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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비상사태와 숨바꼭질하면서 올림픽 무관중, 술은 안돼

NHK에 따르면 7월 8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896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9,252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246명으로 사망률 1.25%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2,246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814,53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4,933명으로 사망률 1.83%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어제와 같은 6일 현재 실적이었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275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64,02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034명으로 사망률 1.24%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5,476,019건이다.

 

오늘 일본에서 1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은 다음과 같다. 동경도 896명, 가나가와 322명, 치바 200명, 사이타마 155명, 오사카 125명 순이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은 오키나와 5명, 오사카 3명 등으로 합계 17명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 492명이 늘었고 사망자 7명이 줄었다. 신규 확진자의 증가는 동경도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동경도를 포함한 수도권이 70%, 오사카를 포함하면 75.6%나 된다. 

 

한국도 신규 확진자가 아주 많이 나왔다. 어제 PCR 검사가 114,988건이라고 한다. 일본도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어서 PCR 검사수가 늘었나 봤더니 6일 속보치로 38,636건이다. 동경도는 7,717.3건에 양성률 6.3%라고 한다. 동경도의 적은 검사수를 보고 어처구니가 없는데 일본 전국도 마찬가지이다. 일본 전국 검사수가 한국의 3분 1이고, 동경도는 15분 1 정도다. 일본에서는 PCR 검사에 철천지한의 원수를 진 것인지, 아니면 한국에서 많이 하니까, 죽어도 많이 하기 싫은 건지 모르겠다. 감염 확대 국면마다 확인하지만 번번이 검사가 적다는 걸 보고야 만다. 도무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요즘 동경은 장마철이어서 비가 많이 온다. 오늘도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에 강의를 나갔다. 항상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 전철을 타기 때문에 다른 때와 비교가 가능하다. 오늘 아침에 전철을 타고 깜짝 놀랄 정도로 사람이 적었다. 평소 5분 1 정도로 전철이 텅텅 비었다. 다치카와에서 환승해도 비슷할 정도로 사람이 적었다. 그렇구나, 지난번에도 비상사태 선언이 내리면 전철에서 사람이 확 줄었다. 나도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해서 전철을 타지 않았으니 비상사태 선언을 한 직후 밖에 모른다. 오늘도 비상사태 선언을 한 것처럼 전철에 사람이 없었다. 실제로는 아직 비상사태 선언이 내린 건 아니다. 이런 현상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경험한다. 사람이 없어지는 것은 전철만이 아니라, 신규 확진자가 늘 때는 길거리에 다니는 차도 줄어들 정도다. 오늘 비로소 깨달은 점이 있다. 동경에 사는 사람들은 비상사태 선언과 숨바꼭질을 하는 건 아닌지?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닌 일본 정부가 내리는 비상사태 선언과 겨루기를 하고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다음 주에 종강하는 강의가 있고 올림픽과 관계없이 7월 말에 종강하는 강의도 있다. 올림픽이 끼어서 종강이 더 늦어진 경우다. 그래서 이번에는 비상사태 선언이 내려도 온라인으로 전환하지 않고 대면 강의를 계속할 예정이다. 이번 동경도에 내린 비상사태 선언은 아직 거기까지 갈 단계가 아닌데 동경올림픽 개최를 위해서 선제적으로 내린 거다. 현재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비상사태 선언이 있는데, 자신들이 강조하는 기준도 무시하고 기분에 따라 '정치적 판단'으로 일찌감치 내리고 만다. 어제 동경도에 신규 확진자가 갑자기 900명대로 올라왔지만 중증자도 적고 병상 사용률도 낮다. 비상사태 선언을 하면서 동시에 상황을 봐가면서 일찍 해제할 수도 있다고 한다. 왜 이런 식으로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3차 비상사태 선언을 하면서 했던 말을 기억한다. 우선 2주간 황금연휴에 놀러 가지 말라고 비상사태 선언을 하고 황금연휴가 끝나면 해제한다고 했다. 그걸 들으면서 정말로 사람들 휴가철만 되면 비상사태 선언을 해서 혼줄을 내는구나, 이지메도 아니고 뭔가 했다. 결국 그 짧을 예정이었던 비상사태 선언은 약 2달이나 지속되었다. 오늘도 스가 총리는 길이길이 회자될 명언을 남겼다. 올림픽 개최를 "역사적으로 남을 역사적인 올림픽을 성공시킨다"라고 했던가? 아무튼 그런 말이다. 솔직히 하는 걸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기자회견을 보기는 했지만 자막도 없이 음소거로 봤다. 이번 동경올림픽은 일본 흑역사의 하나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올림픽 역사에도 황당한 올림픽으로 남겠지. 이미 개최 전부터 역사적으로 남는다는 의미에서는 성공했다. 

