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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미래통합당과 핑크색

오늘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하고 있는 크루즈선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88명 새로 추가되어 크루즈선에서만 542명에 다른 일본 국내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를 더하면 611명이라고 한다. 크루즈선 승선자 중 검사하지 않은 사람이 1300명이 남았다고 하니 선내 상황봐서 감염자가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오늘 후생상의 발표에 의하면 19일부터 감염되지 않는 사람들은 크루즈선에서 하선할 수 있다고 한다. 하선 완료가 21일라고 하는 걸로 봐서 전수 검사가 21일까지 끝나 결과가 나오는 걸로 볼 수 있다. 하선하는데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오늘 동경은 맑지만 기온이 낮은 겨울날씨였다. 날씨가 맑아서 빨래를 해서 널었다. 오후가 되어 산책을 겸해서 야채 무인판매에 가서 무를 하나 사고 마트에 가서 사과 한 상자에 조기를 세 마리 사왔다. 향기가 좋은 녹색 사과와 조기는 어제 사고 싶었는데 짐이 무거워서 오늘 사러 갔다. 사과는 옆집에 인사하느라고 세 개 나눠줬다. 조기는 어제는 좀 더 있었는데 오늘은 세 마리 밖에 남지 않아 다 사서 비늘을 벗기고 내장을 빼서 소금을 하고 옷걸이에 걸어 베란다에서 말리고 있다. 일본에서 조기는 작고 뼈가 많은 생선이라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다. 지금까지 가끔 조기가 보이면 사다가 먹는데, 한국에서 먹던 맛이 아니다. 이번은 소금을 해서 말리고 있으니 맛있게 될지도 모른다.

 

어제 17일에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전진당이 합친 미래통합당이 탄생했다. 심볼 컬러를 '밀레니엄핑크'로 한다고 해서 흥미로웠다. 정작 어제는 '밀레니엄핑크'가 아니라, '해피핑크'로 했다고 한다.  '밀레니엄핑크'라는 색상 이름을 이번에 처음 알았고 '해피핑크'라는 이름도 처음 들었다. 오늘 손혜원TV에서 손혜원 의원이 전문가 입장에서 미래통합당의 로고와 '해피핑크'에 대한 해설 "미래통합당 로고는 뇌문雷紋(벼락무늬)?"를 아주 흥미롭게 들었다. 또 하나 오마이뉴스에 "미래통합당 색이 송가인 팬클럽색? 송가인 측에 직접 물었습니다"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나도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미래통합당은 송가인 팬클럽 공인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정당의 심볼 컬러에 대해서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국민의당 때문이다. 민중당과 겹친다는 것에 대해 안철수 씨가 국민의당은 '오렌지색'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새로 만든 정당인데 왜 하필이면 민중당과 겹치는 색상을 심볼로 정했는지? 정하기 전에 민중당의 심볼 컬러를 몰랐나? 아니면 민중당 지명도가 낮다고 무시해도 되는 것인가? 이해하기 어렵다. 오렌지색이든 주황색이든 국민의당이 어떻든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단지 내가 사는 주변에서 오렌지색을 쓴 국회의원의 포스터를 보면서 항상 불쾌해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던 차다. 국민의당이 그런 불쾌감을 주지 말기를 바랬는데, 사진을 찍은 걸 보고 내가 우려했던 사태가 터진 걸 알았다. 아래 사진 포스터를 보면 항상 술취한 얼굴로 보여서 국회의원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불쾌감을 느낀다. 국회의원에 대해서가 아니라, 보는 사람이 불쾌감을 느낄 포스터를 만드는 센스에 대해서다. 국민의당에서 모인 사진에서 오렌지색이 얼굴에 반사해서 단체로 술취한 얼굴로 보였다. 국민의당 센스도 놀랍다. 그런데 미래통합당의 심볼 컬러인 '해피핑크'에 비하면 국민의당은 애교 수준에 속하는 것 같다.

 

 

미래통합당의 심볼 컬러 '해피핑크' 즉 연분홍은 여성의 색이다. 그 것도 아주 젊은 여성, 여고생의 색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서양에서는 나이를 먹은 여성의 컬러이기도 하다. 어제 미래통합당의 사진을 보면서 어쩌면 저렇게 심볼 컬러와 맞지 않는 면면들이 이 색상으로 정했을까? 로고를 봐도 어디선가 급조한 티가 나고 미래통합당의 상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송가인의 팬클럽 '어게인'의 심볼 컬러와 많이 겹치는 인상이다. 미래통합당이 열망하는 '정권교체'도 송가인 팬클럽의 명칭 '어게인'의 뜻과 절묘하게 맞는다. 나는 송가인 씨와 팬클럽이 만약에 미래통합당을 지지해서 연대한다면 그 뜻을 존중한다. 아마, 미래통합당에서 보면 선거에 승리하는 둘도 없는 응원단을 얻는 것이 되겠지.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 뭐든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전광훈 목사는 세트처럼 되었다. 전광훈 목사는 교회를 넘어 '하나님'까지 동원해서 문재인 정권을 공격하면서 자유한국당과 뜻을 같이 했다. 나 같은 나이롱 신자는 전광훈 목사를 보면서 교회가 무서워졌다. 다른 사람들은 신앙이 두터워서 '하나님'을 혼낸다는 전광훈 목사를 보면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리라. 한국 기독교에서 전광훈 목사를 용인하고 있다는게 놀라울 뿐이다.

