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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19 침투 완료!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코로나19 감염에 시간을 끌면서 이목이 집중된 틈새를 타서 코로나19는 일본 지역사회에 침투하고 말았다. 오늘 뉴스에 의하면 동경에서 가까운 가나가와현과 치바로 관동지방, 와카야마의 관서지방, 아이치현, 북해도, 오키나와에서 감염 확진자가 나왔다. 북에서 남까지 코로나19가 일본 열도를 관통했다. 중국 관광객과 전세기로 우한에서 귀국한 일본인, 크루즈선 승선자에 관심이 집중된 사이에 코로나19는 일본 전국을 뚫고 침투를 완료한 것인가? 이제는 감염 확진자의 숫자가 아닌, 지역으로 점에서 선, 선에서 면으로 양상이 달라졌다. 일본 전국이 되었다.

 

그동안 나리타공항에서 중국 관광객을 검역하는 과정에서 감염자가 발견된 예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적었다. 이 단계에서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걸로 봤다. 중국 우한에서 돌아온 일본인 중에서 감염 확진자가 나온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크루즈선에서 감염이 확산된 것도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일본내에서 전염되어 감염된 사람이 나름 있을텐데, 지금까지 나오지 않아 이상했다. 한국의 예를 봐도 알듯이 격리해서 치료하지 않으면 2차, 3차로 전염되는데 일본인은 특별히 코로나19에 강한가? 아니었다. 일본에서도 조용히 퍼지는 걸 당국에서 방역도 못했고 전염을 예방도 못했다. 와카야마에서는 의사가 병원에서 감염했다. 중국 의료진이 감염한 것을 조롱하던 것이 눈에 선하다. 한국이 과잉대응으로 호들갑을 떤다고 비웃었다. 

 

오늘 동경은 따뜻하지만 흐린 날씨였다. 저녁이 되니 비가 왔다. 늦게 일어나서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보고 드디어 올게 왔구나 싶었다. 예상하고 있었지만 예상이 빗나가길 바랐는데, 적중하고 말았다. 

 

어제도 날씨가 따뜻해서 방에서만 지내던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산책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어떨까 싶어서 주변을 봐도 돌아다니는 사람이 거의 볼 수 없다. 마트에 갔는데, 평소와 다름없이 마스크 한 사람도 적어서 별다른 영향을 느끼지 않는 걸로 보였다. 마트에서 나와 강아지 산책을 같이 하는 이웃을 일주일만에 봤다. 이웃이 하는 첫마디가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 일본에서 사망자가 나왔어. 오키나와에서도 감염 확진자가 나왔다"고 한다. "내가 코로나19 뉴스를 쭉 정리하면서 보고 있는데, 일본 지역사회에 확산되었다고 본다. 개인이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그 이웃은 일찌감치 마스크를 쓰고 행동한다. 버스를 타도 마스크 쓴 사람이 적어서 버스도 타지 않고 걸어 다니기로 했단다.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완치해서 퇴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더니 처음 듣는 모양이다. 일본에서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서 더 불안하다. 다른 사람들과는 코로나19에 대해 말도 못한다. 지난 일요일에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갔는데 마스크를 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해서 너무 안이한 것 같다는 식의 가벼운 대화를 했다. 밖에서는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사람들이 모인 실내에서 마스크를 해야 한다. 사람이 모이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등 주의도 했다.

 

저녁에 뉴스를 봤더니 가나가와현 80세 여성 사망자의 사위인 70대 남성 택시 운전사의 동료와 접촉자가 감염된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치바의 20대 회사원 남성은 증상이 나도 3일이나 회사에 출근했다고 한다. 오키나와 택시운전사 여성은 크루즈선 승객을 태웠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대부분 감염 확진자가 해외여행을 하지 않았으며 중국 관광객과 접촉이 없었다고 하니 2차나 3차 감염으로 봐야 한다. 한국에서는 크레디트카드를 사용해서 감염자 동선을 파악했지만 일본에서는 현금을 쓰기에 그런 방법으로 동선파악은 불가능하다. 택시 운전사가 2명이었다니, 코로나19의 전염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열심히 추리해야 될 판이다. 일본에서 코로나19는 감염 경로를 확인해야 하는 미스테리 사건이 되어 가고 있다.

