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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한일 비교와 동경 감염 확대로 가는 일상

NHK에 따르면 6월 26일 동경도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534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2,041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222명으로 사망률 1.29%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1,633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795,03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4,678명으로 사망률 1.85%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주말이어서 업데이트한 통계가 올라오지 않았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668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54,457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012명으로 사망률 1.30%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5,263,225 건이다. 

 

오늘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가 100명이 넘은 지역은 다음과 같다. 동경도 534명, 가나가와 231명, 치바 108명 순이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을 보면 오사카 7명, 홋카이도와 아이치 각 5명, 동경도 4명, 효고 3명 등으로 합계 29명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가 전체적으로 113명 늘었다. 사망자도 1명 늘었다. 신규 확진자의 증가는 동경도에서만 지난주보다 146명이나 늘었고 가나가와현에서도 49명 늘었다. 현재 신규 확진자의 증가는 동경도의 증가로 보면 된다. 동경도 만 돌출된 식으로 확실히 늘고 있다. 동경올림픽 개막은 한 달도 남지 않았고 이번 주에 비상사태가 해제되었지만 그 후는 '만보'적용을 하는 상태이다. 솔직히 '만보'적용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효과가 없는 느낌이다. 비상사태 선언을 해제하면서 아무것도 없으면 섭섭해서 하는 건지, 아니면 비상사태 선언에 준해서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일본 정부나 동경도에서 하는 걸 보면 입으로는 엄격하게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도 실질적으로 막 풀고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입으로 하는 말을 이제는 귀담아듣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어떤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난주 토요일에 올렸던 2021년 한국과 일본의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를 비교하는 표에 이번 주(6월 20일-26일) 통계를 더해 보기로 하자. 위가 신규 확진자이고 아래가 사망자이다.

신규 확진자 1주차 2주차 3주차 4주차 5주차 합계(배율)
1월 한국 5,417 3,832 2,877 3,166   15,292
     일본 40,641 42,119 36,969 25,588   145,317(9.5)
2월 한국 2,677 2,677 3,378 2,762   11,494
     일본  16,647 10,659 9,153 7,122   43,581(3.8)
3월 한국 2,739 3,121 3,033 3,074 3,471 15,438
     일본 7,201 7,980 8,833 11,378 16,199 51,591(3.3)
4월 한국 4,210 4,503 4,801 4,399   17,913
     일본  20,743 26,556 32,852 35,270   115,421(6.4)
5월 한국 4,111 4,316 4,284 4,095   16,806
     일본  36,321 44,300 36,004 26,641   143,266(8.5)
6월 한국 4,166 3,829 3,299 3,788   11,294
     일본  18,427 13,353 10,147 10,410   41,927(3.7)
사망자/하루 1주차 2주차 3주차 4주차 5주차 합계(배율)
1월 한국 158/22.6 136/19.4 101/14.4 77/11   472
      일본 450/64.3 454/64.8 588/84 624/89.1   2,116(4.5)
2월 한국 50/7.1 50/7.1 39/5.6 42/6   181
      일본 688/98.3 556/79.4 510/72.8 423/60.4   2,177(12)
3월 한국 37/5.3 35/5 26/3.7 28/4 19/2.7 145
     일본 371/53 333/47.6 243/34.7 216/30.8 185/26.4 1,348(9.3)
4월 한국 25/3.6 27/3.8 14/2 19/2.7   85
     일본 168/24 240/34.3 291/41.6 397/56.7   1,096(12.9)
5월 한국 34/4.8 31/4.4 30/4.3 25/3.6   120
     일본 520/74.3 630/90 777/111 665/95   2,592(21.6)
6월 한국 20/2.8 11/1.6 15/2.1 15/2.1   51
      일본 603/86.1 507/72.4 360/51.4 258/36.8   1,728(28.3)

