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승객 중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만 61명이 되었다. 홍콩에서 하선한 승객이 확신자인 걸 판명한 뒤 선내 전염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일본의 초기 대응이 늦었기 때문에 감염자가 확 늘고 말았다. 일본 전체로는 86명이 되어 중국을 제외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되고 말았다. 일본 정부는 그런 오명이 두려워해서 인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이하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확진자를 일본에 도착하기 전에 감염했다고 일본 확진자 수 통계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후생상이 발표했다고 한다. WHO 기준을 근거로 어쩌고 한다. 마치 그런 꼼수가 자신들 본의가 아닌 것처럼 WHO를 들먹인다. 아니, 요코하마에 오기 전에 오키나와 나하에 기항 했고 현지 관광도 했는데, 오키나와는 일본이 아니라는 것인가? 거기에 이 크루즈선은 요코하마항을 모항으로 하고 있다. 요코하마항에서 출발해서 최종적으로 요코하마항에 도착한다. 승객도 대다수가 일본인일 것이다. 아이고, 정말로 어쩌면 이렇게 초딩도 아니고 눈감고 아웅하려는 꼼수를 정부차원에서 발표 할까? 초딩에 비유했다고 초딩이 화를 낼 정도다. 미안하다, 초딩!
오늘 동경은 맑지만 기온이 낮고 건조한 겨울 날씨다. 어제는 오늘보다 맑고 기온이 높았지만 찬바람이 쌩쌩 불어서 아주 추웠다. 집에서 있을 때는 모르다가 밖에 나갔다가 다운 점퍼로 커버되지 않는 하반신이 감각을 잃을 정도로 추워서 당황했다. 그래도 마트에 갔다가 야채 무인판매를 들러서 중고책방에서 고구마를 사왔다. 강아지 산책을 같이 하는 이웃과도 강가에서 잠깐 만났는데 춥다고 강아지 산책을 재빨리 마치고 집으로 갔다. 그저께는 날이 따뜻해서 가까운 유치원 아이들이 단체로 주변을 산책하고 있었는데 한명도 마스크를 하지 않았다. 주변을 보면 사람들이 아주 조금씩 활동하는 것 같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고 뉴스를 봤더니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에서 추가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41명이나 무더기로 발생했다. 크루즈선이라는 특성상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예상이 적중하고 말았다. 그 것도 검사를 한 273명 중에 61명이라는 22%가 넘게 감염자가 나왔기에 아직 검사를 하지 않은 승객이나 승무원 중에 감염자가 더 나올 것으로 본다. 나는 크루즈선이나, 일본에서 얼마나 많은 감염자가 나오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일본 당국이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주목하고 싶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만이 아니라, 예상치 못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그 나라의 위기대처 능력이 드러난다. 그런 의미에서 크루즈선 승객을 접하는 일본의 태도는 실망스럽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어떤 크루즈선인지 궁금해서 회사 홈페이지를 검색해 봤다. "일본에서 건조한 최대의 객선"으로 선적은 영국이었다. 세계 여러 곳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 여행을 제공하고 있었다. 보통 크루즈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나이를 먹어서 은퇴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다. 크루즈 여행은 다른 여행에 비해 단가가 세면서 가장 편한 여행 스타일이다. 다른 여행은 여행자가 스스로 짐까지 가지고 목적지를 향해 이동해야 하지만, 크루즈는 이동수단이 목적지까지 데려가고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물론, 어디서 배를 타느냐에 따라 배를 타기 위해서 먼 곳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거나 돌아올 때 비행기를 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 이 시기는 겨울이라 성수기라고 할 수 없지만 요코하마항을 모항으로 한 코스라는 것은 주 고객이 일본인이라는 뜻이다. 크루즈 여행을 하는 고객이 나이를 먹고 은퇴해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나이를 먹어도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홍콩에서 내린 확진자도 80세였다. 뉴스에서 말하듯 지병이 있는 고령자가 포함되어 있다는데 외국인이 아니라 일본인일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이라면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여행을 안하거나, 여행에 대비해 자신에게 필요한 약을 충분히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 오후 뉴스에 일본 국기에 "약이 부족하다"고 써서 밖에 내건 사진이 있었다. 아마, 일본인이리라. 오죽했으면 국기에 써서 내걸었을까? 주위에서 보면 외국 여행을 하기에 비행기를 타기도 체력에 부담이 가는 사람이 크루즈 여행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요코하마항에서 출발하면 동경에서 가깝고 비용이 들어도 체력에 부담이 가장 적다.
