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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일본, 봄나물 비빔밥

NHK에 따르면 3월 14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39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15,40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580명으로 사망률 1.37%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989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448,62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8.607명으로 사망률 1.92%이다. 일본 백신 접종 현황은 주말이라서 통계가 올라오지 않는다. 월요일에 주말분이 가산되어 올라올 것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459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436명이고 해외유입이 23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95,635명이고 사망자 누계는 1,669명으로 사망률 1.75%이다. 한국 백신 접종 현황은 오늘 3,487건이 더해져서 누계 587,884건이 되었다. 내역을 보면 아스트라제네카 558,299건이고 화이자 25,359건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가 지난주보다 많고 지지난주보다 100여 명이나 늘어난 상태이다. 사망자가 줄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어 긴장감도 떨어지고 사람들이 익숙하고 말았다. 날씨도 따뜻해지면서 활동성도 늘어난다. 거기에 백신 접종이 시작되어 기분상 이대로 잘 끝날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있는 게 아닐까 한다. 지금까지 감염되지 않고 지냈는데 이제 와서 감염되면 억울할 것 같다.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할 때까지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는 수밖에 없다.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주보다 조금 많다. 일본 전국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주보다 줄었지만 지지난주와 비슷한 상태이다. 오늘 신규 확진자 1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은 동경도 239명, 가나가와 109명, 치바 106명으로 수도권 신규 확진자가 전체의 53.7%를 차지한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은 사이타마 9명, 후쿠시마 4명, 동경도 3명 등 합계 21명으로 수도권 사망자가 전체의 61.9%를 차지한다. 

 

일본 정부는 신규 확진자가 늘고 변이종 감염 확대가 일어나는 국면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비상사태를 예정대로 21일에 해제하는 모양이다(news.yahoo.co.jp/pickup/6387644). 일본 정부가 하는 코로나 방역을 보고 있으면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를 정도로 황당한 일이 많다. 예정대로 코로나 방역보다 동경올림픽을 중심으로 일이 진행되는 모양이다. 그래서 동경올림픽에는 관객 '50%'가 상한선이고 큰 시설에는 2만 명이 상한선이라는 발표를 했다(news.yahoo.co.jp/articles/a8e0c8e38e137733c5ec5e354ac139e373aaec2a). 이런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결정을 지원사격이라도 하는 듯이 다른 기사에서 영국에서 축구경기에 2만 명 관객을 입장시킬 수도 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영국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일본과 많이 다르다. 그런 걸 빼고 단순히 관객 입장에 대해서만 써서 영국에서 그러니 일본도 해도 된다는 식으로 해석할 여지를 준다. 

 

일본 내 관객과는 달리 올림픽에 참석하는 외국 요인에 대해 수행인원을 제한한다는 발표를 했다(news.yahoo.co.jp/pickup/6387713). 국가원수급을 원칙 12명, 스포츠 장관, 각료급 5명까지 제한한다. '올림픽 외교'를 위해 입국과 격리조치 완화를 하는 한편, 국내 여론을 의식해서 사람 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요인들이 얼마나 올까? 동경올림픽은 슬프게도 일본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올림픽이 되어가는 중이다. 그동안 스폰서가 초대하는 관객은 입장이 가능하다고 해서 댓글에 중국인이 몇십만 명 몰려온다는 걸 많이 봤다. 나는 기본적으로 중국에서 몇십만 명이나 일본에 보내지 않을 걸로 본다. 만약 온다고 해도 백신 접종 등 예방조치를 취하고 오겠지. 중국에서 내년 올림픽 개최를 위해 코로나 방역을 엄중하게 하고 있을 걸로 보기 때문에 출입국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올 수만 있다면 중국이나 한국에서 관광객이 떼거지로 몰려올 줄 아는 모양이다. 한국에서도 일정 부분 일본을 숭배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중국에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코로나 국면에 백신 접종도 끝나지 않았고 일본 상황을 알고 있어서 일본에서 생각하는 만큼 오지 않을 걸로 본다. 일본에 왔다가 코로나에 감염해서 돌아가면 고생한다. 우선은 입출국 시에 격리를 해야 하는 비용과 번거로움이 있어서 사람들이 왕래하기가 힘들다.