이번 주는 한국에서 신규 확진자가 지난주보다 500명 가까이 늘었다. 이번 주는 해외 유입이 좀 증가한 느낌이다. 일주일 계산했더니 296명이나 된다. 지난주 해외 유입은 188명이라서 이번 주에 100명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일본은 올림픽을 앞두고 있지만 해외 유입이 한국보다 훨씬 적다. 오늘도 한국은 해외 유입이 57명이나 되지만 일본은 공항 검역에서 양성 판정이 14명밖에 되지 않는다. 신규 확진자에서 일본도 지난주에 최저를 찍고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는 이번 주에 비상사태 선언을 해제한 후에도 주요 도시에서는 '만보' 적용을 하는 상태이기에 한국에서 증가한 것과는 문맥이 사뭇 다르다. 앞으로 한국에서 해외 유입이 늘 것 같다. 그동안 백신 접종을 맞지 못해서 이동을 주저하던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맞고 이동하기 시작하는 걸로 보인다. 일본은 올림픽을 앞두고 있기에 당연히 해외 유입이 늘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공항에서 항원검사를 하고 있어서 공항 검역에서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 걸 오래 방치했는데 올림픽을 맞이하면서 그야말로 세계에서 사람들이 오는데 끝끝내 항원검사를 고집하는 이유는 그저 눈에 보이는 신규 확진자를 줄이는 목적밖에 없는 것 같다. 다음은 나 몰라라 하는 무책임 체제로 가는 것이다. 자국민에 대해서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일본 정부가 외국에서 오는 올림픽 선수나 관계자에게 책임을 질 리가 만무하다. 작년에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호화 여객선을 방치해서 코로나를 배양했던 것이 좋은 사례다. 외국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냥 본국으로 돌려보내면 된다. 일본으로 인해 타국에 피해가 간다는 것은 일본이 알 바가 아니다. 이게 일본의 기본적인 자세이다. 

 

나도 이번 주부터 비상사태 선언이 해제되어 대면 수업으로 돌아간 강의가 대다수다. 온라인 수업에서는 학생들 얼굴을 볼 수가 없어서 대면 수업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된 강의는 학생들 학습효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걸 알 수 있다. 나도 학기말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아서 다시 출퇴근하기로 했다. 비상사태 선언 기간에는 전철을 타는 일도 없이 조신하게 주변에서 도보권 생활을 보냈다. 내 주변에서 본 이번 주부터 확 달라진 동경 분위기를 전하기로 한다.

 

 

월요일은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매주 같은 장소 비슷한 시간에 가기에 비상사태 선언과 해제 이후를 비교해서 볼 수 있다. 학교에 갔더니 지난주까지도 거의 볼 수 없던 학생들이 꽤 많고 활기가 있어서 놀랐다. 단지, 비상사태가 해제되었을 뿐이고 '만보' 적용을 하고 있는 데 이렇게 다르구나. 도서관 안에도 학생들이 확실히 늘었다. 비상사태 선언과 해제가 확연히 달랐다. 정말로 놀란 것은 캠퍼스나 도서관에 돌아온 학생 수가 아니었다. 돌아오는 길에 봤더니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마스크를 벗었다. 사실 나도 사람들과 전혀 마주치지 않는 야외에서 혼자 걸을 때는 마스크를 하지 않는다. 일부러 그런 길을 다니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다니는 길에서는 마스크를 한다. 고령자는 백신 접종을 했다고 마스크를 벗었다고 치자. 아직 백신 접종을 맞지 않은 세대도 마스크를 벗었고 중학생들은 턱에 걸고 단체로 행동하고 있었다. 야구장에서 연습하는 고등학생도 마스크를 하지 않았다. 공원에서 노는 아이들이나 산책하는 사람들도 마스크를 다 벗었다. 어머나, 세상에 비상사태 선언 해제가 마스크를 벗으라는 시그널은 아니다. 그렇다고 날씨 탓도 아닌 것이 그날은 마스크를 쓰기에 괴로울 정도로 덥지도 않았다. 비상사태 선언 해제로 갑자기 마스크에서 해방되는 날을 맞기라도 한 것 같았다. 직감적으로 동경도에서 감염 확대가 일어날 것이라는 걸 알았다. 감염 확대 국면에 들면 다시 긴장감이 돌고 사람들이 마스크를 잘하겠지. 올림픽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탓을 하기에 앞서 자신들 스스로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화요일에 편도 2시간이나 걸려서 출근했다. 나처럼 오랜만에 학교에 간 선생들도 있는 모양이다. 자료를 복사하고 일을 보느라고 쉴 새도 없었다. 오고 가는 길에 전철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천연덕스럽게 행동한다. 물론, 여성들도 있다. 이건 비상사태 선언 시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역에서도 전철 타기 전에는 턱에 내렸다가 전철을 타고 코를 내놓고 마스크를 한 사람들도 흔히 보인다. 수업시간에도 내가 보지 않는 사이에 마스크를 내렸다가 내가 보면 마스크를 올리는 학생도 있다. 이렇게 긴장감이 해이된 상태인 모양이다. 수요일은 온라인 강의였다. 목요일은 코로나로 인해서 강의 시간이 20분 단축된 수업을 한다. 그래도 한 달만에 가는 것이라, 30분 일찍 도착해서 일을 하려고 길을 나섰다. 다치카와에서 환승하는데 개찰구에 표를 넣지 못하는 곳으로 가고 말았다. 인터폰을 눌러서 역무원에게 표를 가지고 있는데 넣을 곳이 없다. 전철을 탈 시간이 급박하니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역무원이 표를 넣을 수 있는 개찰구로 가라고 한다. 표를 넣을 수 있는 개찰구로 돌아가려면 꽤 멀어서 내가 타는 전철을 탈 수가 없다. 다시 한번 부탁했다. 지금 전철을 타야 한다. 다시 환승하는데 거기 전철은 30분에 하나밖에 오지 않아서 늦는다고 했다. 그래도 역무원은 기계처럼 같은 말을 반복한다. 화가 나서 그냥 입장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 이런 식으로 들어간 적이 없다. 

