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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기시다 정권

지지율 추락, 상관 없다는 기시다 정권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 33도, 최저기온 25도로 더운 날씨다. 요새 며칠 최고기온이 내려가서 지내기 수월했는데 오늘은 날씨가 더워서 적응하기 어렵다. 날씨가 더워서 오랜만에 온 집안 커튼을 다 내리고 어둡게 해서 지내고 있다. 그런데, 창밖을 봤더니 바람이 꽤 부는 것 같아 한창 더운 시간이 지나면 조심스럽게 창문을 열어 볼 생각이다. 이 글을 쓰고 베란다 창문을 열어 봤더니 아직 창문을 열기에는 시간이 이르다.

 

아침 모기에 물려서 일찍 잠을 깨고 말았다. 너무 일찍 일어나도 할 일이 없기에 조금 더 누웠다가 6시가 되는 걸 보고 선선한 시간에 산책을 나섰다. 결과적으로 오늘 기온이 급상승해서 아침 일찍 산책을 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었다. 실은 어제와 그저께도 산책을 나갔다. 그저께는 오전과 오후에 친한 이웃과 산책을 나가서 갑자기 평소 산책량의 배 이상해서 피곤해서 잠을 잘 잤다. 하지만,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그저께 오후 산책은 오전에 비해 더웠다. 어제는 오전에만 산책하기로 했는데 2시간 반이나 걸어서 정말 피곤해서 오후에는 다른 걸 할 수가 없었다. 오늘 아침에는 내가 좋아하는 나무가 많은 조용한 길을 걷고 혼자서 1시간 반 걷고 왔다. 산책은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한꺼번에 그 이상은 걷지 않는 것이 좋겠다. 

 

아침 일찍 나간 건 산책과 다른 목적이 있었다. 어제 친한 이웃과 멀리 산책을 나가서 돌아오는 길에 친한 이웃이 양산을 잃고 말았다. 양산이 없어졌다는 걸 알고 바로 양산을 찾으러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갔는데 찾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번잡한 길도 아니고 20분도 안 되는 사이에 양산이 없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어제 오후에는 피곤해서 가지 못하고 오늘 아침 일찍 어제 걸었던 길을 혼자 걸으면서 유심히 봤지만 정말로 없었다. 어머나, 세상에 양산이 떨어져 있으니까, 누군가 얼씨구나 하고 금방 가져간 모양이다. 결국, 양산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좀 먼 곳에 있는 공원에 들렀더니 가을 포르치니 버섯이 나서 수확을 했다. 아침에 가지를 데쳐서 나물을 만드는데 포르치니 버섯도 같이 데쳐서 넣었다. 포르치니는 지지거나 구워서 먹는 편이 훨씬 맛있지만 다른 나물처럼 먹기도 한다. 이 공원에서 버섯이 나기 시작하는 것 같아서 내일 아침에도 버섯을 수확하러 갈 생각이다. 

 

 

나는 동경에 살면서 일본과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뉴스를 스크랩한다. 근래 한국 상황, 특히 코로나 대처를 보면서 일본에서 봤던 것 같은 기시감을 느낀다. 아니, 한국이 일본을 벤치마킹해서 일본 따라잡기를 시전 하는 것 같다. 요새 일본 코로나 상황에 대해서는 따로 쓰기로 하고 결론만 언급하면 정말로 어떤 말로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는 참담한 상황이다. 그런 한편, 현 한국 정권이 안하무인으로 막하는 걸 보고 있으면 내가 알고 있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움을 느낀다. 그런 한국과 같은 상황이 일본, 기시다 정권에서도 벌어지는 걸 보면서 한국과 일본이 너무 판박이처럼 닮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낀다. 너무 닮아서 한국인지 일본인지 막 헷갈리고 있다. 혹시, 한국 정권도 일본 극우가 쥐고 있는 걸까? 요즘 기시다 정권이 2차를 출범하고 너무 막 나가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주에 일주일 여름휴가를 보내고 이번 주에 복귀할 예정이었는데 일요일인 21일 코로나에 감염했다고 발표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e46409247607a4a933657c1725becbb5933a049c). 31일부터 출근할 수 있으며 그동안 온라인으로 업무를 보고 외유는 캔슬이 되었다고 한다. 그의 여름휴가는 가족만 오붓하게 지냈다고 밀접접촉자가 아들과 부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총리는 어떤 경로로 코로나에 감염했을까? 골프와 독서를 하고 장어를 먹으러 갔다니까, 외부와 접촉이 있었다. 코로나에 감염한 그에게는 미안하지만 여름휴가와 합쳐서 출근이 가능하게 되기까지 15일 이상 쉬는 것 같다. 코로나에 감염한 이후 기사에 그의 사진이 많이 실리는 걸 보면 쉬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양이다. 기시다 총리가 여름휴가를 간 기간은 일본에서 코로나 감염 폭발로 난리가 난 상황이었다. 총리의 감염과 더불어 일본의 코로나 감염 확대는 걷잡을 수 없이 더욱더 수렁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기시다 정권 지지율이 폭락했다는 기사도 21일 밤에 나왔다(https://news.yahoo.co.jp/articles/b4c37c2a5898811e3a16dd54a198ad8ad75e93ad). 기시다 정권 지지율을 2차가 출범한 이후 실망감으로 떨어지는 경향이었는데 완전 폭락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이니치신문에서 지난 20-21일 이틀에 걸쳐 여론 조사한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36%로 7월 16-17일 조사 결과 지지율 52%에서 한 달 사이에 무려 16%나 폭락했다. 작년 10월 정권 출범 이후 최저의 지지율을 보인다. '지지하지 않는다'  54%로 지난달 37%에서 17%나 증가했다. 통상적으로는 내각 개조하면 컨벤션 효과에 기대감을 걸고 지지율이 올라가기에 지지율이 폭락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는 다름 아닌 기시다 정권에 대한 실망감의 표출이 아닐까. 이번 내각 개조에 대한 자민당 인사에 대해 '평가하기 않는다'  68%나 되고 '평가한다' 19%를 세 배나 넘었다. 자민당과 통일교의 관계에 대해 '대단히 문제가 있다'  64%, '어느 정도 있다'  23%로 합치면 90% 가까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정치가는 '통일교와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 86%나 된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77%나 된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문제가 드러나면 개각할 때 그에 대해 대처하는 시늉이라도 했다. 그런데 기시다 정권에서는 아베 사망 이후 매일 같이 자민당 의원과 통일교의 관계가 보도되었는데도 마치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대처를 하지 않았다(https://news.yahoo.co.jp/articles/c8cef5ee608ba17cf4ee1b6b5dfc5485555c040f). 

