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경은 오전에 흐리고 춥다가 오후에 들어서야 볕이 나기 시작했다. 요즘 며칠은 마치 겨울이 되돌아온 것 같이 흐리고 추운 날씨다. 일기예보를 보면 겨울과 같은 기온이다. 하지만, 지난주 따뜻했고 주위에 벚꽃이 피고 있다. 계절이 바뀌느라고 겨울 기운과 봄기운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 페이스북에 실린 재미있는 기사를 보고 웃고 말았다. 내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점을 다른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느낄지는 전혀 모르겠다. '매거진 9'라는 진보매체에 실린 '스즈키 고' 씨의 기사 제목이 '왜설 사건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나는 일본에서 외국인 여성으로 살면서 범죄취급 받지 않는 '성범죄'가 일상적인 일본에서 남성인 저자가 보기에도 왜설(성범죄) 사건이 많은 것인가? 하면서 기사를 읽었다. 왜냐하면, 일상적으로 성적인 범죄, 적발되어 잡히지 않더라도 범죄가 그냥 보통 일처럼 흘러넘치기 때문이다. 특히, 봄이 되면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 기사를 소개하는 이유를 먼저 쓴다. 요새 한국에서 일어나는 '성범죄'에 관한 기사로 접하면서 일본과 유사한 일이 아주 많아지고 있는 걸 느낀다. 특히, '성범죄'에 관해서 일본과 근접 아니면 일본을 넘어설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 '성범죄'에 관해서 일본 '따라잡기'를 하고 있다면 실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의 '성범죄'적 측면을 '반면교사'로 삼을지언정 '따라잡기' 모양새라면 한국이 일본을 능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국이 훨씬 공격적인 성향으로 월등하게 일본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에 대해서 '성범죄'를 일본문화로 보면 안 된다. 일본의 사회제도,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성범죄'가 일본을 '따라잡기'위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스즈키 씨의 기사를 중심적으로 소개한다.
〇 이해할 수 없는 판결
2019년 3월 13일자 마이니치신문 기사에 "음주로 인해 의식이 몽롱한 여성에게 성적 폭행(강간?)을 했다고 해서 준강간죄로 기소된 후쿠오카시 하카타구 회사 임원 남성(44세)에 대해, 후쿠오카 지방재판소 구루메 지부는 12일, 무죄(구형/징역 4년)를 언도했다.
니시자키 재판장은 [여성이 거부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은 인정하지만, 피고(가해자)가 그 걸 인식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남성은 2017년 2월 5일, 후쿠오카시에 있는 음식점에서 당시 22세 여성이 음주로 인해 만취해서 저항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성적폭행(강간)을 했다고 기소당했다.
판결에서 니시자키 재판장은 [여성에게 데킬라 등을 몇 번이나 원샷으로 마시게 해서 토하고 잠에 빠져서 저항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인정한 다음에 여성이 눈을 뜨거나,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여성이 허용했다, 고 피고가 오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판단했다.
스즈키 씨는 이 기사를 읽고 잘못 본게 아닐까 해서 몇 번이나 읽고 다른 신문에서도 같은 재판 기사가 실린 것을 확인했다. 다른 기사도 같은 내용인 걸 보면 이 재판장이 정말로 이런 판결을 냈다는 걸 알았다.
이런 걸 '범죄'가 아니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떤 경우가 '성범죄'로 처벌을 받는 걸까? 재판장이 머리가 이상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테킬라를 몇 번이나 원샷으로 마시게 하고' '토해서 잠에 빠져' '저항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 여성을 상대로 성행위를 한 남자가 무죄라면, 술을 마시고 취하면(아니, 약물을 쓸 수도 있지), 뭔 짓을 해도 용서받는다는 것이 아닌가.
최근, 이런 왜설(성범죄) 사건이 증가하는 것 같아 신경이 쓰인다.