 

다치카와 역은 꽤 큰 터미널 역이라서 구내도 복잡하다. 같은 노선이라도 전철에 따라 타는 홈이 변경되기도 한다. 겨우 시간에 맞춰서 전철을 타고 앉아서 출발을 기다렸다. 그런데, 시간이 되어도 전철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렇게 늦장을 부리면 다음 환승에 늦는다. 안내방송이 나왔다. 손님과 승무원 사이에 차내 트러블이 발생했다. 손님을 다른 승무원에게 넘기고 출발하니까, 기다려달라고 한다. 바로 눈앞에서 젊은 남성이 흥분해서 완전 펄떡펄떡 뛰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거기에 역무원이 10명이나 쭉 둘러싸 있다. 승객이 날뛰어도 역무원이 손을 대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걸 보면서도 현실감이 없었다. 만약에 다른 사건으로 발전하는 걸 눈앞에서 봐도 현실감이 없을 것 같다. 그런 한편, 젊은 남성이 펄떡펄떡 뛰면서 소리 지르는 걸 공감하는 내가 있었다. 그 남성은 내 학생 또래로 보였다. 속으로 아이고, 그래, 언제까지 참으라고만 하는 방역에 지쳐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알 것 같다. 그렇다고 역무원에게 죄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나를 포함한 다른 승객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날뛰는 젊은 남성에게 동정하고 말았다. 

 

기다리는 시간을 길게 느끼고 있는데 맞은편에 다음 전철이 와서 먼저 출발한다고 해서 갈아탔다. 이전에는 이 정도 시간이면 환승하는 전철이 기다려줬다. 왜냐하면 환승하는 전철은 단선이고 출퇴근 시간에는 30분에 하나, 낮에는 한 시간에 하나밖에 없고 중간에 정차해서 시간 조정도 한다. 그런데 근래는 그런 배려를 없앴다. 다음 환승하는 역에 갔더니 내가 탈 전철이 출발하고 1분 경과했다. 다음 전철은 30분 이상 지나야 온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다시 스쿨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다른 버스가 없다. 그 스쿨버스를 타지도 못할 것 같다. 아무래도 택시를 타야 할 것 같다. 역에 내려서 학생들이 있으면 같이 태우고 갈 생각이었다. 학교 직원에게 전후 사정을 전하는 긴 메일을 휴대폰으로 작성했다. 나처럼 휴대폰으로 문자나 메일을 잘 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꽤 귀찮은 작업이지만 연락을 해서 알려야 한다. 대학에서도 이전에는 전철 지연이나 사고로 스쿨버스를 탈 수 없으면 택시를 배치해줬다. 이제는 그런 것도 없이 휴강을 하든 맘대로 하라는 식이다. 휴강을 하면 보강도 해야 해서 귀찮아지니까, 좀 늦어도 택시를 타고 간다. 일본에서 대학은 학생을 사회에서 격리하는 시설로 인식하는지 산 중에 있거나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곳에 대학만 덩그러니 있는 곳이 드물지 않다. 

