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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일본, ‘조폭화’한 사회

2015/06/29 ‘조폭화’한 사회

 

오늘 동경 날씨는 오전에 흐렸다가, 오후가 되어 맑아졌다. 월요일에는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어제 일기예보를 보고 날씨가 개일 줄 알고 아침에 담요를 빨았다. 그런데 오전에 날씨가 우중충해서 조금이라도 담요를 말려놓고 가지 않으면 도서관에 가서도 신경이 쓰인다. 도서관이 도보로 밖에 다닐 수가 없어서 비가 와도 금방 돌아올 수도 없기에… 담요를 좀 말리다 보니 도서관에 가는 것이 좀 늦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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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넘어서 집을 나섰다. 도서관에 가는 길에 공원 가까이에 있는 농가 마당에 콩과 양파, 오이 등이 있었다. 콩을 두봉지 사서 넣었다. 농가에 가기 직전에 자두나무에서 자두가 익어서 세 개가 나란히 떨어져 있었다. 세 개를 줏고 콩도 사서 가방에 넣고 뒤돌아봤더니 다시 자두가 하나 떨어져서 자두 네 개를 간식으로 먹으며 도서관을 향했다

도서관에서는 나름 수확이 있었다. 요전에 빌려서 읽은 책은 반납하고 새로 책을 세 권 빌렸다. 그 중 한 권은 도서관에서 읽기 시작했는 데, 헤이트스피치에 관한 책이다. 내용은 대충 아는 것이었지만, 헤이트스피치 내용이 적나라하게 나와있어 읽기가 힘들다. 마음이 돌처럼 굳어지고 어느 새 어금니를 꽉 물고 있었다. 이책을 읽고 뭘 얻을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긴 읽는다. 헤이트스피치는 지금 일본에서 극히 일부 과격한 사람들의 행태가 아니다. 일본사회 전체가 오락처럼 헤이트스피치를 하는 상황이다. 내가 직접적으로 듣지 않더라도 일본사회에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헤이트스피치라는 폭력에 휘둘리며 산다는 걸 의미한다

오늘 반납한 책 한 권이 양석일 선생이 쓴 책이다. 요전에 ‘달은 어디에 떴나’라는 옛날 영화를 보고 원작을 읽고 싶어서 읽은 책이다. 거기에 나오는 한대목을 소개한다.
“조폭에서 정치결사로 변신한 것 우익단체 선전차가 최대한으로 볼륨을 높여 군가를 틀고 (중략) 하는 말이 헌법이 미군이 점령했을 때 강요당한 것이니까, 전쟁을 할 수있게 해서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조폭 특유의 목소리가 시부야 상공에 울렸다. 그 옆에는 좌익의…” 이 책이 처음 발행된 것이 1981년이었다. 책에 나온 조폭같은 우익들의 행태는 이전부터 동경시내 번화가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그 광경은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무서운 아주 극단적인 사람들이 주장하는 극단적인 내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아베정권을 지지하는 핵심적인 세력이 그런 사람들이다. 아베 총리가 하는 말이 같은 내용인 것이다. 아니, 극단적인 우익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일반이 되고 말았다. , 일본사회 전체가 조폭 같은 극우화했다고 할까.

친구에게 그 대목을 알려주며, 전에는 극단적인 무서운 사람들이었는 데, 지금은 대부분 사람들이 이렇게 되었으니, 극우의 승리네. 우익의 승리든 좌익의 패배든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우익의 승리라기보다 ‘조폭’의 승리인 것이다. 그리고, 일반사람들이 ‘조폭화’한, '조폭의 대중화'한 사회가 된 것이다. 일반사람들이 ‘조폭화’해서 ‘애국’이라는 미명 하에 정당화된 폭력적인 행태가 헤이트스피치인 것이다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생각하니, 815일에 야스쿠니 신사에서 본 군국주의 찬양에 흥분한 사람들이 8 15일 야스쿠니에 모이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도처에 있는 사람들이 된 것이다. 그냥 보통사람들이, 사회전체가 군국주의 찬양에 흥분한 분위기가 된 것이다. 거기에는 주변 국가에서 침략할지도 모른다는 ‘위협’이 무대장치로서 꼭 필요하다. 주변국가는 ‘반일’로 무장되어 일본을 ‘위협’한다는 것은 세트다. ‘애국’을 강요하려면, 항상 ‘가상의 적’이 ‘공격’한다는 ‘위협’이 필요하다. , 필요에 따라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일본의 ‘주특기’니까… 

사진은 수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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