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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19 확산에 갈팡질팡

2월 15일로 크루즈선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신자가 285명이 되었다. 다른 환자를 합하면 330명을 넘긴 것 같다. 거기에 크루즈선 환자 중 중증이 11명이라고도 한다. 일본 내에서도 10여명 새로운 확진자가 나왔다. 한마디로 참담하다.

 

오늘 동경은 포근하지만 흐린 날씨였다. 요새는 아침에 일어나서 코로나19의 감염 확산 뉴스를 보는 것이 두렵다.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크루즈선 검역관의 감염과 감염 확진자를 운송했던 구급대원도 감염되었다. 방역과 방호복 등 감염 예방을 철저히 못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검역관이나 구급대원이라는 전염병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감염이기에 마음이 더 복잡해진다. 

 

한국에서는 우한에서 전세기를 타고 돌아와 격리생활을 보내던 교민들이 집으로 귀가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박수를 치고 말았다. 일본에서도 먼저 돌아와 격리생활을 보냈던 사람들은 귀가를 했으리라고 본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매일같이 중앙방역대책본부 질병관리 본부장이 상황을 브리핑했다. 날이 가면 갈 수록 과로가 겹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게 보였다. 보건복지부 차관도 마찬가지라서 저 분들이 과로로 쓰러지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한국에서 보면 관계자들이 자신들 일처럼 가능한 일을 최대한 하려는 자세가 보였다. 국민도 마음을 합쳐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려고 했다. 한국에서 코로나19 사태는 정부와 국민이 협력해서 극복한 재난이 되겠다. 대단한 나라가 되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집단지성'의 힘이라고 본다.

 

동경에서 오늘 새로 감염 확진자가 8명 확인 되었다. 아까 동경도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답답했다. 기자나 기자회견을 하는 담당자나 아주 작은 것에 연연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감염 확신자가 중국인과 접촉이 있었느냐에 대해 계속 말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우한에서 온 중국인과 접촉이 있었느냐? 그냥 중국인과 접촉이 있었느냐? 몇 번이나 물어서 기자회견을 하는 사람도 헷갈릴 정도였다. 그 걸 보면서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져 큰 화제가 된 상태인데 원인을 중국인으로 몰아가고 싶은 심정으로 보였다. 이제와서 중국인과 접촉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의 접촉으로 감염 경로를 추정하기에는 너무 늦다. 기자회견을 보는 사람들 댓글에 나오듯 지금 동경 시내 어디에나 중국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인도 친한 후배처럼 동경에 30년 이상 산 사람도 있고 관광객도 있다. 스쳐 지나가는 중국인에게서 전염되었다고 몰아가는 것은 또 다른 중국인 혐오를 조장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일본내에 코로나19의 확산에 당황스러운 것은 알겠지만 포인트가 이상하다. 내가 기자회견을 보면서 속이 뒤집히는 것은 모두 비상이 걸려 긴장해 있지만, 어딘가 먼나라에서 벌어지는 남의 일 같은 느낌 때문이다. 

 

오후에 들어서 코로나19의 감염 확진자가 늘어난 뉴스가 나오는데, 조각 조각 단신으로 나온다. 전체적인 숫자나 움직임을 알기가 어렵게 뉴스가 나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국무부 항공기 2대로 17일 크루즈선에 있는 미국인을 데려간다고 한다.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있는 사람은 탑승을 하지 못한다. 증상이 있는 사람은 일본에 남게 된다. 크루즈선 승선자를 전수 검사했다는 말이 없는 걸로 보면 앞으로 감염 확진자는 더 나올 것이다. 

 

어제 일본 열도가 북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나온 걸로 지역감염이 되었다는게 밝혀졌다. 정부에서는 늦장 대응으로 지역감염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해외여행을 하지 않았고 중국인과 접촉이 없는 사람들이 감염 확진자로 나왔다는 것은 2차, 3차 감염이 확산된 걸로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일이 이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일본 매스컴을 보면 현실을 직시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오늘 새로 뜬 기사에 미국 인풀루엔자로 인한 사망이 연간 1만2천 명이 넘는데 왜 기사가 없을까가 있었다. 코로나19로 중국이 어쩌고 저쩌고. 중국 관광객이 줄어서 지역 경제의 영향을 걱정하는 기사다. 물타기다. 코로나19 기사가 나오는 것은 '신종'이기 때문이다. 사망율이 높지 않아도 경증에 전염성이 강해서 일본 인구의 3분 1 가까운 고령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지병이 있는 고령자나 고령자가 많이 있는 케어하우스나 양노원 등은 불안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타고 있다. 강 건너 불구경 할 때가 아니다. 

 

지금 이 상황에 처해서 물타기 기사나 올리지 말고 현실을 직시해서 어떻게 이 난관을 빨리 극복할까에 촛점을 맞춘 기사를 써서 올렸으면 좋겠다. 

 

우선 나는 불안해 하는 가까운 이웃을 안심시켰다. 이웃은 평소에 항상 청결을 유지하는 생활을 하며 마스크를 일찍부터 했다. 전염될 가능성이 있는 장소는 피하고 산책하면서 건강에 유의하니까, 감염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만약에 감염된다고 해도 건강하니까, 완치할 수 있을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손을 자주 깨끗이 씻으며 마스크를 하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한다.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는 크루즈선은 특수한 경우이지만, 국내에서 오늘만 해도 확진자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일본 정부의 대처가 보이지 않아서 관계자가 갈팡질팡하는 것 같아 더 불안하다. 컨트롤타워와 중심을 잡는 지도자가 중요하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