 

휴대폰에서 메일이 발송되지 않는다. 네트워크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다. 이런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기도 힘들다. 그런데 말하나 보태지 않고 사실이다. 두 번이나 메일을 보내도 가지 않아서 전화를 했다. 사정을 잘 파악하는 직원이라서 조치를 취한다고 했다. 내가 늦을 경우를 대비해서 학생에게 알리고 온라인 수업도 병행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켜서 줌으로 대기시켰다고 문자가 왔다. 전철을 타고 가서 목적지에 내렸더니 학생이 5명이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스쿨버스가 늦게 도착해서 탈 수가 있었다. 학교에 가는 것만으로 이런 난리가 없다. 내가 이용하는 노선을 중간까지 '도쿄 어드벤처 라인'이라고 하는데 광고에 딱 들어맞는 정말로 스릴이 넘치는 출근길이었다. 

 

강의 도중에 갑자기 크게 듣지 못했던 음악이 들린다. 나는 순간에 내가 돌았나? 수업 중에 갑자기 이렇게 크게 음악소리가 들리다니? 해서 쓰러질 것 같아 뒤에 흑판을 붙들고 섰다. 학생들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음악소리가 들리냐고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 다행이다, 내가 아직 거기까지 가지 않았구나. 비상사태 선언 이후에 수업이 시작되어 40분이 되면 환기시키라고 음악소리가 난다고 한다. 창문을 열어서 환기시키고 아예 창문을 열고 수업을 했다. 학생들에게 아침에 본 '차내 트러블'을 전했다. 나중에 학생들이 쓴 걸 보니 코로나와 비상사태 선언으로 정신적으로 힘들게 지내고 있어서 그 젊은이에 공감한다는 내용들이 있어서 놀랐다. 학생들도 심리적으로 아주 힘든 모양이다. 오랜만에 대면 수업을 해서 그런지 학생들이 너무나 절박한 자신들 경험과 마음을 전하는 글들이 있어서 돌아오는 전철에서 읽고 울고 말았다. 학생들은 아이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른도 아니다. 점점 아이스러워지는 경향이 있다. 생각해 보면 학생들이 코로나에 감염하지 않고 건강히 학교에 와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칭찬을 하고 반가워해야 할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얼마나 힘들게 버티고 있는지 전해졌다. 내가 대면 수업으로 전환해서 다행이다 싶었다. 

 

