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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아베가 다시 설치고 있다

NHK에 따르면 5월 4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609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42,322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99명으로 사망률 1.33%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4,199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614,26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0,500명으로 사망률 1.71%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연휴라서 경신이 되지 않았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541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24,26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40명으로 사망률 1.48%이다. 한국의 백신 접종 실적은 3,733,940건이다.

 

오늘도 황금연휴인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을 보면 오사카 884명, 동경도 609명, 효고 337명, 후쿠오카 239명, 홋카이도 233명, 아이치 219명, 가나가와 214명, 사이타마 185명, 치바 124명, 교토 113명의 순이다. 사망자는 오사카 20명, 홋카이도 5명, 효고 4명, 기후 3명 등으로 합계 50명이다. 

 

신규 확진자를 지난주와 비교하면 동경도 219명이 줄고, 오사카 347명이 줄고, 164명 줄고, 후쿠오카 38명 줄고, 아이치 62명 줄고, 홋카이도 112명 늘고, 일본 전국에서 767명이 줄었다. 오늘 신규 확진자가 지난주보다 준 것은 연휴로 검사가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참고로 2일 속보치 PCR 검사가 13,416건이었다. 한국은 어제 검사수가 80,892건이었다. 일본에서 연휴에 이렇게 적은 검사 수라면 내일과 모레, 이번 주말까지 신규 확진자가 적게 나온다. 주말이 되면 다시 검사가 줄기 때문에 다음 주 PCR 검사가 올라가야 신규 확진자의 증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신규 확진자를 줄일 때 통상적으로 검사를 줄이는 방식을 쓰기에 이번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일주일 후에 제3차 비상사태 선언이 끝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오사카에서 연장 요청을 결정했다. 스가 총리도 해제 판단이 어렵다고 한다. 비상사태 선언 해제가 아닌 연장이 기정사실인 것 같지만 일본에서는 비상사태 선언이나 해제를 감염 확대 국면보다 '정치적인 판단'으로 하기에 어떤 결정을 할지 모른다고 본다. 코로나 감염 확대 상황을 보면 비상사태 선언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도쿠시마에서 '만보' 적용을 요청했다. 홋카이도에서도 '만보' 적용을 요청했다. 홋카이도 '만보' 요청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많다. 황금연휴에 오사카나 동경에서 관광객이 많이 갔다고 한다. 홋카이도에서 '만보' 요청을 정한 타이밍은 황금연휴 관광객을 받고 5일에 동경올림픽을 위한 테스트 마라톤 대회를 하고 난 다음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후쿠오카에서 황금연휴가 끝나서 '만보' 적용을 요청한 것과 같은 문맥이다. 

 

뉴스에서는 매일 같이 도심에 사람이 줄었다, 늘었다고 보도한다. 도심에는 사람들이 줄고 대신에 공원이나 교외에 외출한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92401). 아무리 외출을 자제하라고 해도 휴일에 공원이나 교외로 가는 것까지 통제하기는 어렵다. 공원이나 야외로 나가는 것은 그만큼 감염 방지에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보도를 보면 감염 확대가 억제되지 않았을 때 '핑곗거리'를 만드는 것 같이 보인다.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눈치를 보면서 호텔에서 지내도 쇼핑을 나가지 않는다든지, 돗토리에 가도 가게에는 들어가지 않는 식이다(news.yahoo.co.jp/articles/dc4845dc37b6c1d92f05e3af67095a843efae157). 다른 관광지에 가도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 된다고 여기고 있을 것이다(news.yahoo.co.jp/articles/8fe9f1ae400a6f78e87a9a04e386d1b095f45262). 사실 언론에서 어떻게 떠들든 대다수의 사람들은 집에서 바깥에도 나가지 않고 외출을 자숙하고 있다. 

