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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하루 만에 일본인 입국 금지 철회

오늘은 추운 날이어서 겨울 코트는 꺼내지 않았지만 가을 코트 속에 따뜻한 옷을 껴입고 나갔다. 하지만, 집을 나가서 옷을 더 입던지 겨울 코트를 입어야 했다는 걸 알았지만 집에 돌아와서 옷을 입고 나갈 시간이 없어서 그대로 갔다. 날씨는 한겨울 기온인데 바깥 풍경은 여전히 만추가 펼쳐지고 있다. 학교에 가면서 학생들 리포트를 처분하려고 무겁게 들고 갔다. 가는 길에 학교 ATM에 들러서 돈을 좀 찾으려고 했더니 공사 중이라서 ATM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학생이 보낸 메일에 답장을 쓰고 리포트도 파쇄기에 넣고 싶다. 파쇄기가 조금 돌기 시작하더니 종이를 먹지 않는다. 사무실에 전화해서 강의를 갔다 오는 동안 파쇄기를 점검해달라고 했다. 강의를 하나 마치고 와서 다시 파쇄기에 자료를 넣었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사무실에 전화했더니 고장 난 모양이라고 한다. 알았다고 나중에 처분할 자료를 부탁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제는 가위로 학생들 개인정보가 있는 부분만 잘라내고 버리는 식으로 하자. 점심도 먹지 않고 자료를 자르고 있었더니 다른 파쇄기를 가져온다. 이전 파쇄기를 버리려고 뒀다가 임시로 쓰라고 가져왔다고 한다. 처분하지 못한 자료를 파쇄기에 넣어 처분했다. 무거운 걸 가져갔는데 처분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3교시에 학생들에게 일본 정부의 오미크론 대처에 대해 설명했다. 기시다 정권에서는 방역을 강화한다고 11월 30일 외국인 신규 입국 전면 금지를 발표했다. 거기에 어제 국토교통성에서 항공사에 대해 국제선 입국 편 신규 예약 정지를 요청했다. 그래서 국적을 불문하고 일본에 입국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일본에서는 외국인을 바이러스처럼 보니까, 외국인 입국 금지는 그렇다 쳐도 일본인도 입국을 못하게 하는 건 이상하다. 일본 정부는 자국민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으면 구출하러 가야 하는데 오미크론을 막기 위해 자국민까지 입국을 못하게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일본인들은 귀국도 못하고 어디에 있어야 하나? 한국에서도 내일부터 2주간 전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10일간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중으로 입국하려고 사람들이 서두르는 모양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학생들은 깜짝 놀란다. 한국과 일본은 정반대의 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섬나라니까, 외국에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면 일본이 안전하다는 의식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를 통틀어서 보면 일본에서 그렇게 강조한 공항에서 방역을 철저히 했느냐면 그렇지도 못한 것 같다. 일본에서 코로나는 대부분 국내에서 발생했고 국내에서 컨트롤하지 못한 결과 피해가 커졌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입국 금지를 몇 번이나 하는 것은 사람들 기분상 코로나 대책을 잘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외국인을 차별하면서 오히려 외국인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식의 인식을 심어주는 작용을 하고 있다. 물론, 이번 기시다 정권에서 외국인을 차별한 외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여론은 아주 호평이다. 거기에 한발 더 나가서 자국민까지 입국하지 못하게 막는 건 솔직히 생각이 있는 건지, 뭘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 어떤 기준으로 방역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극단적인 대처이다. 일본에서는 자국민 입국 금지도 환영할 사람들이 꽤 있다는 걸 알지만 자국민 보호에 앞장서야 할 정부에서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학생 중에는 일본인도 입국 금지하는 게 맞다는 학생도 있다. 외국인을 차별하는 외국인 입국 금지는 물론 아주 잘하는 대처라고 한다.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국토교통상이 어제부터 항공사에 요청한 국제선 입국 편 신규 예약 정지를 철회한다고 사죄한다. 뭔 방역대책이 하루 만에 엎치락뒤치락하는지 모르겠다. 코로나 방역이 아닌 정치적인 방역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국토교통상은 몰랐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pickup/6411305). 국토교통성 항공국이 11월 29일 장관과 관계부처에 연락도 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처리해서 장관도 어제저녁에야 보고받았다고 한다. 일본에서 지금까지 코로나 대처를 했지만 이런 결정을 한 적은 없었다. 그야말로 자국민을 입국 금지하는 중대한 사안을 특정 부처가 단독으로 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렇게 일을 저질러 놓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 몰랐다고 하는 게 정해진 패턴과 같다. 요전에 10만 엔 상당 급부에 대해 사무처리 비용이 1,200억 엔 든다는 것에 대해 비판이 거세지자 재무상은 몰랐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975564bd8c6283d4e6f1911370a39d3bbdb95d19). 그들은 몰랐다고 하면 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왜 그런 자리에 있는지 모르겠다.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라 국제선 입국 신규 예약을 정지한 ANA와 JAL은 주가가 폭락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e8cf012cd7370a4f64221d8b12b220eca1d9e207). 주가 폭락과 신규 예약을 받지 못해 생기는 손해를 정부에 청구할 수 있을까? 오늘은 다시 요청을 철회해서 갑작스러운 방침 전환에 항공사는 당황스럽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40a010693883161aad74d2205278d3f2121ffab0). 여기에는 기시다 총리가 "일본인 귀국 수요에 충분히 배려하도록 하라"는 의향이 있다고 한다. 그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인만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하는 것이라면 관리가 어려워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일본 정부과 일본 국적 항공사가 하는 일이니까, 자기들 마음대로 하면 된다는 식인 모양이다. 