금요일에는 같은 수업이 2-4교시로 연속이다. 아침에 환승하려고 섰더니 바로 내 뒤에서 휴대폰으로 이상한 말을 한다. "가슴을 만지고 싶다"고 외치는 목소리를 계속 재생하고 있다. 아이고, 아침부터 이건 또 뭔가? 전철을 타서 봤더니 학생으로 보이는 마르고 선이 가는 남자였다. 얼굴도 모자와 머리로 가렸다. 전철에서 대각선으로 앉아서 "가슴을 만지고 싶다"는 외침을 더 크게 재생에 재생을 반복하고 있다. 이건 새로운 타입의 성희롱인가? 불쾌하고 복잡한 마음이 든다. 온라인 강의로 미뤘던 중간시험이라고 한 명씩 앞에 나와서 문제를 읽는다. 나는 2분 시간을 정해서 듣는다. 자신이 없으니까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온 신경을 집중해야 겨우 들린다. 이런 걸 90분씩 3교시를 하고 나면 완전히 파김치가 된다. 시험이 있는 날은 내가 걱정과 긴장으로 전날부터 잠도 못 잔다. 내 시험에도 이런 긴장을 하지 않았는데 학생들 시험에 내가 긴장한다. 수업을 마치고 부랴부랴 역에 왔는데 전철이 코앞에서 문을 닫는다. 나는 탈 수 있는 줄 알았더니 문이 닫혔다. 10분 기다려야 다음 전철이 온다. 이 10분이 참 중요해서 러시아워가 되고 만다.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안내 방송이 나왔다. 인근 역에서 투신자살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철이 다섯 정거장 밖에 못 간다고 한다. 나는 그 방송을 멍하니 듣고 있었다. 또 길에서 사람이 죽었구나. 피곤한 일주일 퇴근길에 마지막 펀치처럼 맞았다. 이렇게 되면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 된다. 돌아서 다른 길로 가면 도심을 통과하는 노선이라 전철에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사람들에게 밀리고 난리가 난다. 코로나 시국이건 아니건 사회적 거리두기 따위는 상관이 없는 그런 전철을 2시간이나 탈 용기와 체력이 없다. 멍하니 있다가 전철이 와서 탔다. 중간에 빠른 전철을 갈아탔는데 움직이지 않는다. 투신자살 사고로 전철이 움직이지 않아서 기다리는 것이다. 

 

평소보다 20분 이상 늦게 환승했더니 투신자살 사고 영향과 러시아워로 역에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였다. 아이고, 사람이 많은 것만 봐도 현기증이 날 것 같다. 그래도 정신을 차려서 전철을 타고 중간에 앉아서 왔다. 어젯밤에는 너무 피곤해서 도저히 글을 쓸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도 짧은 글을 올리고 잤다. 

 

오늘 아침 늦게 일어나서 집에 있는 야채를 동원해서 부침개를 만들어 먹었다. 친한 이웃에게 전화했더니 점심을 먹지 않았다고 해서 한 장 접시에 담아서 배달했다. 오늘은 기온이 높지 않은데 습도가 높은 날씨였다. 무인 야채에도 들렀지만 살 것이 없어서 돌아왔는데 몸이 막 가누지 못할 정도로 피곤하다. 피로가 풀리지 않은 모양이다. 낮에 침대에서 책을 읽다가 잠을 잤다. 너무 많이 자서 그런지 벌레가 나오는 꿈까지 꿔서 도리어 더 피곤해지고 말았다. 오후 늦게 버섯관찰 겸 산책을 나가서 땀을 흘렸더니 좀 개운해졌다.

 

동경에서는 사람들이 정말로 힘든 상황에서 견디거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폭발하고 무너지는 것 같다. 내가 강의에 나간 3일간 우연히 내가 경험한 것만 해도 각종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환경이 험악하기 그지없다. 그런 한편, 백신 접종을 2회 마친 고령자들은 아주 표정도 밝고 마스크를 벗고 발걸음도 가볍게 활보하고 있다. 그런 고령자들은 동경올림픽을 기대하고 있을까? 일본 정치와 코로나 방역, 백신 접종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분단시키고 있다. 

 

 

한국에서도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해야 한다는 대놓고 '국민을 차별하겠다'는 정신없는 정치가들이 있다. 아주 욕이 나온다. '선별 지급'이라는 게 '차별'이다. 코로나로 힘든 싸움을 같이 한 사람들을 위로해도 부족할 판에 국민을 분단하고 분열시키기 위한 재난지원금인가? 빈부를 떠나 사람들이 코로나를 맞은 건 다 마찬가지다. 국민이 야채나 생선도 아닌데 '선별'한다는 사상이 불순하기 짝이 없다. 국민의 돈을 가지고 '국민을 차별하겠다'는 관료나 정치가를 보고 싶지 않다. 그런 인물이 대선후보가 되면 안 된다. 그런 관료나 정치가는 국민에게 '선별'당해서 꼭 망하길 바란다. 선별 지급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