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서 코로나19에 사람들 불안은 점점 커져서 나도 감염될지도 모른다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은 모두가 은퇴해서 전철을 타지도 않고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다.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하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예방에 노력해도 운이 나빠서 전염이 되면 어쩔 수가 없다는 체념의 상태다. 일본 정부는 처음부터 코로나19 증상이 가볍다고 인플루엔자보다 가볍고 사망율도 낮으니까, 일본 의료수준이면 호들갑 떨게 없다는 논조였다. 중국은 의료수준이 낮은데 환자가 너무 많이 발생해서 사망율도 높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면서 여유를 부리는 태도였다. 한국의 호들갑을 보면서도 아무 일도 아닌데 수선을 피우고 있다고 역시 의료 후진국이니까, 무섭겠지? 일본은 괜찮아 하는 식이다. 나는 코로나19 사태에 관한 한국과 일본 뉴스를 비교하면서 추세를 관찰했다. 일본에서 보도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중국인과 접촉이 없는 일본인 사망자가 나왔을 때부터다. 또 하나의 피크는 크루즈선 승객이 반 이상 하선을 한 21일이었다. 크루즈선에도 격리한다고 남은 승객과 승무원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크루즈선에서 승객들이 많이 내려서 크루즈선 문제가 끝났다고 보고 있다. 한편으로 일본에서 그 후 확진자가 계속 조용히 각지에서 늘고 있다. 확진자에 대한 기사를 보면 자세한 내용이 아니라, 아주 짧게 북해도 초등학교 선생 정도이다. 중증이면 가나가와현 회사원 50대 14일부터 열이 났는데, 병원을 전전하다가 23일에야 입원해서 검사했더니 코로나19이며 중증의 상태라는 것이다. 강 건너 불구경하던 코로나19가 완전히 일본 지역사회에 침투한 걸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해서 어떤 방침인지 밖에서 보이는 퍼포먼스와 실질적인 대응에 큰 격차가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크루즈선에서 내리는 승객에게도 열을 체크하고 간단한 질문만으로 하선시켜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시킨 것에 대해 일본 사람들도 놀랐다. 지금까지 감염 확진자가 많았던 곳에서 나온 사람들을 그냥 일반 사회에 풀어 놓다니? 실제로 귀가후에 증상이 나타나 확진자가 된 케이스도 나왔다. 크루즈선에서 검역을 하던 의료진도 일을 마치고 검사를 하지 않아서 나중에 확진자가 된 케이스는 진즉에 나왔는데도 마지막까지 검사하지 않았다. 크루즈선과 관계된 업무를 하던 후생성과 내각부 직원도 2명이나 추가로 확진자가 생겼다. 크루즈선내의 상황을 전문가의 관점에서 유튜브를 통해서 고발했던 고베대학 이와타 교수의 영상은 하루만에 삭제되었다. 사방팔방에서 압력이 행사된 걸로 본다. 나도 일본의 시스템을 아는 사람이라, 국립대 교수가 후생성에 찍힐텐데 전문가로서 사명으로 인생을 걸고 고발했구나 싶었다. 나중에는 일본에서 견디지 못해 외국으로 피신을 해야 할 상황에 이를지도 모른다고까지 봤다. 아마, 정부가 대학에 압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본다. 그가 크루즈선내 상황을 몰랐던 사람들에게 실상황을 알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엉망인 대처를 은폐한 것이 드러났다.
영상을 내리게 한 다음날 후생성 차관이 이와타 교수에 반박하려고 선내를 촬영해서 사진을 올렸다. 안전한 쪽과 아닌 걸 구분하는 일본어로 쓴 종이를 붙였다. 입구는 다르지만 들어가면 한 곳이었다. 전문가가 아닌 누가 봐도 '웃기는' 사진이지 이와타 교수가 말한 내용을 반박할 수가 없었다. 나는 메르스 사태 때 한국대통령이 병원에 가서 '살려야 한다'는 종이가 사진에 찍히게 연출한 것이 생각났다. 전염병 사태에 종이에 쓴 손글씨로 안전한 곳과 아닌 곳이라고 써서 붙여서 그럴듯하게 연출하려던 것이 만천하에 들통이 난 것 뿐이다. 선내 방역이 철저하지 못하다는 것은 관련업무를 하는 일본 공무원과 의료진이 전염되어 확진자가 되는 일이 계속 발생하는 걸로 봐서 전문가가 아니라도 알 수 있었다. 이와타 교수의 고발이 있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으니 일본 정부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제대로 하겠거니 했는데, 관련업무에 종사한 방역이나 검역에 참가한 의료진, 후생성과 내각부 직원도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뭔 생각인지? 검사하면 확진자 수가 는다고 자신들의 부하까지, 의료에 종사해야 하는 전문가까지 홀대를 할 줄이야. 그럴 적에 일반 국민에게는 어떨까?