 

기시다 정권은 매우 운이 좋아서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아베와 스가 정권에 대한 피로감에서 해방된 점이 있다. 아베의 장기집권에 독단적이라, 사람들을 항상 휘두르면서 피로감을 안겨줬다. 스가 정권도 독단적이라, 총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 지경이었다. 기시다 정권으로 바뀌면서 그런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었다. 기시다 총리의 외모는 옛날 귀족과 같은 분위기에 하나마나 한 말도 듣기 싫지 않게 했다. 전 정권에서 느낀 피로감을 느끼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기시다 정권의 지지율을 높게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아베 사망 이후 기시다가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아베가 살아 있을 때는 정권의 흑막이며 실세인 아베의 눈치를 보느라고 기시다가 하고 싶은 대로 못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아베 사망 이후 기시다 내각 개조에 나름 기대한 부분이 있다. 아베의 눈치를 보지 않고 기시다의 정치를 할 것이라는 허망한 기대다. 지금까지 기시다가 총리가 되고 싶은 건 알겠지만 뭘 하고 싶은지 잘 몰랐다. 그런데 2차 내각을 보면 아베의 영향 때문이 아닌 기시다가 뭘 하고 싶은지 방향성을 모르겠다. 거기에 2차 내각에서 아베 측근들이 다시 등용되면서 노골적으로 막 나가는 걸 감추려고도 하지 않는다. 아무리 몇 년 사이에 선거가 없다고 이렇게 막 나가도 되는 건지 할 정도다.

 

지지율 폭락에 대해서 다음날 관방장관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서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2c6c83460760c3ea0bbe0e8143ee95314d73113e). 사실,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서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건 문장이 성립되지 않는다. 지지율 30% 중반으로 폭락했다는 건 앞으로 정권 운영이 어려워진다는 걸 의미하는 심각한 수치이다. 그런 수치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건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건 한국의 현정권에서도 같은 말을 한 것 같다. 이들은 쌍둥이인가? 사실, 기시다 총리는 자신에게 '듣는 힘'이 있다고 자신의 수첩을 자랑했던 인물이다. 그것도 그저 입에 발린 말이었을 뿐이다. 지지율이 폭락한 마당에 국민들의 여론이 어떻든 상관이 없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의미이기에 아주 솔직하게 막 나가고 있다. 

 

기시다 정권 지지율이 폭락한 이유에 대해서 자민당과 통일교의 유착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걸로 만 몰아가고 있다(https://news.yahoo.co.jp/byline/oohamazakitakuma/20220822-00311358). 2차 내각 출범과 맞물려서 통일교와의 관계 청산은커녕 대놓고 앞으로도 통일교의 협력을 받을 것처럼 하고 있다. 창가학회라는 종교를 기반으로 한 공명당과 연립을 하면서도 기시다 정권에서 이럴 수 있는 건 지난 선거에서 아베 사망의 영향으로 자민당이 크게 이겼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종교와 정치의 유착관계는 아주 복잡하기에 표면적으로 통일교만 때리고 있지만 관계를 정리하기가 정말로 어려운 문제이다. 우선, 기시다 정권에서 통일교와 관계를 청산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지금 기시다 정권, 자민당이 총체적 난국인 상황으로 통일교와 유착관계도 그중 하나인 것뿐이다.

 

마이니치신문 발표에 따르면 아베 국장에 대해서도 '찬성' 30%, '반대' 53%에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fc0ed1e4f625ceb4e9bd7739737a8557ee5aaa20). 자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 66%, '반대' 17%라고 하지만 일본 국민은 자민당 지지자로만 구성된 것은 아니다. 기시다 정권 지지율 폭락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성급한 아베 '국장'을 정한 것으로 역풍이 불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초래한 상황이다. 

 

 

기시다 정권의 특징은 철저하게 무대책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131309366db4685a61b9270993d1bc5c88893749). 그런 한편, 자민당이 필요한 것에는 아주 기민하게 움직인다. 물가가 올라서 국민들 생활이 힘들어도 상관이 없다. 코로나 감염 확대로 사망자가 하루에 300명 가까이 나와도 일본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 오늘 하루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340명으로 사상 최다를 경신했을 정도다(https://news.yahoo.co.jp/articles/77c918d0f3009911305c222cd85cf59baeff3350). 기시다 정권 2차 출범으로 그동안 아베의 그늘에 가려 보이지 않던 무능한 기시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요새 새로 붙인 포스터다. 결단과 실행, 생활을 지킨다. 정치는 국민의 것 자민당. 어쩌면 기시다 정권에는 없는 말만 골라서 추렸는지 모를 정도의 문구다. 반어법을 쓰는 카피 실력이 대단하다고 할까, 너무나 공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