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사회

소소한 즐거움

2016/01/20 소소한 즐거움

 

오늘 동경은 맑았지만 여전히 추운 날씨다. 요전에 내린 눈이 아직도 주위에 쌓여있다. 걷는 곳은 미끄럽지 않게 길이 났지만, 눈이 쌓여 있어서 아주 춥다. 밤에는 영하로 내려가서 낮에 녹은 눈이 다시 얼었다가, 낮에는 조금 녹았다를 되풀이한다

아침 1교시에 마이노리티 사회학이라는 과목을 종강했다. 오늘의 토픽은 일본의 마이노리티에서 세 번째로 재일 외국인이었다. 마지막에는 과목 전체를 뒤돌아보고, 어떤 내용을 검토했는지 확인하고 끝냈다. 마이노리티라는 것은 학생들에게 참 낯선 테마다. 오늘은 일본의 외국인에 관해 아주 간단한 설명을 했다. 올드 컴머로 불리는 ‘재일 동포’로 대표되는 태평양전쟁에 패하기 전부터 일본에 살고 있던 외국인과 그 자손들이 오래된 사람들이다. 뉴 컴머라고 분류하는 외국인은 주로 1980년대 후반에 일본의 버블경기와 엔고의 매력에 끌려 일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다.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적다. 비자로 보면, 영주자와 특별 영주자(올드 컴머)가 반을 차지하고 유학생이 10%, 정주자와 일본인의 배우자에 가족 체재를 합해서 20%정도다. 기능실습으로 불리는 외국인 노동자가 8% 정도다. 거의 외국인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국적별로는 중국과 한국/조선적이 반을 차지한다. 아무래도 역사적인 경위가 있으니까… 외국인이 많아졌다는 198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약 2배로 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인구에 차지하는 외국인의 비율은 1.7% 정도다. 일본에서는 1.7%도 안되는 외국인이 많다고, 많다고 난리를 친다. 나는 일본의 경우 외국인이 많은 것이 아니라, 아주 특수하게 적은 케이스라고 다른 선진국의 외국인 비율로는 말도 안 될 정도라고 했다

강의를 마치고 사무적인 일도 마치고 도서관을 향했다. 도서관에서 새로 온 책을 몇 권 집중해서 읽고 지난 번에 빌린 책을 반납했다. 지금은 시험기간이라, 책이 대출이 안된다. 도서관에도 학생들이 꽉 찼다. 점심 먹는 시간도 아껴서 책을 열심히 읽고 일찌감치 도서관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신선한 당근을 샀다. 다음에는 계란을 사고 계란집에서 매화를 두 종류와 동백꽃, 이름을 모르는 빨강 열매가 달린 걸 얻었다. 도중에 있는 야채를 파는 곳에 놓인 야채는 눈이 온 날씨에 추워서 그런지 힘이 없다. 신선해 보인다고 해도 사서 들고 오기에 무거운 배추와 무우라서 포기했다. 마지막에 농가 마당에 들렀다. 보라색 무우가 둘에 굵은 대파에 봄에 먹는 유채나물 닮은 걸 샀다. 집에 와서 야채를 많이 넣은 소스 야키소바를 만들어 먹었다. 요새는 추워서 마트에 들러도 신선한 야채도 적고 비싸다. 과일도 종류가 적고 비싸다. 그런 계절이라, 어쩔 수가 없지만...

오늘 도서관에서 읽은 책 중에 일본 청년들이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국제적으로 비교한 것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헬조선이라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일본의 젊은이가 한국보다 훨씬 외롭고 힘든 상황에 놓여있어 불쌍하다. 물론, 한국보다 일본이 취직하기도 쉽고 많은 것이 술렁술렁해서 여유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거기에는 정말로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실은 표면적으로 보이지 않게 아주 심각하게 나쁘다. 그러나, 뉴스에서는 나쁜 것이 잘 전달되지 않게 전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나쁜지 모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확실히 모르지만, 막연히 아주 불안하게 느끼고 있다. 사회 분위기가 아주 침체되어 있다. 그런 상황에서 매스컴에는 외국인들이 나와서 일본이 얼마나 대단히 인기있는지, 세계에서는 일본이 붐이라는 등 이상한 선전을 한다

한국도 요새 일어나는 일을 보면, 얼마나 나빠질까? 하는 시선으로 보고 있다. 그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매스컴의 보도를 보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아주 잘되고 있는 데, 사람들이 막연히 느끼는 불안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른다. 일본은 전혀 문제가 없이 아주 잘 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과 한국은 문제투성이로 금방이라도 망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경제상황을 보면 일본이 더 나쁘지만,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렇게 보도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보도가 일본에는 좋은 일만 있는 것처럼 해도, 사람들이 점점 활기를 잃어간다. 매스컴의 보도를 보면 반대현상이 나타나야 하는 데… 요새 점점 높아지는 것은 오직, 위험한 ‘애국심’뿐이다

내가 보기에는 사람들의 기력을 위험한 ‘애국심’이 갉아먹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일본사람들은 그런 것도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하겠지? 전쟁 때, ‘정신력’으로 이기려 했던 것처럼… 잔혹한 발상이다. 이렇게 추운 겨울 날씨조차 ‘정신력’으로 버틸 수 없다. 평범한 일상에 목숨을 걸게 하지 말라고 욕이라도 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지역에서 생산한 야채를 파는 작은 노점들이다. 이런 곳을 참 좋아한다. 신선하고 비싸지도 않고… 신뢰가 있으니까, 무인판매도 가능한 것이라서 좋은 기분이 된다. 신선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공기도 풍겨 나온다. 소소한 즐거움이다

 

 

'일본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럼프 이전과 이후  (0) 2020.01.31
'행복'한 시간  (0) 2020.01.31
어두운 과거  (0) 2020.01.20
일본의 고질적인 교육문제  (0) 2020.01.20
일본, 간내각 개각  (0) 2020.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