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에서 본 오늘의 하이라이트였다. 시간대에 따라 극우들이 하는 퍼포먼스도 다르기 때문에 볼 수가 없었다. 야스쿠니에서 나오는 길에 봤더니 뭔가 이상하다. 뒤에서 봤더니 길 한가운데 사람들이 짝 각을 맞춰서 사진을 찍고 있다. 그렇다, 내가 군복 코스프레를 보면서 아주 불쾌함을 느끼는 것은 긴장감이랄까, 각을 맞추는 것이 전혀 없어서다. 군대식으로 행동하라는 것이 아니라, 절도가 있는 마인드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원래, 제복이라는 것은 거기에 맞는 정신을 요구하는 것인데, 정신이 담겨있지 않으면 제복은 위화감을 증폭시키는 이상한 복장이 될 뿐이다. 아이들이 소꿉장난을 하면서도 나름 직업정신을 직업에 맞게 표현하는데, 어른 아니 노인들이 정신은 빼고 옷을 가지고 장난치는 걸로 보여서 불쾌한 것이구나. 대만에서 온 친일파의 각진 행동, 긴장감을 보고 알았다. 대만에서 온 사람들, 사진 찍는 포즈를 취한 걸 보면 각이 짝 맞고 아우라가 나온다. 코스프레를 하더라도 이 정도는 해야지. 정작, 일본군 군복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은 복장만이 아니라, 정신도 후줄근하게 보인다. 뒤에서 갑자기 기상나팔을 불어서 깜짝 놀랐다.
야스쿠니 신사 바로 옆에는 극우들이 타는 차가 서있고 경내에서 단체행동이 눈에 띄지 않아서 봤더니 주차장 버스에서 대기해 있다가 나오고 있더라. 야스쿠니를 나왔더니 바로 길을 건너면 무도관이 있어 주변 경계가 아주 삼엄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 경찰이 쫙 깔렸다. 기동대도 많은 걸로 봐서 역시 일본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들은 극우들이라는 걸 알았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그들이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들은 둘 다 '애국심'이 공통분모일 것이다. 극우들은 스스로가, 아니면 비지니스로 '애국'을 내걸고 있는지도 모른다. 경찰은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요구되는 사항으로 '애국'이 있겠지. 다른 면에서도 그들은 아주 가깝게 보인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각진 행동을 하는 대만의 친일파가 전혀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주 신뢰해도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낀다. 정신이 멀쩡할 것 같다. 역시, 복장이 아니라, 정신이 문제가 아닐까.
야스쿠니를 나와서 구단시타 역으로 가는데, 납치 피해자에 대해 연설을 하고 있었다. 옆에는 대표적인 극우 논객 사쿠라이 요시코 얼굴이 깃발에서 보인다. 8월 15일은 야스쿠니라는 대단한 무대에서 일본 극우의 축제가 클라이막스를 맞이하는 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야스쿠니에서 느낀 것은 지금까지 봐왔던 극우단체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눈에 띄게 단체행동을 하는 것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아마, 경내에 경찰이 많이 배치된 것도 있지만, '일본회의'가 눈에 확 들어 오지 않는 것처럼 극우들의 눈에 띄는 행동을 억제하는 움직임이 있는게 아닐까? 그래서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하지만, 한꺼풀 벗기면 다 보이는 사람에게는 다 보인다. 새로운 시도로 극우단체 숨은 그림찾기도 시키려는 의도인가?
구단시타 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 가면서 올라오는 사람을 헤아려 보았다. 여기서 야스쿠니를 향하는 사람들 성비는 남성 9 : 1 여성으로 야스쿠니는 압도적으로 남성이 모이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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