 

내가 사는 주변을 보면 평소보다 아예 걸어 다니는 사람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주위에서 다 어딘가로 여행을 갔다고 보지 않는다. 마트에 다녀오는 것도 주위를 살피면서 눈치를 볼 정도로 사람들은 신경 쓰고 있다. 나도 집 밖에 나가는 건 쓰레기를 버리거나 마트에 갈 때뿐이다. 마트도 며칠에 한 번 갈 뿐이다. 마트에 오며 가며 길을 봐도 정말로 사람이 없다. 평소에도 조용하지만 요새는 괴적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이상한 분위기다. 집에서 숨도 쉬지 않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일본 정부에서 아무리 외출을 자제하라고 해도 내가 사는 주변에는 워낙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기에 적당히 산책하는 것이 훨씬 건강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 하지만 워낙 일본 정부나 언론에서 떠들기에 밖에 나가는 것도 눈치가 보일 정도다. 집에서 있으면서도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니까, 사람들이 차를 타고 밖으로 나가서 신선한 공기라도 쐬고 싶은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차량 통행도 적어서 가끔 다니는 차는 평소와 달리 쌩쌩 달리고 있다. 워낙 다니는 차가 없다고 속도를 내는 모양이다. 

 

나도 오늘 오후에 나가서 머위를 따다가 다듬고 씻어서 장아찌를 담았다. 요전 날에는 신선초를 많이 꺾어다가 장아찌를 담았다. 내일은 신선초가 많이 난 걸 뽑아서 다른 곳에 나눠서 심을 생각이다. 겨울 동안 방에 장식했던 식물도 뿌리가 내려서 적당한 장소에 옮겨 심었다. 머위를 다듬고 씻는 단순 작업을 해서 스트레스가 많이 해소되었다. 이전에는 장아찌에 관심도 없고 장아찌를 싫어했다. 작년에 코로나로 비상사태 선언을 하고 난리가 나서 주위에서 스트레스 해소할 거리를 찾다가 머위를 따서 장아찌를 담갔다. 머위장아찌를 여름까지 맛있게 먹었다. 작년부터 주위에서 야생 나물을 따는 취미가 생겨서 다행이다. 작년에는 죽순도 캐러 갔지만 올해는 죽순을 캐러 갈 생각은 없다. 죽순을 캐는 공원은 좀 멀고 죽순을 캐기가 힘들었다. 죽순을 캐면 다듬어서 다시 삶아야 해서 쓰레기도 많이 생기고 번거롭다. 아예, 삶은 죽순을 사는 것이 편하고 좋다. 주변 농가에서 죽순을 캐서 가마솥에 삶은 걸 판다. 나물은 마당처럼 아주 가까운 범위에서 채집하고 있다. 오늘 머위 밭 한 군데를 갔으니 내일 다른 곳에 가서 머위를 따올 예정이다. 머위를 따거나 식물을 옮겨 심는 작업을 할 때는 주머니에 마스크를 넣고 나가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오며 가며 마주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오사카에서는 지역 의원급 병원에서도 작년 4월부터 '발열 외래'를 설치해서 일반 환자와 진료 시간을 별도로 코로나 환자 진료를 했는데 이번 '제4파'가 본격화된 4월에는 3월 환자의 3배나 되는 419명이 왔다고 한다(www3.nhk.or.jp/news/html/20210504/k10013012771000.html?utm_int=all_side_ranking-social_002). 그중 검사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106명으로 양성률 25%를 넘었다. 황금연휴에도 쉬지 않고 진료를 하고 있지만 예약 전화가 끊이지 않아 거절해야 하는 날도 있다고 한다. 자택 요양 중 상태가 악화해도 입원할 수 없는 환자가 늘어서 자택을 방문해서 진찰이나 전화로 증상을 듣고 약을 전하는 새로운 대응도 해야 한다. 의사 1명밖에 없는 의원에서 평소에 고정적으로 다니는 고령환자에 끼칠 영향을 고려하면 더 이상 코로나 환자가 늘면 일반 환자를 볼 수가 없게 된다고 한다. 

 

코로나 증상이 있어도 검사하면 '음성' 판정이 나오는 경우가 30% 정도 있다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ecfff7dbd24071bcbee1ee921833919f6a68d91c). 환자는 코로나 인정도 못 받고 집에서 요양을 하다가 증상이 악화되어 다시 검사하면 양성이 나온다고 한다. 그때야 코로나 환자로 보건소에 등록을 할 수가 있게 된다. 하지만 현재 효고는 병상이 차서 병원에 입원할 수가 없다고 한다. 효고는 자택 요양과 입원 조정 중인 환자가 3,000명 이상에 '위음성' 환자가 있다고 한다. 

