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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이상한 치료

2014/11/06 이상한 치료

 

오늘 동경은 아침에 비가 왔다가 나중에 개었다. 그리고 다시 비가 오는 눅눅한 날씨였다. 어제는 좀 바쁘게 피곤한 날이었다. 오늘은 강의가 있는 데, 학교 축제 때문에 쉬는 날이 되었다. 날씨가 화창하면 옷 정리를 하려고 했더니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페이스북에 들어갔더니, 네팔 아이가 들어왔다. 현재 카투만두에 있다면서 채팅을 좀 했다. 이번에 가서 가족들을 만나서 너무 좋았다면서, 많은 걸 생각하고 있다나… 가족들 사진 올린 걸 보니 형제들이 다 뚱뚱해졌다. 엄마가 눈에 띄게 나이를 먹은 티가 난다. 그래, 생각하는 건 동경에 돌아와서 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라고 했다. 네팔에서 돌아오면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엄청 많을 것이다. 잘난 척도 하고, 이런 저런 말을 하러 오겠지...

아침을 먹고 몸을 치료하는 곳에 전화로 예약했다. 한시 넘어서 오라고, 간단한 점심으로 누룽지를 끓여 먹고 나갔다. 요새, 누룽지가 아주 맛있다. 나가는 김에 세금도 내려고 준비해서 갔다. 치료하는 곳은 티켓을 사서 두 번 할 것이 남아 있었다. 치료하는 사람이 젊은 데, 영 어설프다. 처음부터 너무 엉성해서 신뢰가 안 갔지만, 가까워서 다니기로 한 것이다. 거기에 젊은 사람을 좀 도와줘야 할 것 같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그 건 잘못된 판단과 생각이었다. 오늘 가서 확실히 알았다. 지금까지 내가 치료를 받았던 곳 중에 첫 번째나 두 번째로 황당한 곳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모르는 곳에는 안 간다. 아는 사람 소개를 받아서 가던지, 아뭏든 전혀 모르는 곳에는 안 가는 데, 가까운 곳에 있어서 갔었다. 처음에 갔을 때, 내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질 못한다. 기가 막혔다. 진료를 하려면, 환자를 봐야지… 거기에다 내가 하는 말을 듣지 않는다. 얼굴을 마주 보지 않고 등 뒤에서 말을 할 때는 정상인 것 같다. 하는 말의 내용도 좀 이상하다. 자기가 경험이 많다는 걸 강조한다. 실력있는 사람은 실력으로 증명하지 말로 하지 않는다. 자기가 경험이 많다고 하는 것 자체가 수상하다. 내가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에 관해서는 대답도 안 한다. 환자를 제대로 보는 것보다, 자신을 잘 보이는 것이 중요한 모양이다. 완전 엉터리의 전형이다

시술이 아주 아프다. 심지어 멍이 들기까지 했다. 몇번째인가, 내가 그걸 지적했다. 이렇게 아프면 환자가 오냐고, 사실 그렇게 아프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 멍이 든다는 것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적지 않은 돈을 내고 티켓을 사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열심히 다녔다. 그런데, 오늘은 2주 만에 간 것이다. 아픈 것은 날에 따라 다르다. 그동안 조심해서 쉬었고,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나, 습기가 많으면 좀 더 아프다. 근본적인 치료를 한다고 했는 데, 근본적인 치료는 안되었다. 오늘은 시술을 받는 데, 전화가 와서 두 번이나 전화를 받는다. 거기에다 다 끝나서 나와보니 5분 전이다. 나는 1분당 100엔 이상을 낸다. 오늘 치료시간에서 10분 정도를 떼어먹은 것이다. 성의가 없는 데, 성실하지도 않았다. 이런 걸 다 알아도 지적하지 못한다. 일본 사람들은 어떤 해코지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무서워서 그냥 당하기만 하는 것이다. 이건 나 만이 아니라, 일본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번에 무릎을 중점적으로 봐달라고 해서 왼쪽 무릎을 조정했다. 나는 오른쪽도 할 줄 알았다. 안한다. 오늘은 오른쪽 무릎을 봐달라고 했더니 오른쪽 다리를 중점적으로 한다. 왼쪽은 안 한다. 왜 양쪽을 하지 않는지? 나의 문제는 좌우 균형인 데… 기가 막혔다. 치료를 받고 난 후가 더 아프다. 양쪽 다리 균형이 더 이상해진다. 이게 나아가는 과정인지 잘 모르겠다. 돈을 낸 것이라, 남은 횟수를 채우고 다시 가면 안 되는 곳으로 했다

지난 번부터 오래 다니라고 강조한다. 아니, 비싼 돈을 주고 열 번이나 다녔으면 뭔가 확실한 결과를 보여 줘야지. 젊고 실력이 없으면, 겸손하게 환자를 대하고 성의를 가지고 치료하려고 해야지. 어정쩡한 젊은이라, 뭔가 아픈 사람 같아서 돕고 싶은 심정도 있었지만, 아닌 것 같다. 갔다 와서 머리가 더 복잡해지는 곳은 가면 안된다. 다른 병을 만들 것 같다는… 세상 참 이상하다

사진은 9월 말경에 갔던 규시바리큐 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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