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8 무서운 더위
오늘 동경은 어젯밤에 태풍이 지나고 청명하게 맑고 더운 날씨였다. 아침에 일기예보를 봤더니 최고기온이 31도라고 해서 그다지 덥지 않을 걸로 예상했다. 어제로 채점을 끝내고 성적을 입력했다. 오늘은 채점이라는 태풍이 지난 홀가분한 기분인 것이다. 채점에서 해방되니 날 것 같은 심정이다.
요즘 채점을 하느라고 스트레스 만점인 일상을 보냈다. 채점보다 채점한 것을 기입하고 통계를 내는 것이 번거롭고 아주 귀찮다. 내가 평상점을 중시하기 때문에 생긴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가장 싫은 일이다. 어제가 정점을 찍는 날로 오전부터 도서관에 가서 작업을 마치고 일찌감치 돌아올 예정이었다. 왜냐하면 저녁부터 폭우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태풍이 지날 때, 폭우는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나, 일이 항상 예상대로 진행되지는 않는 법이다. 일을 거진 마치고 마지막 합산이 남았을 때부터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아, 망했다. 그런 심정으로 차분히 일을 마무리에 들어갔다. 마무리에도 예상보다 시간이 걸렸다. 폭우가 멈췄다가, 다시 내리기를 반복한다. 큰 도서관에 남아있던 사람들도 점점 줄더니 몇 명 남지 않았다. 시간은 저녁 6시가 넘은 정도로 늦은 것이 아니다. 일을 마쳤다. 마침 비도 그쳤다. 집에 가는 도중에 다시 비가 올지 모르니까, 도서관에서 비닐을 빌려서 자료를 쌌다. 내가 젖어도 자료가 젖지않게 준비를 해서 나왔다. 비가 그치니 기다렸다는 듯이 차들이 황급히 달리고 학생도 서둘러 자전거를 타고 귀가를 서두른다. 나도 서둘러서 집으로 향했다. 비가 올까봐 조바심으로 짐이 무거운 줄도 모르고 집에 도착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집에 와서 밤늦게 비와 함께 태풍이 불었다. 집의 창문을 모두 닫고 잠을 잤다.
오늘 일기예보를 보고 나가서 도서관을 향해서 걷고 있는데 아침에는 공기가 청명하고 상쾌했다. 기분상 31도보다 기온이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도서관에도 시험이 끝나서 학생이 거진 없어졌다. 실내온도도 31도가 넘는 기분이다. 오후 5시가 되어 도서관을 나왔는데 좀 덥다. 야채 무인판매에 들러 집에 도착한 시간이 6시 가깝다. 아침에 닫았던 커튼과 창문을 열었지만 좀 덥게 느껴진다. 샤워를 하고 베란다에 물을 뿌려도 덥다. 바람이 전혀 없어서 더 덥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기분이 이상해서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오늘 최고기온이 34도였다. 역시, 그렇구나, 31도가 아니었어. 31도와 34도는 엄청난 차이다. 밤 9시가 넘어도 기온이 29도 아래로 내려가질 않는다. 오늘밤은 창문을 열고 자야 할 것 같다. 밤에 목에 아이스를 감고 있는 것은 처음이지만, 오늘은 밤에 목에 아이스를 감고 있다.
정말로 무서운 것은 내일이다. 최고기온이 38도라고 한다. 어제까지 예보에서는 35도였다. 35도도 무서운 더위인데, 38도라니? 상상하기도 싫은 무서운 더위다. 내일도 아침에 일어나서 도서관으로 피난 해야겠다. 넓고 전망 좋은 도서관을 독차지해서 더위따위 잊고 열심히 책을 읽어야지. 열심히 읽을 책이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놀이가 된다. 나에게는 이런 것이 피서다. 올여름 가장 더운 날이 될 것 같은 무서운 더위다.
사진은 상큼하게 탱탱한 작은 토마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