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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김포공항

2015/04/15 김포공항

 

오늘 동경 날씨는 아침부터 활짝 개었다. 오랜만에 맑게 개인 날씨라서 아주 기분 좋았다. 아침에 밥을 해서 먹고 신나게 학교에 갔다. 아침 첫 교시가 있는 날이니까… 나가면서 코트를 걸치려니 날이 따뜻해서 더울 것 같았다. 재킷 차림으로 나가면서 통풍을 위해서 창문을 열고 나갔다

아직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모든 게 조금씩 낯설다. 새로운 사람들도 있고 컴퓨터가 바뀌고 복사기가 바뀌어서 적응이 필요하다. 그러나 나는 주위를 살필 여유가 없이 할 일을 하는 데 급급하다. 오랜만에 보는 동료들이 아주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해도 나는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수업 준비에 바쁘다. 교실을 변경해서 첫 교시 수업을 마치고 다음 강의를 준비해 놓고 학교를 나섰다.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 들어가서 가져간 책을 읽기 시작했더니 졸음이 쏟아진다. 날씨가 급격히 변해서 그렇다. 낮이 되니 비가 약간 뿌리기 시작했다. 서둘러서 책을 읽어서 반납하고 집을 향했다. 도서관 카운터에서 일하는 사람이 내가 한 목걸이에 관심을 보인다. 그분도 비즈로 작품을 만든단다. 다음 주에 내 작품을 가져가서 보여주기로 했다

바람까지 세차게 불기 시작했다. 어처구니가 없는 날씨다. 어제까지 비가 오는 겨울날씨였는 데, 오늘은 갑자기 최고기온이 한꺼번에 20도가 넘었다. 창문을 열고 온 것이 신경 쓰여서 일찌감치 집을 향했다. 처음으로 신은 구두가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하다

공원을 지날 때 갑자기 돌풍이 불어서 나뭇잎이 하늘을 향해 휘날린다. 이상한 날씨다. 집에 와서 날씨가 좋은 것 같아서 빨래를 했다. 그리고, 점심 겸 저녁을 일찌감치 먹었다. 아침에 한 잡곡밥을 군 김에 싸서 된장국도 같이 먹었다. 그런데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지면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적응이 안되게 황당한 날씨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건지…

지난주 화요일 밤에 서울에서 일주일 지내고 돌아왔다
. 사진은 돌아오는 날 김포공항에서 찍은 것이다. 서울에 갔을 때, 합정역 근처에 약속이 있었다. 내가 살았던 근처로 출근할 때 버스를 타기도 했고 내리기도 했던 곳이었다. 지난 12월에 합정역 1번 출구에서 약속이 있었다. 조금 일찍 가서 근처를 둘러보았다. 내가 살았던 곳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서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내가 아는 흔적이 남아있을지 모르지만, 완전히 확 바뀐 주변을 보면서 낯설었다. 내가 기억하는 곳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기억에는 선명히 남아 있는 데, 이상했다

요새 한국에 갈 때는 주로 김포공항을 쓴다. 내가 살았던 서교동은 김포공항에서도 가까웠다. 2한강교를 건너면 금방이었으니까. 김포공항은 국내선을 쓸 때부터 익숙해서 어느 공항보다 특별한 정감이 있다. 생각해보니 김포공항을 쓰기 시작한 것은 약 40년이 된다. 김포공항을 출발해서 많은 공항을 떠돌아다녔고 지금도 떠돌고 있다. 김포공항은 작아서 좋다. 일본처럼 가까운 곳을 왕래하기에는 시내에서 가깝고 작은 공항이 편하다. 그래도 공항이라서 어딘가로 떠나고 돌아오는 통로이기에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공항에는 공항이 가진 성격이 있다. 지금이야, 국내선은 비행기가 아니라 고속버스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국제선도 여권을 가지고 탈뿐, 거의 대중교통 수준이다. 비행기 요금도 종류가 많아서 쉽게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고 다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항, 특히 국제선에는 어디론가 떠나고 도착하는 것에 따른 특별한 기류가 있다. 공항에 있을 때, 정말로 어딘가로 향하는 길 위에 서있는 기분이 든다.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단지 길 위에 있는 서있는 것처럼, 허허롭고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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