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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제주도 사람들

김석범 선생님, 4.3평화상 수상

2015/02/06 김석범 선생님, 4.3평화상 수상


오늘 동경은 맑고 따뜻한 날씨였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도서관에 일하러 가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빨래와 청소를 하고, 이불을 말리기에 안성맞춤인 날씨였다. 사실 어제는 날씨가 너무 추웠다. 아침부터 오던 비가 눈으로 변해서 하루종일 내렸다. 눈이 땅에 닿으면 녹아서 물이 되었다. 어제도 채점자료를 짊어지고 도서관을 향해서 걷고 있었다. 그러나 도중에 도서관 카드가 들어있는 지갑을 잊은 걸 알고 다시 돌아왔다. 실은 추워서 손과 발이 시려워서 가던 길을 포기하고 집에서 일을 했다

집에서 클래식을 켜놓고 일을 했다. 그다지 의미가 없는 숫자를 쓰고, 찾고 또 쓰는 기록 했다. 일하는 데 스트레스를 별로 느끼지 않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거의 고문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다. 결국, 12시에 일을 마쳤다. 글로벌도시론이라는 과목채점을 마쳐서 점수를 입력했다. 오늘 아침에는 도서관에 가기 전에 출석을 해서 평상점을 땄지만 리포트를 제출하지 않은 학생에게 메일을 했다

오늘은 도서관에서 리포트 채점을 집중해서 일찌감치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노동사회학 리포트가 별로였다. 너무 성의 없는 리포트가 많아서 채점하는 것이 괴로웠다. 그러나, 여성학 리포트는 학생들이 열심히 썼다. 당연히 내용이 좋다. 점수도 좋다. 최하가 B였다. 학생들이 마음을 열어서 강의를 듣고 내가 잘 읽어줄 것을 믿고 있는 힘껏 자신들을 드러낸 리포트였다. 일학년이지만,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는 리포트를 자유롭게 쓰면 아주 재미있게 잘쓴다. 내가 그들의 숨겨진 능력을 발휘하게 도와서 리포트를 쓰게 한다. 상대방을 믿고 따라야 이런 공동작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학생들이 자신이 없어서 상대방을 의심하면 자신들 실력발휘도 못하고 공동작업도 못한다. 학생들이 나를 믿고 따랐다는 게 리포트로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발걸음도 가볍게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랜만에 마트에 다녀왔다. 과일과 야채를 좀 사왔다. 내일 서울에서 친구가 가족과 같이 온다. 내일까지 일을 마치고 싶은 데, 못 마칠지도 모른다. 일을 마쳐야, 테이블을 치운다. 테이블을 치워야, 친구네가 와서 앉고 밥을 먹는다. 일을 마치지 못하면 정리를 못한다. 어쨌든, 내일 친구네가 도착할 때까지 일을 마치고 싶다.

지난 1 26일에 김석범 선생님이 제1 4.3평화상 수상자로 정해졌다는 걸 축하하는 모임에 갔던 사진이다. 아이누를 연구하는 영국친구도 같이 가서 얌전히 밥을 먹고 왔다. 김석범 선생님이 상을 받기로 사인을 하고 기뻐하신다. 축하하려고 4.3추도회를 같이 하던 사람들도 모였다. 제주 MBC에서도 와서 촬영을 했다. 나는 거기에 끼지 않았지만, 회의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내가 보기에 김석범 선생님이 아주 기뻐하시는 것 같았다. 일본에서도 선생님의 작품에 대한 평가로 상을 받았다. 수상 할 때에 갔었지만, 선생님이 그렇게까지 기뻐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그런데 이번 수상에는 참 기뻐하시는 것 같았다. 선생님이 일생을 걸고 제주도를, 4.3을 써온 것에 대한 평가의 하나다. 제주도에 대해 독립운동을 하는 것처럼, 민족주의자로 살아온 선생님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아마도 감개무량 하실거라고 본다. 선생님처럼 일본에서 독립운동하는 것처럼, 조국의 통일을 염원하며 민족주의자로 살아서 분단된 조국은 자신들의 조국이 아니라고 고향에 돌아가는 걸 거부하고 돌아가신 1세들이 있었다. 1세들에게 고향은, 그들이 영혼이 되어서라도 돌아가고 싶은 곳이었다. 죽도록 보고 싶던 고향에 가지 못하고 타향에서 돌아가셨다. 죽음을 앞두고 고향을 절절히 그리워하다가, 일편단심 고국을 사랑하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수상하는 상이었으면 좋겠다. 대표로 김석범 선생님이 받은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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