 

사망자인 가나가와현 여성이 증상을 보인 것은 1월 22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춘절에 대량으로 입국한 중국 관광객을 통해서 코로나19가 전염될 것으로 봤는데, 춘절 휴가는 1월 24일부터니까, 잠복기간과 감염 경로를 고려하면 늦어도 1월 초순에 이미 코로나19가 일본에 침투해서 조용히 퍼진 것으로 봐야 한다. 코로나19는 비자가 필요없어서 꼭 입국심사를 통과해야 되는게 아니다. 사위인 동경에 사는 남성이 발열한 것은 1월 29일이다. 일주일 더 늦다. 1월 하순에 증상을 보였는데 검사를 하지 않아서 발견이 늦어진 것이다. 그 사이에 전염이 퍼졌다. 사망자가 입원했던 환경은 어떨까? 병원에서 전염된 사람은 없을까? 폐염 증세를 보였는데도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은 너무 안이하지 않았나?

 

어제 크루즈선을 검역하던 검역관이 감염 확진자가 되면서 일본 방역의 허술함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말았다. 와카야마현의 경우는 일본 의료계의 안이함과 허술함이 드러나고 말았다. 70대 남성이 병원내 감염으로 중증이며 병원을 옮겼다고 한다. 입원했던 병원 의사 4명이 의심 증상을 보이고 1명은 감염 확진자가 되었다. 현재 70대 남성 환자와 의사의 접촉은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지는게 아닌가? 와카야먀현이나 사망자의 케이스를 봐도 일본에서 코로나19의 전염에 대한 방책이 총체적으로 무방비하게 안이했고 의료태세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게 드러났다.

 

크루즈선에 자위대를 보냈는데, 오늘 자위대 예비군까지 소집해서 투입한다고 방위상이 나와서 발표했다. 크루즈선은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지만, 상륙하지 않았다고 일본 국내로 취급하지 않는다니 해괴한 논리다. 크루즈선내는 자위대 '해외 파병'이 되는건가?  자위대는 무슨 죄인가? 예비군까지 소집하다니? 예비군이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 자위대가 활약하는 무대를 마련하는 건가? 일본 정부가 어떤 기막힌 꼼수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총리가 나서서 진두지휘를 하면서 관방장관이 발표하고 후생상이 다른 엇박자 발표를 하고 방위상까지 나오는데 미안하지만 그 사람들이 지금까지 한 일이 있어서 신뢰가 가지 않는게 슬프다. 

 

코로나19는 일본에 침투해서 각 지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걸로 봐야 한다. 내가 사는 주위만 봐도 코로나19에 무방비하다. 오키나와에서 북해도까지 감염 확진자가 나왔다.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나온다는 것은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이다. 코로나19가 일본 열도를 뚫고 말았다. 일본 정부는 우한에 체류한 일본인을 데려오는데 신경을 쓰느라, 국내의 방역과 의료체재 정비를 못했나? 코로나19가 크루즈선 승선자와 함께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을 걸로 본 것은 아니겠지? 총체적 난국이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즉 일본의 정치라는 걸 모를 것이다. 한국에서는 사스와 메르스, 세월호를 경험했기에 전염병이나 재난에 대한 대처가 정치라는 걸 알고 있다. 일본의 코로나19에 대한 정보의 은폐, 미비한 방역, 전염의 예방, 의료태세의 미비는 정치문제라는 걸 언제쯤 알게 될까? 

 

코로나19 사태가 커져가는 마당에 문재인 정권 때리기 기사가 눈에 띈다. 예를 들어 민주당 영입 후보의 미투로 젊은 여성들이 지지하지 않는다. 지소미아 연장 철회가 나온 것은 문재인 정권이 엉망진창이라, 반일로 국민을 속이려고 한다는 기사이다. 아베 정권에서 단골로 이용하는 패턴이다. 문재인 정권 때리기보다 코로나19를 잡는게 시급하지 않을까?

 

실낱같은 희망이 있다면 일본이 한국보다 미스테리에 강하다는 점이다.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코로나19 감염 경로를 미스테리 사건으로 본다면 모두가 추리에 추리를 거듭해서 해결할 수 있겠지?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잡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