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8 옥타마의 가을 6
옥타마의 가을이 마무리되어간다. 마지막 코스를 걷고 역에 와서 돌아올 때는 동경역까지 직행으로 가는 빠른 열차를 탔다. 친구와 나는 일찌감치 타서 자리를 잡아 앉았다. 조금 전에 간 열차에 탔으면 돌아가는 길 경치도 볼 수 있었을 텐데, 산속이라 해가 저무는 게 순식간이다. 전날 밤에 잠을 충분히 못 잔 탓에 나는 열차에서 잠을 잤다. 한시간이나 한 번도 깨지 않고 곤히 잤다. 친구는 나를 놀렸다. 입을 벌리고 자나, 코를 골지 않나 관찰했다는 것이다. 아주 얌전히 입을 다물고 코도 골지 않고 잤단다. 내가 알게 뭔가. 코를 골았다면 내가 놀래서 깼을 거다. 트랙킹을 하면서 중간에 족욕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잠을 자서 거의 피로가 남지 않았다. 빠른 열차도 다치카와까지 한 시간이 걸렸다. 아주 먼 곳이라는 거다. 다치카와에서 내려서 집으로 오는 모노레일을 탔다. 우리집 근처가 공기가 매우 좋다. 그런데 역에 내려 공기를 맡으니 그저 그런 공기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옥타마 공기가 얼마나 신선하고 좋았는지 확 비교가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집 근처 공기에 고마워하지 않고 옥타마를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 다른 계절에 가서 걷고 싶은 곳이다. 이달 중으로 가까운 다카오산에도 다녀올까? 등산을 하는 친구가 말하던 기분 좋은 피로감이 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이번에 트랙킹슈즈를 처음 신었다. 그 것도 친구가 보내줘서 가지고 있었던 거다. 신어보고 왜 신어야 하는지 확실히 알았다. 운동화에 비할 바가 아니더라는… 그리고 헐렁한 청바지를 입었는 데, 신축성이 좋은 운동복 바지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수건이나, 양말은 여벌로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는 것도 알았다. 트랙킹을 처음으로 간 초짜의 감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