 

오늘은 날씨가 맑고 따뜻했다. 돌풍이 불어서 쓰레기통 뚜껑이 열리고 쓰레기가 봉지째 날기도 했지만 날씨가 좋았다. 집안과 베란다 청소를 마치고 친한 이웃과 오후에 주변을 산책했다. 친한 이웃은 외국여행을 좋아했는데 앞으로는 외국여행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코로나가 신경 쓰이는 것 같다. 일본 정부가 21일 예정대로 비상사태 선언을 해제할 모양이라고 했더니 동경에서 하루에 300여 명이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전국에서 1,000명이 넘게 나오는 상황에서 해제하다니 말도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아무래도 동경올림픽 개최에 맞춰서 일이 진행되는 모양이니까, 우리는 비상사태 선언이 해제되든 말든 변함없이 마스크를 하고 손을 잘 씻고 조심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고 했다. 

 

친한 이웃은 아들이 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아들들과도 못 본 지 오래되었다. 명절에도 오지 않았다. 오늘 오후에 아들 둘이 와서 마당에서 수다를 떨었다고 한다. 집에 있는 TV가 고장 나서 아들이 고쳐주고 갔다고 한다. 아들이 와도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마당에서 만나고 마스크를 벗지도 않았다. 집안에도 들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TV를 고치느라고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그전에는 아들이 온다면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장만하거나 아니면 외식이라도 같이 했다. 이번에는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차도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서로 조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동경올림픽을 한다고 반길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올림픽 개최 반대도 아니지만 그저 남의 일처럼 여길 걸로 본다. 

 

요새 나는 주변에서 따온 봄나물에 들기름을 넣어 비빔밥을 해 먹고 있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바로 단지 앞에 있는 공원에 난 달래와 어린 머위를 따다가 달래장을 만들어서 비빔밥을 해서 머위로 싸서 먹었다. 오후에 친한 이웃에게 달래가 나는 장소를 물었더니 나를 데려다줬다. 나도 아는 공원이었는데 달래를 캔 적은 없었다. 친한 이웃은 자연을 좋아하고 식물에 관심이 많아서 어떤 종류의 봄나물이 어디에 있는지 주변을 파악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냉이를 잘 볼 수가 없다. 주변에서 봄나물을 캘 때는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곳과 강아지가 산책하면서 쉬를 하거나 응가를 하지 않는 곳이어야 한다. 나도 주변에서 나는 나물이나 과일 등을 채취하는 편이라서 어느 곳에 뭐가 나는지 관심이 많다. 오늘은 달래를 많이 캐서 손질해서 냉장고에 넣었다. 며칠 먹을 것 같다. 

 

좀 전에는 머위 꽃봉오리를 많이 따다가 볶아서 머위된장을 만들었다. 된장이 짜지도 않고 머위의 쓴맛이 나지도 않는다. 나는 씁쓰름한 맛이 좋은데 의외로 쓴맛이 나지 않는다. 머위 꽃봉오리를 많이 따서 그대로 된장에 박은 것과 데쳐서 된장에 묻은 것도 있다. 요새는 달래에 꽂혀서 달래를 캐다가 달래장을 만든 것은 오늘 아침 처음이었다. 저녁에는 계란도 프라이해서 넣고 현미밥과 비빔밥을 만들어서 먹었다. 나는 몇 달이나 쌀을 사지 않아서 주로 밀가루를 먹고 지냈다. 면이나 수제비를 만들면 추운 날 따뜻한 국물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 그러다가 지난주 현미를 사다가 밥을 했더니 아주 맛있게 느껴졌다. 현미에 붉은 콩을 넣고 밥을 해서 나물과 같이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요즘은 밥을 먹고 있다.

 

봄나물이 제철일 때 주변에서 따다가 많이 먹을 예정이다. 조금 있으면 대나무가 많은 공원에 죽순도 많이 나고 머위도 클 것이다. 코로나로 외출도 못하고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에서 지내면서 주변에서 봄나물을 따다가 장아찌를 만들어 맛있게 먹는 걸로 해소하기도 했다. 올해도 머위장아찌를 많이 만들 예정이다. 사실, 머위나 달래는 먹은 적도 별로 없고 관심도 없었다. 그저 주변에 있으니까 따다가 먹었더니 사람들이 왜 먹는지 알 것 같았다. 친한 이웃에게 냉이가 있는 곳도 물어봐야지. 코로나로 상상도 못 했던 세상을 살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연재해도 매일 같이 일어나기에 심리적으로 생활이 불안정하다. 그럴 때 위로를 주는 것이 때가 되면 피는 꽃이고 봄나물과 같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요새는 주변에서 딴 봄나물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고 기운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