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경은 최고기온 26도, 최저기온 23도, 습도 99%로 하루 종일 비가 오는 날씨였다. 조금 전에 가고시마에 태풍 14호, 난마돌이 상륙했다는 보도가 있지만 가고시마와 동경은 아주 먼 거리라서 어제부터 오기 시작한 비가 같은 태풍의 영향인가? 할 정도이지만 태풍의 영향이라고 한다. 어제는 날씨가 맑아서 청소를 하고 빨래를 많이 해서 다행이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조금씩 오다가 그치기를 반복해서 밖에 나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비가 크게 오지 않으면서도 옆으로 날리는 비가 내렸다. 밤이 되면서는 완전 폭우 수준으로 비가 와서 집 창문이라는 창문은 죄다 닫고 베란다 식물도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친한 이웃이 전화 와서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강도의 태풍이 상륙했다는데 솔직히 여기서는 실감도 안 나고 태풍에 뭘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내가 사는 곳은 동경에서도 서쪽 내륙이라서 태풍이 잘 오지 않는 편에 속한다. 그래도 이번 난마돌은 일본을 종단하는 식으로 남에서 북까지 쭉 훑어가는 식 경로다. 참, 이런 태풍 코스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가을 수확을 코앞에 두고 농사했던 사람들 심정은 어떨지? 단지 농작물 피해에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농사를 포기하는 심정이 될 것 같다.
이런 자연재해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 만이 아니라, 같은 사회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상흔을 남긴다. 같은 사회에 사는 사람으로서 나만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자연재해의 피해는 알게 모르게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쳐 침체하는 분위기를 더욱 침체하게 만들 뿐이다. 지자체나 일본 정부가 피해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한다면 그런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겠지만 정부나 정치가가 무관심한 것 같아 슬픈 상황이다. 지금도 야후 재팬을 보면 '아베 국장'이 가장 중요한 일인 걸로 보일 지경이다. 미안하지만, 그는 이미 사망했고 '국장'은 정해졌다. 그보다 바로 눈앞에 다가온 자연재해에 대해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게 집중하면 안 될까? 일본에서는 각자도생이라는 걸 알기에 많은 사람들이 가능한 대비를 했을 걸로 보지만 그런 수준에서 대응이 안되어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
한국에서는 이번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한국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 기정사실로 발표를 했다(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56733). 그것도 일본에서 기쁘게 "흔쾌히 합의"했다고 말이다. 다음날 다른 신문에는 일본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에 결정된 바 없다는 보도가 떴다(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02167#home). 오늘 보도로는 일본 언론에서 유엔총회 때 한일 정상회담 개최하지 않는 걸로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20918/115502388/1). 일본 기사를 검색해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특히, 산케이에서는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일본이 "징용공 문제 해결을 촉구한 것뿐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 일절 협의하지 않았다"라고 강경하게 표현하고 있다(https://www.sankei.com/article/20220917-7HROMCVDTJMC7DPTKW3UUMAUYY/). 아무리 엉망진창으로 가는 한국의 현 정부라고 해도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협의'조차 하지 않은 걸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고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밑에서 많은 걸 주고받으면서 마지막까지 일본 측에서 더 유리한 조건을 받기 위해, 몸값을 올리려고 벼랑 끝 전술로 밀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구걸해서 유엔총회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다고 해도 일본에서 얻을 것이 있을까? 오히려 일본이 한국에서 얼마나 뜯어낼 것인가가 중요한 국면이다. 불행히도 한국에서는 일본에 대해 한일 정상회담만 된다면 간이고 쓸개고 할 거 없이 모두 주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항상 당하면서도 기꺼이 다시 당하겠다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유엔총회에서 한일 정상회담은 양쪽에서 보면, 일본 기시다 정권에서 최악의 타이밍이 될 수도 있다. 일본 정부가 벼랑 끝 전술처럼 마지막까지 한일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것처럼 버티는 건 다름 아닌 기시다 정권이 벼랑 끝으로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으로 인해 미운털이 박힌 기시다 정권이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져 정권이 끝장날지도 모를 정도로 위험한 수준이다. 기시다 정권에서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하기에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협의했지만 어떤 형태로 '착지'하는 게 좋을지 골치가 아플 것이다. 어쩌면 추락하는 기시다 정권과 처음부터 지지받지 못하는 한국 현 정권이 동반해서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결정타가 될 확률이 크다. 벼랑 끝에 몰린 기시다 정권 지지율을 보면 다음과 같다.
