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5 에어비앤비
오늘 동경을 맑고 따뜻한 토요일이었다.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인 하루였다. 아침에 빨래를 세 번 했다. 색이 짙은 것과 손빨래와 색이 옅은 것을 나눠서 빨아서 널었다. 일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몸을 풀고 준비해야 한다. 세탁기를 돌려가면서 스트래칭을 하고 아침을 먹었다. 그래도 일찌감치 준비를 해서 빨래를 마치고 도서관을 향했다. 급하게 찾아서 복사할 자료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료가 도서관 서고에 있는 줄 알았더니, 문학부 동양사학과 도서관에 있다고 해서 서둘러 가서 찾아 복사를 했다. 휴, 다행이다. 방학 중이라, 도서관에 가면 항상 가는 곳은 닫혀 있다. 학과사무실도 12시까지만 열려 있어 시간 안에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다.
3월은 중국에서 지낼 것이라, 중국에 갈 준비를 하느라고 친구네 선물을 사러 갔다. 주로 친구 아들 옷에 과자류다. 손수건도 몇 장 샀다. 오랜만에 쇼핑을 가서 그런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친구 아들 옷을 고르다 보니 사고 싶은 것이 많아서 끝이 없다. 옷이 헐기 전에 아이가 크니까, 너무 많이 사도 안된다. 나중에는 줄여서 산 것을 세어보니 윗옷이 일곱장에 아래 바지를 석장 샀다. 친구에게는 손수건과 티셔츠 한장이다. 친구에게 가져갈 것은 집에도 있다. 아무래도 백화점이라, 손수건도 한장씩 선물용으로 포장을 했다.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볼일을 보러 서울에 다녀왔다. 정작 가장 중요한 일은 보질 못하고 왔다. 2월의 서울은 역시 아주 추웠다. 돌아오는 날 아침도 서울에서 영하 7도였는데, 밤에 하네다에 도착했더니 17도란다. 온도차가 무려 20도나 있었다.
이번 서울에 가면서 처음으로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찾아서 이용했다. 처음 2박은 친구네집 가까이에 있는 호텔에서 자고 다음 3박은 젊은 아가씨가 호스트인 논현역과 신논현역 사이에 있는 곳이었다. 젊은 아가씨가 밤늦게까지 일을 하면서 에어비앤비도 운영하고 있었다. 열심히 살려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사실 이번 숙소를 예약할 때, 마지막으로 묵을 곳이 가장 먼저 잡혔다. 호스트가 Chris씨라고 아줌마에 개롱역이라, 조용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예약을 하면서 호스트에게 간단히 자기 소개를 겸해서 연락했더니, 금방 연락이 왔다. 예감이 좋다. 20일 월요일에 볼일을 보러 갔다가 아침부터 아주 힘든 하루를 지내고 숙소에 갔다. 아침에 위험한 택시운전수에 걸려서 황당한 일을 당하는 것으로 시작한 하루에,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면서 서류를 준비해서 갔더니, 결론이 안 났단다. 정말로 돈을 받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기본적인 것도 확인을 안하고 사람을 왔다갔다하게 만드는 것에 질린다. 일을 너무 엉터리로 하는 것에 기가 막힌다. 그런 날, 파김치가 되어 숙소에 도착했다.
호스트는 외출 중이라고, 집에 딸이 있겠지만, 자기대로 열고 들어가라고 한다. 집에 갔더니 딸이 있었다. 집에 가서 첫인상이 분위기가 참 아늑한 느낌이었다. 아주 추운 날씨에 피곤하고 화가 난 상태라서 집안 분위기에 따뜻함과 위안을 느꼈다. 가는 길에 산 호두와 땅콩을 까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TV로 jtbc뉴스를 보고 다른 프로그램도 밤늦게까지 봤다. 화와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 처음 간 집이었지만, 나로서는 드물게 잠을 푹 잤다. 숙소가 아늑하고 편안하다는 것이 가장 좋은 조건이다. 다음날 아침에는 갈릭토스트를 아침으로 주셨다. 맛있어서 토스트를 석장이나 먹었다. 외출할 때는 같이 나가서 오금역까지 가는 버스를 타는 것도 알려 주셨다. 다음날 아침은 하이라이스를 주셨는데, 같이 나온 갓김치도 맛있었다. 여행을 가서 숙소에서 아침을 먹을 수 있으면 편하고 좋은 조건이 된다. 숙소 가까이에 있는 맛집도 알려주셔서 통영굴밥도 먹었다. 맛있었다. 볼일에 관해서도 물었더니 혼자서 처리할 수 있게 자세히 알려주신다.
마지막날 아침에 누릉지에 애호박전을 같이 주셨다. 부엌에 누릉지가 있어서 내가 도시락으로 먹으려고 얻었다. 아침으로 주신 누릉지는 다시 만든 것이다. 아침에 길을 나서면 북경을 경유해서 동경에 도착하는 것은 밤이라, 낮에 먹을 것이 걱정이었는데, 누릉지를 얻었다. 감동적인 아침식사를 사진 찍었다.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겠다고 했더니, ‘사전검열’을 하겠다고 하시기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말라고 보이지 않았다.
집이 아늑하고 편안하다는 것은 단지 집을 어떻게 꾸몄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다. 집과 호스트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라고 본다. 집은 이사를 해서 안정이 덜된 느낌도 있지만, 아늑하고 편했다. 방도 사진보다 훨씬 더 좋았고, 호스트가 아주 좋았다. 자신의 집에 머무는 사람 입장을 배려해서 준비를 하고 맞아준다. 이게 쉬운 것 같지만, 어려운 일이다. 사실, 가격대비 내용이 너무 좋아서 미안할 정도였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서울에 가면 여기에 머물고 싶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호스트와 아는 사이처럼 지내고 싶다. 살벌하고 추운 서울에서 아늑한 숙소에서 지내면서 큰 위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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