 

'의료 붕괴'가 심각한 오사카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아무런 케어도 받지 못하는 케이스도 있는 모양이다. 의원에서 검사로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보건소에서 연락이 온 것은 11일 후였다고 한다. 오사카부에서는 자택 요양 판정을 받으면 배식서비스와 온라인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3d843ccad503336fe4e0a349592095127de8d552). 자택 요양 판정도 받지 못해서 식료를 부모의 협력으로 자신이 조달해야 했으며 의료 서비스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증상이 있어도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조달하기 위해 마트에 가야 할지도 모른다. 증상이 가볍다고 해도 다른 사람이 감염할 우려도 있기에 자택 요양을 할 수 있는 서포트가 필요하다. 

 

황금연휴라는 일본에서 가장 긴 휴가를 맞고 있지만 코로나로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가혹한 연휴이기도 하다. 장기화하는 코로나 국면에서 생활이 궁핍해진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92392).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것은 생활이 궁핍한 사람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상태라고 본다. 하지만, 생활이 궁핍한 사람들에게 부담은 더욱 클 것이기에 생활지원이 긴급히 필요하다. 제3차 비상사태 선언으로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나 자살하는 사람,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게 더 무겁게 덮치고 있다고 한다. 황금연휴 기간은 행정기관도 쉬기에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지원을 요청할 길이 없어지기도 한다. 

 

 

어제는 일본 헌법기념일이었다. 아베 전 총리가 나와서 스가 총리에 쉴드를 치는 발언을 했다(news.yahoo.co.jp/articles/c93ba15475cf0ed695c43c7820eb794ec9112d62). 9월로 임기 만료인 스가 총리 후임에 대해 당연히 스가 총리가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아베는 "내가 갑자기 병으로 사퇴한 후 스가 총리는 힘들었을 것이다. 어려운 코로나 국면에서 정말로 제대로 하고 있다. 감사하다고 여긴다"라고 평가했다. 거기에 "작년, 총재선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총재를 바꿀 것인가? 자민당원이라면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라고 당내에 일고 있는 '스가 총리 교대론'을 견제했다고 한다. 그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아베에게 화를 내는 것뿐이다. 아베는 지금도 일본이 자신의 손바닥 안에 있는 줄 아는 모양이다. 자신이 상왕쯤 되는 줄 알고 있나? 또 하나 사람들 속을 뒤집은 건 동경올림픽 개최에 관한 것이다. "올재팬으로 대응하면 올림픽 개최할 수 있다"라는 발언이다(news.yahoo.co.jp/articles/ec677ef03fe31325d55740582bbb40486985b6f1). "일본만이 아니라, 세계가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대회로 하고 싶다"라고 했다. 너무나 현실과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의 발언이다. 자신이 코로나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은 관계로 일본이 엉망이 되고 지금까지 사람들이 힘든 상황에서 견디고 있다. 자신이 올림픽을 연기해놓고 현재 코로나 감염 확대 상황은 1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국민 총력전"으로 동경올림픽 개최에 매진하자고 한다. 정말로 동경올림픽 개최는 일본에서 '전쟁'을 하는 개념이구나. '총력전'이라면 코로나에 대해서 했어야 했다. '총력전'을 해서 일본이 얻는 게 뭘까? 일본에서는 '올재팬'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다른 말로 하면 참 쉽게 '총력전'이라는 전쟁용어를 쓰면서 국민을 동원하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 일본에서는 군국주의 망령이 지금도 살아서 숨 쉬고 움직인다. 사람들은 군국주의를 혐오하면서 좋아하는 애증의 관계다. 젊은 세대에게는 혐오하는 사람이 아주 적고 오히려 멋있게 여기는 사람이 많을 걸로 본다. 군국주의가 일본 문화에 뿌리를 내려서 정신과 육체에 깃들었다. '올재팬'이 너무나 익숙하기에 전쟁용어라는 걸 잊고, 군국주의라고는 꿈에도 모른다. 단지, 멋있어 보이는 말로 인식하고 있다. '올재팬'은 '멋있는 일본' 정도인가? 극우이기에 당연한지 몰라도 제정신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