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31 세계가 지옥으로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18도나 되는 봄처럼 아주 따뜻한 날씨였다. 도서관에 가는 월요일이지만, 집에서 일을 할 예정이었다. 도서관에 가도 아직 시험기간이라, 붐비고 책을 빌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다 열고 환기시키면서 오전에 내년도 수업 시라바스를 입력하고 있었다. 내일이 마감인 네 과목을 입력했다. 그냥 집에서 일을 하려니, 날씨가 화창하게 너무 좋다. 집에서 일을 하기에는 아까운 날씨인 것이다. 요새 매화가 핀 걸 보고 사진도 찍고 채점자료를 짊어져 도서관에 가기로 했다. 점심시간이지만, 일을 할 때는 점심도 걸러 뛴다. 가까운 공원에 가서 홍매가 핀 걸 봤다. 공원에는 가족들이 피크닉을 와서 볕바른 잔디밭에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눈으로 보면서도 1월말 풍경이라고 믿을 수가 없는 광경이다. 그러나 사실인 걸 어쩌나.
사진을 찍으려고 가방을 열었더니, 카메라가 없다. 마지막에 카메라를 넣는다고 챙겼는데, 잊은 모양이다. 매화는 눈으로만 보고 도서관을 향했다. 가는 길에 야채를 파는 농가 마당을 보고 무인 판매에도 들렀다. 큼직한 무가 먹음직스러웠지만, 너무 무거워서 사는 걸 포기하고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는 학생들이 꽉 찼다. 가까스로 빈자리를 찾아서 짐을 놓고 신간을 봤다.
이번 주에는 좋은 책이 많이 들어왔다. 모레부터 빌릴 수 있는데, 빌리고 싶은 책이 많다. 관심있는 책을 좀 읽고 채점을 집계했다. 관심있는 책은 ‘여고생 난민’이었다. ‘난민’은 외국인이 아니라, 집을 나온 여고생이 ‘난민화’한 것이다. 세상에서는 ‘여고생’이 자신들을 ‘성상품화’한다고 발칙하다고 본다. ‘여고생’이라는 아이들이 오죽했으면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야 하는지는 관심이 없다. 예를 들어 ‘원조교제’라는 말이 있다. 미성년 '여고생'을 돈으로 사는 것은 ‘원조’가 아니라, ‘성매매’다. 거기에 ‘성매매’를 ‘교제’라고 할 수도 없다. ‘원조교제’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성매매’를 하는 남자 쪽의 ‘범죄성’을 은닉하는 말장난인 것이다. 미성년자를 ‘성매매’하면서 미성년자를 돕는 ‘원조’를 하고 있단다. 빌어먹을 세상이다.
설을 쇠고 새해가 밝았다는 벽두부터 세계는 난리가 나고 말았다. 세계 각지, 공항에서 데모가 일어났다. 트럼프가 이슬람국가 사람들과 '난민'을 입국금지한 것이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정작 이렇게 될 줄 몰랐다. 미국이라는 ‘이민국가’에서 새로운 ‘난민’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바깥에서 전쟁을 해서 ‘난민’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모자라서 국내에서도 ‘난민’을 만들어 ‘차별과 박해’를 시작했다. 미국에 사는 사람들을 출신국에 따라 이동의 자유를 억압했다. 정말로 욕이 나온다. 왜, ‘약자’를 만들어내고 잡아먹지 못해서 난린가? ‘약자’를 잡아먹는다고 당신들이 ‘행복’해지나? ‘약자’를 ‘차별하고 박해’하는 것은 자신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이슬람국가가 ‘악의 축’인 것이 아니라, 당신이 ‘악의 축’이다. 새로운 '전쟁'을 시작했다.
민족차별이 일상화된 일본이라는 국가의 수장인 아베 씨는 그 일에 대해 코멘트 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그렇겠지, 미국이 하는 일은 모든 것이 ‘정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 일본에 해가 되지 않으면 나설 필요가 없겠지. 현 일본정부 각료들의 태도는 1900년대 후반에 ‘우익’이라는 ‘조폭’들이 하던 짓이다. 길에서 연설하는 ‘우익’이라는 걸 보면서 시민은 ‘조폭’으로 봤지 ‘우익’이라고 보지 않았다. 지금 일본 정치가들이 하는 행태는 ‘조폭’보다도 못하다. 일본에서는 ‘야쿠자’라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경찰에서 일컫는 말이 ‘조폭’이다. ‘야쿠자’들 세계에서 중요한 것은 ‘의리와 인정’이다. 일반 시민에게 폐를 끼치면 안된다. 그래서 일반 사람들에게도 ‘야쿠자’는 인정받는 존재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만한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야쿠자’와 달리 정치가들에게 전혀 ‘의리와 인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인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도저히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어디로 향하고 있나?
세계가 지옥으로 변하는 것 같다. 평화스러운 일상이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사진은 새 해가 좋은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