고의로 전염병을 확산시키러 온 것 마냥 적대심을 갖고 욕을 하는 풍조에 질리고 만다. 매스컴이 중국에 대한 혐오감을 조장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걸 보면서 신물이 난다. 거듭 말하지만, 엄청난 재난을 맞은 중국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지 못할 망정 욕을 하지 말자. 중국을 돕자는 생각조차 하면 안 되는 분위기이지만, 중국을 도와야 하는 게 아닐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이웃나라가 힘들 때, 기회다 싶어서 혐오발언을 하지 말자, 혐오발언을 하면 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한국에서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을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북한에 개별관광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고 했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가까운 외국 친구들이 몇 명이나 북한을 관광했다. 같이 가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보수정권 시절이라 무서워서 못 갔다. 북한에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외국 친구들이 부러웠다. 외국인이 북한에 관광을 갈 수 있다면 한국인이 북한에 관광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에 유엔의 제재 대상에 들어 있다면 외국인들도 북한에 관광을 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에서는 조속히 한국인이 쉽고 편하게 북한에 개별관광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금강산을 갈 수 있었을 때, 언제까지나 금강산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천천히 나중에 가자고 했다가 못 갔다. 금강산에 가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만약에 북한에 개별관광 갈 수 있게 된다면 나는 빨리 가고 싶다. 가고 또 가고 싶다. 세계의 다른 나라, 멀고 먼 지구 반대편까지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다닌 사람이다. 바로 눈 앞에 있는 가까운 북한에 갈 수 없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북한에서는 한국인의 개별관광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북한에서도 파악하고 있겠지만, 한국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다니는 것은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다. 한동안 일본의 지방경제를 받들 정도로 일본에도 많이 다녔다. 만약에 북한에 갈 수 있다면 한국에 북한여행 바람이 불 것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에도 다니는데, 북한에 가면 말도 통하니 편하기 그지없다. 여름에는 많은 한국사람들이 가진 로망 중에 하나인 '옥류관 평양냉면'을 먹기 위해서라도 가고 싶을 것이다. 또 하나는 금강산에 가고 싶은 사람들도 계절에 따라 변하는 금강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또 보고 싶을 것이다. 한국에는 주말마다 주변 산에 에베레스트를 등산해도 될 정도로 고가의 등산복을 차려입고 산행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 한다. 다른 말로 하면 금강산에 가고 싶은 사람들이 최고급 장비를 갖추고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무관하다. 무엇보다도 백두산을 북한을 통해서 가고 싶은 사람들 부지기수라고 본다. 나도 중국에서 '장백산'에 가서 천지를 보고 왜 우리가 중국을 통해서 백두산에 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북한 땅을 통해서 백두산을 오르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다. 북한에서는 한국에 있는 북한 관광에 대한 잠재적이며 폭발적인 수요를 감안해서 부디 좋은 방책을 강구하시길 바란다. 현 단계에서 한국인의 북한 관광이 가장 빠른 상생의 길이 될 것으로 본다.
한국 사람들 인정이 많아서 관광 가서도 많은 사람들을 돕는 일도 많이 한다. 북한을 다니게 되면 한국 사람들이 북한에 힘을 보태려 할 것이다. 다른 나라도 돕는데 북한이라면 더욱더 돕고 싶어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뭐든지 빨리빨리 성과를 내는 한국 사람들이니 북한과도 좋은 성과를 빨리빨리 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북한이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서로 손을 잡고 힘을 합칠 수 있다면 서로에게 가장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북한에서 한국 사람들을 믿고 통 큰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언제까지나 외세에 휘둘리면서 눈치를 보고 서로가 불신하면 정작 손해를 보는 것은 남북한 당사자다. 북한에서 결단을 내려서 문재인 정권에서 다시 되돌릴 수 없을 정도의 남북한 민간교류의 물꼬를 터서 도도한 강물처럼 확실히 흐르게 해야 한다. 흐르는 강물을 막기는 어렵다. 서로 만나야 뭔가가 이루어지지 않겠나?
개별관광을 할 수 있다면, 가장 먼저 이산가족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산가족이 고향에 가서 가족과 친척을 만나고 성묘를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루빨리 한국 사람들이 북한에 개별관광을 갈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새해 소원이다.
'한국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만두는 타이밍 (0) | 2020.02.06 |
---|---|
혐중 정서 차단 중요하다! (0) | 2020.01.29 |
평창, 평양 그리고 평화 올림픽 (0) | 2020.01.25 |
안철수는 선거 연예인? (0) | 2020.01.19 |
실망스럽다 (0) | 2020.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