〇 '왜설도'가 상승한 계기는....(중간을 생략)
가장 유명한 것으로 전 TBS 기자로 아베 밀착인 야마구치 씨 케이스다. 2015년 이토 시오리 씨가 야마구치 씨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각종 증거를 가지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결국, 야마구치 씨는 체포당하지 않았다. 그 후 야마구치 씨는 우파 TV를 비롯한 각종 매체에서 당시 상황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자신의 성적 취향을 공적인 장소에서 말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주저가 없는 것일까, 술 취해서 자신이 한 일을 자랑하는 이상한(スケベ라고 했는데 적당한 한국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아저씨와 뭐가 다른가?
일본에서 '왜설도'가 급상승한 것에 기여한 것은 야마구치 씨와 그의 편을 든 '권력층'인 것은 틀림없다.
〇 경관도 신문기자도 '왜설도'업에 협력?
경찰이 한 짓에도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2014년에, 오사카부경 전직 경찰관과 당시 미노서 순사부장이었던 남성 5명이 지인 여성을 집단 강간했지만, 이 건도 불기소가 되었다. 불기소 이유가, 5명의 '여성의 저항이 약해져서 동의한 것으로 생각했다'는 변명을 인정한 것이라고 한다. 다른 경찰이 한 '치한'행위도 있다. 요미우리 신문기자가 다른 신문 여성 기자를 집요하게 성희롱한 사건도 있다.
〇 일본은 '아름다운 나라'인가?
여기 쓴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도 본다-중략-
아베 씨는 '아름다운 나라로' 라고 말한다. 정말, 실체가 그런 가? '왜설 사건'의 다발은, 아베 씨의 말과 반대다.
나는 기사를 읽으면서, 여기가 일본인가? 한국인가? 헷갈렸다. 이제는 일본도 당당하게 사법부 따위는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이렇게 명백한, 이런 사건을 '성범죄'로 인정하지 않으면 어떤 일을 '성범죄'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사건도 불기소가 되고 무죄가 된다. 야마구치 씨는 아베 정권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고, 후쿠오카시 강간사건은 가해자가 회사 임원이다. 집단강간은 전/현직 경찰관이 가해자다. 대단하다!
이런 기사내용을 보면 사법부가 '성범죄'를 유도하고 조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단, 기사를 제대로 '독해'하지 못한 돈 없고 힘없는 남성이 같은 범죄를 저지르면 바로 잡혀 가겠지.
이 내용을 다루기 위해 일본에서 '성범죄'에서 가장 심각한 '강제 성교(강간)죄'와 '준강제 성교(준강간) 죄' 성립요건을 검색했다. '강제 성교(강간) 죄'가 "13세 이상의 남녀에게 폭행, 협박으로 성교하는 것을 뜻한다". '준강제 성교(준강간) 죄'는 "13세 이상의 남녀에게 심신상실(정신적)이나 (물리적으로) 저항 불가능한 상태인 사람에게 성교하는 것을 뜻한다"라고 되어 있다. 나는 이 걸 읽고 일본에서 '성범죄'는 범죄로서 '성립'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걸 알았다. 만약에 내가 '피해자'라고 해도 죄가 성립한다는 걸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는데, 할 수 있을까? '성범죄'를 증명하는 것 자체를 아주 힘들게 한 것이다. 즉, 간단히 말하면 일본에서 여자들이 '강간'을 당해도 입 닥치고 조용히 죽은 듯 살라는 법률이다. '피해자'를 정신적으로 죽이는 것이다. 강간은 '영혼의 살인'이라고 하니까. 연령도 아주 이상하다. 13세 이상으로 잡은 것도 연령이 너무 낮다. 일본의 '성범죄'는 사회제도, 구조적인 것으로 심각한 문제다. 한국은 어떨까?
참고로, 왜설사건이 많아졌다를 구글에 쳤더니, 같은 제목의 글이 많았다. 아하, 일본사람들도 같은 걸 느끼기는 하는구나! (여기가 재미있게 느낀 포인트다) 일본에서는 '성범죄'가 만성화해서 사람들이 문제시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법률부터 '가해자'편을 들고 있으며 기사에도 '피해자'는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마치, '피해자'가 없는 것처럼. 여성인 '피해자'의 관점은 등장 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피해자'는 어디로 갔을까? '성범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일본이 '낙원'인가? '성범죄' 사건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앞으로도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제 공원에서 찍은 벚꽃과 다른 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