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1 그만두는 타이밍
오늘 동경 날씨는 기온은 낮아도 바람이 없이 맑았다. 어제도 맑았지만, 바람이 불어서 체감온도는 추웠다.
어제는 집에서 간단한 채점을 하고 성적을 입력했다. 일을 하면서 오랜만에 호주 abc뉴스를 들었더니, 미국이 이민과 난민에 대한 입국거부 뉴스로 난리가 났다. 세계가 뒤집힐 뉴스다. 정말로 세계가 뒤집히고 있는데, 일본과 한국에서는 거리가 아주 멀리 있는 느낌이다. 일본에서는 거의 상관이 없이 느껴진다. 트럼프가 하는 일이 일본의 현실에 비하면 그다지 '차별이나 박해'로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은 자료를 가지고 도서관에 가서 채점을 집계했다. 신간을 열심히 읽고 책을 빌려왔다. 책을 빡세게 집중해서 읽은 것이 오랜만인 것 같아 기분이 상쾌했다. 책을 집중해서 열심히 읽는 것은 운동하는 감각과 비슷하다. 운동하는 것과 다른 것은 눈이 좀 피곤하다는 것이다. 오늘은 채점이 주가 아니라, 책을 읽는 것이 주된 날로 잡았다. 내일 채점을 집계해서 성적을 입력하면, 학기말 일이 거진 끝난다. 다음 학기 강의 계획을 새로 짤 것이 조금 남아있을 뿐이다.
도서관에서 돌아와 두유에 캠벨 통조림을 넣어서 스프로 저녁을 먹었다. 요새, 두유와 캠벨 스프로 간단히 한끼를 해결할 때가 있다. 기본적으로 통조림을 싫어하지만, 캠벨은 가끔 쓴다.
컴퓨터를 켜서 뉴스를 봤더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한다. 참으로 다행이다. 사람이 그만두는 타이밍은 아주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타이밍은 약간 늦었지만, 아주 반갑고 좋았다. 박원순 시장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 걸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고마울 정도였다. 박원순 시장은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서울시정에 전념한다는 걸로 이미지가 더 좋아졌다. 아마, 그대로 대선에 출마했다면 서울시장으로서 쌓아온 업적도 까먹고 말았을 것이다. 지금 한국의 국정이 마비된 상태에서 서울시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다. 그리고 정권교체를 해서 한국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것을 생각해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21세기에 들어와서 극우정권이 계속되고 있다. 시작은 고이즈미 총리와 시기를 같이한 동경도의 이시하라 지사의 장기집권으로 극우정권에 시동이 걸려 기반을 다졌다. 만약에 그 시기에 국정과 동경도정이 극우 장기집권이 아니었다면, 그 후 정세는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시하라 지사는 여느 총리들 보다 훨씬 더 장기집권으로 동경을 완전히 망치고 극우의 회오리바람은 전국적으로 불어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오사카까지 완전히 정복하고 말았다. 국정에 동경과 오사카가 극우라면, 그 영향력은 전국적이라고 보면 된다. 그 여파는 아베 정권과 더불어 위험한 극우의 상태에 있다. 더 이상 위험해진다면, 전쟁 밖에 없을 정도로 위험한 상태다. 일본은 국정과 주요 도시가 극우로 똘똘 뭉쳐져 당분간 그 수렁에서 헤어나기가 힘들 것 같다.
박원순 시장에 비해 반기문씨의 대선 불출마 표명은 갑작스러웠지만, 그냥 그런 인상이다. 불출마를 표명한 이유도 다 남의 탓이었다. 좀 더 겸손하게 자신이 부족했다고 했다면 망가진 이미지를 조금 만회할 수 있었는 데, 그 기회도 과감히 버렸다. 자신이 몸담았던 유엔의 권고안도 헌신짝처럼 버리고, 친족의 비리의혹이 매일같이 나오는 뉴스를 보면, 대선에 나오면 안되는 인물인 것이다. 그런 걸 보면서 도저히 정상이라고 볼 수가 없어 ‘노망’이 든 것이 아닐까 했다. 지금 한국에는 도대체 정상적인 곳이 있는지조차 가늠이 안되는 분이 ‘대통령’으로 버티고 있다. 그 분이 버티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확실히 한국은 망해가는 판에 '노망'든 분까지 받아들일 아량이 없다.
반기문씨는 자신의 행동으로 존경받을 위치를 과감히 내동댕이치고 결코 아름답지 못한 민낯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말았다. 스스로가 더 이상 망가지기 전에 그만둔 것은 여러모로 다행이다. 그래도 여기서 그만둔 것은 결정을 잘한 것이라고 본다. 그에 비해 박원순 시장은 아름다운 결정이었다. 이번의 결정은 앞으로 박원순 시장에게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두는 타이밍은 중요하다. 사람들은 그 걸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예뻤던 일몰을 찍은 것이다. 일몰이 예쁘면 그냥 하루가 좋았던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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