오늘 저녁에 뜬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시다 정권 지지율이 29%로 다시 떨어졌다(https://news.yahoo.co.jp/articles/761c041a0f9724f0d44d8257139ef3fdde301399). 지난 8월 조사보다 8%나 떨어졌다는 결과로 지지율이 3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정권이 동력을 완전히 잃었다는 의미와 같다. 기시다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가 64%로 지난달보다 10%나 늘었다. 동반해서 자민당 지지율도 지난달보다 6% 하락한 23%라고 한다. 아베 국장에 대한 '반대'가 늘어서 62%로 지난달보다 9% 늘었고, '찬성'이 27%로 지난달보다 3% 줄었다고 한다. 기시다 정권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는 것은 아베 국장과 통일교 문제를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시다 불황'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경제가 총체적 난국인 상태가 된 것이 기본적인 문제이다(https://news.yahoo.co.jp/articles/2d6a63a1e62f6bd60eaadb6bd6e8560b48d30963). 엔저로 145엔 가까이 되어도 마치 엔저가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식의 기사가 나온다. 엔저로 외국에서 받는 돈이 늘지 몰라도 기업에서 제조하고 수출하는 비용도 늘 것이기에 매출이 는다고 이익이 느는 걸로 보기는 힘들다. 경제적인 문제를 기업 중심으로만 보고 있는 것이 문제이며 기업 중심으로도 아무런 대책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기시다 정권 지지율만이 아닌 자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국면을 당분간 선거가 없다고 해도 자민당에서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기시다의 다음 타자에 대해 기사가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베 국장을 마치면 국회를 해산해서 선거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띄우는 기사가 나고 있다.
기시다는 '조문 외교'를 위해 내일 있을 영국 여왕 국장에도 처음에 참석한다고 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초대장을 받았는지도 모른다(https://news.yahoo.co.jp/articles/ae01f996035417e22cdbc21a04efbc26a5dd755b). 외무성에서도 확실한 대답을 피하고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에게 2장으로 대통령 부부에 한해서 보냈다는 초대장을 일본에도 천황부부에게 2장을 보냈다고 한다. 그렇다면 기시다 총리에 대한 초대장이 없는데도 '조문 외교'를 간다고 했던 것이 된다.
기시다 정권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것은 다른 매체의 조사에서도 같은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아사히신문 결과에 대해 관저에서는 관방장관이 "일희일비하지 않지만,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듣고 과제를 해결해 나간다"라고 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25b6620141fbe87f7f2ae9796ec270d15c7fa053). 지난번에도 비슷한 발언을 했는데 이건 추락하는 지지율을 어쩔 수가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민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은 결과라는 걸 인정하기도 싫은 모양이다.
마이니치신문과 비슷한 지지율이 나온 것은 지지통신이다(https://news.yahoo.co.jp/articles/1e406016e6722941f64fba1a0c6c3404092d82d6). 지지통신 9월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정권 지지율이 32%로 지난달에 비해 12%나 감소했다. 평균적으로 한 달 사이에 지지율이 10%씩이나 폭락하는 상황이다. 아베 국장에 대해 '반대'가 51.9%, '찬성'이 25.3%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베 국장이 가까워질수록 '반대'가 늘고 있다. 아베 국장에 대해서 일본 국내조차도 반발이 점점 커지는 걸 자민당에서 찍어 누르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다음에는 아베 국장에 대한 걸 쓰기로 하겠다. 일본에 세금을 내는 입장에서 아베 국장도 한다면 잘 치러지길 바란다. 하지만, 동경올림픽을 생각하면 이번에는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된 덴츠가 나서지 못해서 인지 몰라도 문제가 되었던 '벚꽃을 보는 모임'을 주최했던 회사가 맡았다니 잘 될 것 같지가 않다. 벼랑 끝에 선 기시다 정권의 운명은 아베 국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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