 

IOC 바흐 회장이 저녁에 도착했다. 그래서 기다리던 5자 회담이 열려서 동경도와 수도권은 '무관중'으로 결정이 났다(https://news.yahoo.co.jp/articles/e4bbd320c458d6e16dc0eb34fd4d2b6b745346b1). 여기에는 '무관중'과 '완전 무관중'이라는 말도 있다. 일본에서는 '무관중'이라고 해도 액면 그대로 '무관중'은 아니다. 즉, '무관중'이라도 IOC 관계자는 입장할 수 있고, JOC에서는 입장에 필요한 사람 수를 조사한다고 했다. 올림픽 경기 42 회장 중 34 회장이 수도권에 있지만 수용인원이 많고 적거나 경기시간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무관중'으로 결정이 난 '이례적인' 올림픽이 된다. 수도권과는 달리 미야기, 후쿠시마, 시즈오카, 이바라키 4현은 '유관중'이 되었다. 미야기, 후쿠시마, 시즈오카는 "수용인원 50%나 1만 명 중 적은 편"을 입장시킨다. 이바라키는 학교 연계로 초등학생과 중학생만 넣는다.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홋카이도는 조정하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이 '무관중'으로 입장권 수입 900억인데 그 수입이 대부분 없어져서 JOC는 크게 적자를 본다고 한다.

 

동경도의 비상사태 선언을 먼저 결정했으니 수도권 '무관중'으로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니 시민들의 분노로 '무관중'으로 하지 않았다가 스가 정권과 자민당이 위험하게 생겼다. 그래서 '무관중'으로 해놓고 이제는 JOC 하시모토 회장부터 고이케 동경도 지사 등이 사죄하는 쇼를 벌이고 있다. '유관중'으로 제멋대로 정해놓고 동경도에 덜컥 비상사태 선언도 해놓고 다시 '무관중'으로 했으면서 마치 거대한 압력에 굴하기라고 한 것처럼 사죄 쇼를 하는 걸 보면 가지가지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걸 보면서 동경올림픽에 사람들이 더 정이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그들이, 사람들을 억압하는 것에 도가 튼 인간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만무하다. 다시 주류 제공을 금지하는 쪽으로 나왔다. 이번에는 주류 판매업자에 압력을 행사해서 주류 제공 정지에 따른 휴업 요청에 응하지 않는 음식점에 대해 주류 판매를 정지하도록 요구했다. 이 방침에 대해 오랜 단골 가게 등에 칼을 꽂아야 하는 판매업자는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음식점만이 아니라 주류 판매업자도 망하게 만들고 싶은 거다. 음식점에 치명적이다. 스가 정권에는 음식점에 원한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정치가들은 파티를 열고 올림픽 선수촌에서는 음주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감염경로 가운데 회식은 아주 적지만 음식점 영업시간 8시까지에 주류제공 정지를 철저하게 하겠다고 벼른다. 참고로 어제 동경도 신규 확진자 920명 중 감염경로를 알고 있는 케이스가 375건이다. 내역을 보면 가정에서 189건, 직장 67건, 그 외 47건, 시설 내 40건, 회식 29건, 밤거리 3건이다. 회식은 전체의 8%에 불과한데 공격하는 타깃으로 한 걸 보면 정말로 심뽀가 고약하다는 걸 알 수 있다(https://www.youtube.com/watch?v=nQrkZiyIed8).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반발해서 몰래 술을 팔고 몰래 마시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