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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가마쿠라 산책 1-도케이지 1

2018/03/03 가마쿠라 산책 1-도케이지 1

 

오늘 동경은 맑고 따뜻한 날씨다. 3월에 들어서 2월에 비해 확실히 따뜻해졌다. 1일에는 날씨가 이상해서 최고기온이 22도까지나 올라갔다. 어제는 동료들과 만나서 가마쿠라에서 산책을 하고 식사와 차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었다.

 

어제 아침 같은 단지에 사는 친구와 만나서 같이 가마쿠라를 향했다. 오랜만에 전철을 타서 항상 쓰는 전철이지만 오랜만이라, 찬찬히 전철 안을 둘러봤다. 친구는 몸이 별로 안 좋아서 자고 있었다. 아침 전철인데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피곤에 절어서 너덜너덜한 느낌이었다. 아침 9시쯤 그다지 이르지 않은 시간에 중류층이 많이 사는 전철 노선에 탄 사람들 모습이 마치 철야 노동한 다음날 아침 전철을 탄 사람들 같이 보인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이라는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아침부터 그렇게 피곤에 쩔어 있다면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주말에는 편하게 쉴 수 있는 걸까? 그런 걸 보면서 마음이 착찹 해진다. 매스컴에서는 일본이 잘 나간다는 식으로 보도가 나온다. 실제 생활하면서 관찰하는 입장에서 보면 매스컴의 보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보인다. 잘 나가지 않아도 좋다, 그냥 사람들이 일을 하면 편하게 먹고살게 해 주면 안 될까??

 

어제 가마쿠라는 평일이라, 관광객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좋았다. 동료 한 명이 그 근처에 살아서 가마쿠라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기타 카마쿠라 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엔카쿠지라는 큰 절이다. 오래 알던 분 묘지가 있어서 엔카쿠지에 간 적이 있다기타 카마쿠라 역에 조금 이르게 도착해서 역 주변을 둘러봤다. 역에서 다른 동료들과도 만나서 가까운 도케이지에 가서 매화를 봤다. 도케이지는 처음 갔는데 역에서도 가깝고 작지만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절이었다. 매화가 입구 양 쪽에 피었는데 특별했던 것은 안 쪽에 있는 묘지였다. 절에 가도 묘지에 가는 일은 거의 없는데 어쩌다가 우연히 묘지 쪽으로 갔지만 나쁘지 않았다. 절에 들어갈 때는 주변에 사람들이 있어서 사진을 못 찍었다. 매화를 찍은 것은 절에서 나오는 길이다.

 

도케이지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옛날 지위가 높은 인물의 부인이 나중에 비구니 스님이 되어 세운 것이다. 가마쿠라 시대(11851333, 가마쿠라 막부를 세우며 최초로 무사정권 수립)에는 왕족이나 귀족도 통상적으로 나이를 먹으면 불교에 귀의했다. 옛날 자기 쪽에서 이혼을 못하는 여성들이 도망쳐서 살 수 있는 쉘터로 1285년에 여성이 세운 절이었다. 가케코미절이라고 여성이 도망을 쳐서 절 경내에 들어가면 치외법권이라, 그 절에 들어가면 남편과 인연을 끊을 수 있었다. 600년간 그렇게 여성을 구제하는 역할을 했던 절이 명치시대에 들어오자 불교를 폐하고 불구를 파괴하는 정책에 의해 1871년에 폐지되었다. 비구니 절이었던 것도 1902년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지금은 가까운 곳에 있는 엔카쿠지의 남성의 절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일본에서 가마쿠라 시대라는 무사정권이 수립된 시대에 여성에 의한 여성을 구제하는 절이 세워졌다는 것, 그 후에도 비구니 절로 계속 운영되다가, 근대화라는 새로운 군국 시대에 접어들면서 폐지되었다. 불교의 특권을 없애기 위한 정책이기도 하지만, 여성을 구제하는 특별한 쉘터가 폐지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명치 시대에 부국강병을 국책으로 근대화에 돌입하면서, 주변 국가를 침략하는 시대에 들어서면서 여성의 지위가 확실히 더 낮아졌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부분을 생각하면 화가 나니까, 여기서 멈추기로 한다.

 

사진은 기타 카마쿠라 역 주변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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