크루즈선은 다르게 표현하면 바다에 떠있는 큰 호텔로 봐도 무방하다. 큰 호텔이라서 많은 것이 그 안에서 해결 가능하지만 호텔이라는 한정적인 공간이라서 많은 부분이 공용일 수 밖에 없다. 병원이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가 많고 환경이 바이러스가 오래 살아 남기에 전염될 확률이 아주 높다고 한다. 크루즈선도 호텔이라고 보면 병원과는 다르지만 폐쇄된 공간에 나이든 사람들이 많고 공용으로 사용되는 곳이 많아서 바이러스가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승객들이 같은 시간에 모여 다이닝에서 식사를 한다. 동시에 승무원도 식사를 제공하는 서빙을 한다. 병원은 환자를 돌보고 치료하는 의료진이 집중된 기관이지만, 크루즈선은 여객선이라 전염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은 어렵다.
이번 사태가 외국사람들도 많이 타고 있는 크루즈선이기에 여기까지 주목을 받게 된 것이 아닐까? 일본 정부에서 감추려고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같은 확진자라고 해도 일본인만 있는 곳이라면 얼마든지 은폐가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외국사람들도 많이 탄 크루즈선이어서 다행인 면도 있다. 관광 대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일본,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고 싶은 일본, 도쿄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있는 일본이기에 일본의 명예를 걸고라도 잘 대처해야 한다.
사실, 현재 일본에는 확진자로 드러난 사람들 외에 감염된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특히 무섭게 생각하며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들은 지병이 있는 고령자와 그 가족이 아닐까? 그런 차원에서 일본 정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가 너무 안이하고 무책임하게 보인다. 일본은 세계 최고의 고령화, 초고령화 사회로 고령자 인구가 많게 말하면 3분1이나 되는 나라다. 주위에서 보면 건강했던 고령자도 감기에 걸렸다가 폐렴이 되어 갑자기 돌아가시는 경우도 흔하다. 전염성이 아주 강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다는 것은 고령자와 그 가족에게는 치명적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가벼운 증상으로 끝날지 모르지만, 고령자에게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승객을 크루즈선에 격리도 아닌 방치한다는 것은 승객과 승무원에게 안전하지 않으며 너무나 야만적인 행태라고 본다. 옛날 전염병 환자가 탔던 크루즈선을 입항시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지금은 옛날처럼 방역도 못하고 환자를 치료도 못하는 시대가 아니다. 일본이 열악한 의료환경 밖에 없는 가난한 나라도 아니다. 일본이 관광 대국의 야망을 실현하고 싶다면 크루즈선 승객이라는 부유한 관광객, 승무원에 대해 책임과 성의를 가진 태도로 임하길 바란다. 기본적인 인권과 상도덕 윤리에 관한 문제다. 선적이 영국이지만, 일본이 건조한 최대 객선이라는 선전문구로 승객을 모집했다. 요코하마항을 모항으로 한 코스라서 일본인이 주된 고객인 크루즈선이다. 크루즈선 승객과 승무원에 대해 일본정부가 어떤 대처를 하는지 세계가 지켜보게 되고 말았다. 보도 규제를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에 크루즈선 승객을 일본에 도착하기 전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제외한다니 우한에서 귀국한 일본인 확진자도 중국에서 감염되었으니 일본 확진자에서 제외해도 되겠다. 그런 사람들을 다 제외하면 일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확 줄겠다. 순수하게 일본에서 감염된 케이스는 2명? 역시, 일본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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