 

미래통합당의 심볼 컬러인 연분홍으로 돌아오자. 미래통합당의 창당식에서 태극기와 성조기가 등장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국기는 등장하지 않았나 보다. 일본 국기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연분홍색은 일본 국기색인 빨강색과 흰색을 섞어서 만든다. 연분홍은 일본에서 아주 좋아하는 색이다. 우선 구글에서 검색했더니 위키피디아에 "동성애, 양성애를 뜻하며 나치가 강제수용소에서 동성애자를 뜻한 표시 라벤더 핑크  삼각형에 유래한다"고 있다. 나는 미래통합당이 '동성애나 양성애를 포함한 성적 소수자'를 배려하는 정당과 가장 거리가 있다고 본다. 설마, 연분홍을 쓰면서 천지개벽 수준의 개혁으로 성적 소수자까지 끌어 안겠다는 뜻인가? 만약 그렇다면 '기적'이다. 

 

일본에서 연분홍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색이다. 예를 들어 일본 여성이 선호하는 루즈색은 압도적으로 핑크계통이다. 연분홍색은 일본의 국화처럼 상징이 된 꽃이 벚꽃, 사쿠라의 색이다. 지금 대학 입학시험 시즌인데, 예전에는 합격통지를 '사쿠라 사쿠(벚꽃이 피다)'라고 전보를 쳤다. 참고로 불합격은 '사쿠라 치루(벚꽃이 지다)'이다. 일본은 대학 입학이 4월이라, 그야말로 신입생이나, 신입사원도 첫행사가 '하나미(벚꽃 구경)'이다. 지금 아베 총리가 국회에서 문책을 당하고 있는 스캔들도 '벚꽃을 보는 모임'이 아닌가. 사쿠라는 한꺼번에 화르르 피었다가 확 진다고 해서 옛부터 사무라이나 군인이 전쟁에 나가서 싸우다 죽는 모습에 빗대어 표현했다. 어디까지나, 가족을 두고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 사무라이나 군인의 목숨바친 충성을 필요로 하는 측에서 만든 아름다운 형용일 것이다. 한국에서 봄을 알리는 꽃은 노란 개나리이지만, 일본에서는 아주 옅은 분홍 벚꽃이다. 젊은 여성이 만드는 처음 만드는 기모노도 주로 연분홍이었다. 연분홍에서 시작해서 나이를 먹어 가면 색상도 짙어지고 소매도 짧아지면서 평생을 입는다. 연분홍은 '처녀'를 상징하는 색상이기도 하다. 선거가 4월 15일 벚꽃이 필 무렵이다. 미래통합당도 벚꽃처럼 활짝 피게 될까?

 

한편, 남성도 벚꽃을 보듯 연분홍을 좋아한다. 일본 남성에게 연분홍 '핑크색'은 '성적'인 의미이며 상징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많이 쓰지 않지만 '핑크 살롱'을 줄인 '핀사로'라는 말이 있다. 일본에서 성기 맛사지나 구강 성교 등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게이지만, 성매매를 뜻한다. 지금은 가게가 없어지고 SNS나 인터넷을 통해서 직접 만나는 형태로 변했다. '핑크 영화'는 다른 말로 하면 '포르노 영화'다. 일본이 세계에서 탑을 자랑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핑크빛 소문'은 '염문'으로 보통 공인된 커플이 아닌 사이를 뜻한다. 일본에서 '핑크색'에는 남성들의 성적인 일탈에 대한 로망이 한가득 담겨있다. 설마, 국회에서 야동을 봤다는 심재철 의원과는 연관이 없겠지?

 

미래통합당의 심볼 컬러인 연분홍은 많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연분홍은 아주 모험적이며 파격적인 색상이라서 미래통합당 정도의 크기와 정통성을 가진 당에서 심볼 컬러로 사용할 줄 몰랐다. 일본에서도 연분홍을 심볼 컬러로 쓰는 당이 있다. '레이와신센구미'라는 야마모토 타로가 대표인 신흥 정당이다. 한국의 미래통합당과 연분홍이 당의 정체성과 엇박자인 느낌이지만, 레이와신센구미는 장애자를 비롯해 성적 소수자, 파견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중심으로한 정당이다. 야마모토 타로 자신이 싱글맘의 자녀이며 배우였던 그가 후쿠시마 지진을 계기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그를 지지하는 여성도 많고 당의 지향성과 심볼 컬러가 맞는다. 배우였던 야마모토 타로니까 소화할 수 있는 색이기도 하다. 

 

미래통합당의 심볼 컬러와 대표하는 정치가를 보면 마음이 상당히 복잡해진다. 마치 일본에서 여중생이나 여고생을 성매매 하면서 '원조교제'라는 이름을 붙인 파렴치한 일본 아저씨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자기 자식 연배의 미성년을 성매매 하는 것은 범죄이지 '원조'도 '교제'도 아니다. 자신들의 나쁜짓을 감추려고 '원조교제'라는 미명을 붙여서 범죄를 은폐하고 마치 자선사업인양 위장하는 변태들과 겹친다. 당분간 연분홍색을 멀리하고 싶은 심정이다. 젊은 여성의 색상인 연분홍을 미래통합당에 갈취당한 기분이 든다. 

 

 

기분나쁜 오렌지색 포스터는 여기저기 많은데 야마모토 타로의 포스터는 찾아가서 봐야 할 정도로 적다. 내가 걷는 도보 반경에는 딱 하나 뿐이다. 공산당의 젊은 기수 야마조에 타쿠의 포스터도 잘 볼 수가 없다. 지금 현재 가장 마음에 드는 포스터는 야마조에 타쿠이다. 오렌지색 포스터와 비교하라고 부록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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