 

외국인에 대해서 신규 입국만이 아니라, 남아공 등 재류자격을 가진 외국인도 재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남아공, 앙고라, 잠비아 등 10개국에 대해 재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의 재입국도 2일부터 금지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허용되었던 국비유학생에 대해서도 당분간 신규 입국을 금지한다고 한다(https://www.youtube.com/watch?v=n1UN9dg6bhQ). 

 

오늘 밤늦게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일본 정부가 지정한 격리시설에서 격리 대상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 등 6개국과 지역을 추가했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pickup/6411337). 아일랜드, 아랍에미리트, 가나, 사우디아라비아, 노르웨이 등에서 귀국한 일본인은 3일간 격리시설에서 격리를 요청한다. 오미크론 변이종으로 격리 대상은 총 57개국으로 확대했다고 한다. 이 어중간한 3일간 격리는 뭔가? 일본에서 하는 걸 보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한국에서 일본에 입국할 경우도 격리시설에서 6일간 격리 대상이 된다고 한다. 일본에서 보도하는 걸 보면 전체적으로 외국인 재입국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제한한다고 나오고 있어서 당분간 일본에 입국하는 건 어렵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일본 스케이트 연맹은 오사카에서 9일 개막 예정이었던 피겨 스케이트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중지를 발표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cf2861d583fbac5220b41c6153dfccb1c2e974c0). 나는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종목이기에 일본인 선수만 참가해서 메달을 나눠먹기 해도 되는 줄 알았더니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기시다 정권의 오미크론 대처를 보면 방역이 중심이라기보다 국내 여론을 의식하는 측면이 강하다. 신규 외국인 전면 입국 금지로 좋은 평가를 받아서 자국민까지 입국 금지를 했다가 다시 외국인, 신규 만이 아닌 재입국하는 외국인까지 외국인만 입국 금지를 하고 싶은 모양이다. 아마, 그렇게 하면 일본 사람들은 대단히 기뻐할 것이다. 그동안 일본에는 사실상 외국인 입국 금지한 기간이 길었고 입국시킨 것은 기능 실습생이나 유학생이었는데 외국인을 타깃으로 공격하고 싶은 심리가 있다. 그런 심리를 충족시켜주는 대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환영받을 것이다. 이걸로 기시다 정권 지지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외국인 차별은 지지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NHK에 따르면 12월 2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1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82,207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167명으로 사망률 0.83%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127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27,920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375명으로 사망률 1.06%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78.8%이고, 2차 인구의 77.0%이다. 일본에서는 추가접종을 12월 1일부터 시작한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지자체가 언제부터 하느냐에 달려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1월 16일부터 개시한다고 한다. 2차 접종에서 8개월 이상 간격을 두고 추가접종을 한다고 시에서 발행하는 홍보지에 실려있다. 나는 빨라야 4월 이후가 된다. 그때까지 항체가 남아 있기나 할지 모르겠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5,266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457,612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705명으로 사망률 0.81%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82.9%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93.5%이다. 2차 인구의 80.1%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91.5%이다. 추가접종은 1차 인구의 6.6%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7.7%이다. 오늘도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47명이나 발생했다. 중증자도 733명으로 늘고 있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 +1,328명, +33.7%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