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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겨울인가?

2015/11/12 겨울인가?

 

오늘 동경은 흐리고 추운 날씨였다. 날씨가 갑자기 확 추워졌다. 이렇게 추워질 줄 모르고 아침에 나갈 때 옷을 가볍게 입고 나갔다. 얇은 코트 속에 반소매를 입고 학교에 갔었다. 학교에 도착해서 기온이 낮아서 깜짝 놀랐다.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 해서 체온을 높였기 때문에 바깥이 추운 줄 몰랐던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본격적인 추위가 아니라 건물 안은 괜찮다. 강의 때는 학생들도 있고 또 강의를 하고 있으면 집중해서 정신이 없으니 추운 줄도 모른다. 고생은 강의가 끝나서 돌아올 때 역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때다. 추운 곳에 한참 앉아 있으려니 다리가 시려서 덜덜 떨다가 전철을 탔다. 다음에는 다른 경로를 써야겠다.

오늘은 여성학과 노동사회학이 있던 날이다. 노동사회학은 3교시 거의 남학생에, 점심시간 직후라 학생들이 졸린 시간대이다. 지난 주에 강의 중에 조는 학생들이 꽤 있었다. 오늘은 학생들에게 줄 사탕을 가져갔다. 졸지말라고…

아는 학생이 좋아한다는 사탕을 샀던 것… 사탕을 주기 전에 대학생에게 사탕을 줘도 되는 건지 2주일 동안 고민했다고 했더니, 학생들이 키득거리고 웃는다. 뭐가 웃기냐고 물었더니, 뭔 고민씩이나 했냐고… 너네 대학생이면 어른인데, 어린이 취급해서 사탕을 준다고 할까 봐… 학생들은 그저 좋아라고 해맑게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사탕 한알로 행복해하지 마, 너무 없어 보여… 근데, 이건 졸지 말라는 약인데, 알고 있지? 그렇게 사탕을 나눠서 빨면서 수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오후부터 난방이 들어왔다. 바깥은 추워도 건물 안을 아직 춥지 않은데, 갑자기 난방이 들어와서 더워졌다. 나는 창문을 열고 수업을 했다. 졸음방지로 사탕을 줬지만, 학생들은 갑자기 따뜻해진 바람에 졸기 시작했다. 하긴 졸리기도 하겠다. 식곤증에 따뜻한 난방이 들어왔으니…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서 생선을 사려고 한참 망설였다. 오랜만에 갈치를 살까, 지금 제철인 자연산 연어를 살까,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결국 아무것도 안 사고 돌아섰다. 집에 카레가 남아있어서다. 집에 와서 가장 먼저 한 것은 바바리코트를 석 장 꺼내서 밖에 내놨다. 저녁을 준비하기 전에 벽장에서 구겨진 곳에 물을 뿌려서 베란다에 걸어놨다. 저녁으로 가락국수를 삶아서 카레에 말아서 카레 가락국수를 만들어서 먹었다

내일도 날씨가 춥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겨울이 된다는 건 억울하다. 겨울을 맞을 몸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내가 사는 주변은 가을이 아주 좋다. 아직, 아니, 전혀, 가을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 겨울이 너무 황급히 온 것 같다. 제발, 아직 겨울이 온 것이 아니길 바란다

사진은 어제 수업이 끝나서 내려오면서,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찍은 것이다. 주변의 가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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