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0 달님의 칠석날
오늘도 동경은 뜨겁게 달궈지는 날씨가 될 것 같습니다. 주말에도 최고기온이 35도나 올라가는 아주 더운 날씨였습니다. 저는 집에서 가까운 곳 무인판매에 가서 야채를 사는 정도로 지냈습니다. 지난 주 빌렸던 책이 다행히도 정말로 드물게 좋은 책이라서 읽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더위에도 불구하고 더위를 이기는 좋은 책의 힘을 새삼스럽게 알았다고 할까……
오늘은 월요일이라, 도서관에 가는 날입니다. 오늘도 도서관에 갑니다. 그런데, 오래된 친구가 생일이라고 같이 저녁을 먹자고 레스토랑에 예약을 했다고 합니다. 결혼해서 남편도 있는 친구인데, 생일날에 저와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면 조금 황당합니다. 남편이 지방에 가서 없는 모양입니다. 저는 아무런 군말이 없이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에 갈 때, 저녁 약속까지 생각해서 옷을 입고 나갈 예정입니다. 그러나, 뙤약볕이 내려 쬐는 혹독한 날씨에 어떤 옷을 입고 신발을 신을 수 있을지 난감합니다. 보통은 도서관까지 걸어가면 어떤 옷이든 파김치 몰골이 되거든요. 도서관까지 도보로 편도 40분 정도 걸립니다. 이런 조건이다 보니 어떤 옷을 입든 땀범벅에 파김치가 되지요. 오후에는 집에 왔다가 다시 나가려면 너무 힘들 것 같아 도서관에서 전철을 타고 약속장소로 갈 생각입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 블로그를 올릴 수 있을지 몰라서 오전에 올리고 가려고요.
이 작품은어제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른 작품을 만들다 남은 실, 이전에 입던 옷을 풀어서 쓰다 남은 실을 모아서 만든 것으로 제가 입을 생각으로 무난하게 만들었습니다. 수국 꽃 시리즈 연작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실이 너무 섬세해서 제가 입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왜냐하면, 제가 거의 항상 륙을 메고 다녀서 섬세한 소재의 옷을 입기가 어렵거든요. 옷장에 있는 섬세한 소재의 옷도 입지 못합니다.
마침 달님께서 G20를 마치고 귀국하신다네요. 달님의 G20에서의 성과에 빗대어 봤습니다. 특히, 칠석날에 발표하신 이산가족의 상봉을 추진하신다는 것에 감동했습니다. 저는 칠석날에는 견우와 직녀가 일년에 한번 만나는 것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오작교를 자수해서 입고 다니는 사람입니다. 사실, 견우와 직녀는 저와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관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만나고 싶다니까,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견우와 직녀의 사랑을 까마귀와 까치라는 '미물'이라는 새들도 다리를 놔서 응원했다는데, 이산가족의 상봉을 막는 것은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니지요. 이산가족이 제 주위에 없지만, 아니 있을지도 모르지만, 죽기 전에 만나고 싶은 그리운 사람들이겠지요. 그렇다면, 당연히 만나야 하는 것이고, 만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런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제한한다는 것은 ‘인간적’인 처사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한국정치에서는 ‘그리운 걸’ 그리워할 수도 없게, '슬픈 것'을 슬퍼할 수도 없게,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날 수도 없게 했지요. 참으로 ‘비인간적’인 정치였다고 봅니다. 그런 인간의 아주 기본적인 감정까지 '정치적'으로 봉인을 하려고 했다는 자체가 얼마나 엉터리 정치였는지 알려줍니다.
북한의 어린아이에게 원조를 한다는 것도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달님께서 성실히 열심히 일을 하시는 모습이 국민에게 많은 위안이 됩니다. 불안정한 국제관계가 있어도 국내 정치가 안정이 되면 그다지 불안하지 않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느낍니다.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불안을 조성하면서 흔들어왔던 정권에 비하면, 현재 상황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닌 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북한의 움직임을 최대한 국내외 정치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베정권은 북한의 지도자에게 감사해야 할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속내로는 돈독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적대적으로 불안을 최대치로 조성해서 국민들이 불안에 떨게 뒤흔드는 ‘공포의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지혜롭게 풀어가려는 강력한 의지와 행동이 있으면 좋은 쪽으로 풀리는 것으로 압니다. 비록제가 만든 작품처럼 쓰고 남은 자투리를 재활용해서라도 나름 다른 세계를 그릴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지혜롭게 풀어 가셨으면 합니다. 결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니까요.
저는 채비를 해서 도서관에 갔다가, 친구와 저녁을 먹고 돌아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