일본에서 코로나19에 관한 보도에 신이나기 시작한 것은 한국에서 확진자가 늘면서다, 세계에서 중국 다음 한국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지가 어쩌고 경제가 저쩌고 난리가 난리가 아니다. 한국 때리기를 여러모로 다시 하면서 흥분하고 신난 것을 보면서 일본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았다. 아무리 한국이 싫다고 한국에 전염병에 걸린 사람이 많아져서 일본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걸까? 한국 사람이 많이 아프고 죽으면 그렇게 좋은가? 중국에 대한 보도에서도 비슷한 걸 느껴서 참 싫었다. 아무리 중국이 싫다고 해도 병에 걸린 사람은 죄가 없다. 한국이 싫어도 전염병에 걸린 사람이 늘었다고 신난 논조의 보도라니, 인간이 할 일이 아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국경을 접한 이웃에서 좋든 싫든 연대해서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 자국의 확산을 최대한 지연시키면서 공동 대응을 하는 것이 맞다. 최대한 방어를 하지만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를 차단하기는 너무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 초반전을 아주 훌륭히 끝냈다. 일본은 퍼포먼스를 잘했고 우한에 있는 국민을 데려왔지만, 국내 방역은 힘쓰지 않았다. 내 주변에서 소독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크루즈선은 아예 방치수준으로 해서 감염을 확대시켜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
한국에서 대구의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대남병원과 성지순례와 교회 등의 집회와 인간관계를 통해서 전염이 확산되어 가고 있다. 거기에 원래 다른 병에 걸렸던 사람들이 사망하는 케이스도 늘고 있다. 한국에서는 검사를 열심히 하면서 한명 한명 역학조사를 하고 동선을 파악해서 감염경로를 밝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는 한국만큼 대처를 하고 있는 곳이 세계 어디에도 없을 정도의 수준이다. 지금 관건인 것은 신천지교회가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서 협력을 제대로 하느냐 아니면 자신들 교회를 지킨다고 비협조적이면 감염이 확산된다. 나도 교회에 다녔지만 병이 났을 때 "믿음이 부족해서"라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다. "성령 충만하고 믿음이 강하면 병들지 않는다"는 신앙을 가진 사람을 종종 본다.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만약 그렇다면 한국에 그렇게 많은 교회가 있고 새벽기도에 나가는 열성신자도 세계적으로 많으니까, 병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겠다. 신천지교회는 이번 경우가 경우인 만큼 빨리 신자들이 검사를 받게 협력하시길 바란다. 신자의 신앙이 검사 받지 않고 전염을 확산시켜 교회를 지키게 하면 안된다. 이번에 교회가 협력적이면 신천지교회의 감춰졌던 베일이 약간 벗겨질지 몰라도 이미지가 좋은 쪽으로 알려지지 않을까, 그게 장기적 시점에서 보면 교회에 이익이다. 아니면, 국민적인 지탄을 받아 신천지교회 이미지가 더욱 나빠져서 신자가 주위에서 고립하게 된다. 신자의 입장에서도 주위에 신천지라고 밝힐 수 있는게 좋지 않을까?
대구 신천지교회가 감염 확산의 중심이 되니 보수의 아성으로 유명한 대구가 아닌가? 선거도 얼마 남지 않았고 그래서 얼마전에 성대하게 심볼 컬러를 핑크색으로 바꿔서 거대정당이 된 미래통합당이 발벗고 나서서 대구를 지원할 줄 알았다. 하늘이 주신 기회다, 때는 이 때다 싶어서 대구를 핑크색으로 물들이고 팔 걷고 나설 줄 알았는데, 대구에서 먼저 나선 것은 김부겸 의원이었다. 다음에 대통령이었다. 대구 시장은 선거운동 때 넘어진 것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분이 보이질 않았다. 도지사도 있을 텐데.......서울 박원순 시장은 주말 보수집회를 해산시키려고 현장에 출동해서 말렸다. 이런 시국에 나이든 분들을 동원하는 집회는 '국가를 위해서 내 한목숨' 같은 헛소리를 하지 말기 바란다. 국가를 위하지 않아도 좋으니 건강하게 살아주는 것이 국가에 가장 도움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전염병이 도는 시기에 나이든 사람들을 동원하는 센스를 가진 세력이 집권하게 되면 절대로 안된다. 경기도 이재명 시장이 신천지교회에 대해서 단호히 대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일을 대단히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위기에서 다시 빛을 발하는 모양이다.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명 시장, 박원순 시장, 오늘 김경수 도지사 등 국민의 편에 서서 최선을 다하려는 리더의 모습에서 빛이 난다. 그런 의미에서 미래통합당에 실망이다. 내일이라도 당장 핑크색 점퍼를 입고 대구로 가서 길거리를 누비며 핑크의 기운을 불어 넣고 움추러든 대구 사람들 마음을 풀어줬으면 좋겠다. 보수의 아성이라면 이럴때 나서서 지켜야지, 대구 사람들이 얼마나 위로를 받을까. 추경 예산을 빨리 통과시켜서 면도 세우고 핑크색이 대구로 몰려가야지.
일본으로 돌아오면 어제 아베 총리가 코로나19에 '아비간'이라는 일본에서 개발한 인플루엔자 치료약을 투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비간'을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비해서 200만을 비축해서 충분한 양이 있다고 한다. '아비간'은 일본에서 사용하지 않던 약이지만, 아프리카 에볼라 치료에서 효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일본에서 사용하지 못한 것은 아주 강한 만큼 부작용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었다. 오늘 약사가 하는 유튜브에서 '아비간'을 소개하면서 부작용이 '탈리도마이드' 급으로 강하기 때문에 절대로 임산부에게 사용하면 안된다고 한다. 임산부만이 아니라 남성에게도 영향이 크다고 한다. 나도 '아비간'을 찾아서 읽어 봤는데, 부작용이 심한 것 같아 아는 사람이라면 '아비간'을 쓰는 것을 말리고 싶다. 에볼라 바이러스처럼 치명적인 전염병에 썼다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보다 약하다면서 이렇게 강력한 항생제를 써야 할까? 요새 아베 총리는 코로나19에 대해서 확진자 줄이기에만 신경을 쓰는 것 같다. 확진자가 늘고 사망자도 생기는데, 5일이나 대책회의가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 정부가 확진자를 늘리지 않기 위해서 검사를 잘하지 않는 꼼수를 쓰는 모양이다. 검사를 받지 못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안하고 사회가 침체될까? 국가에 의해 국민들이 버려지는 모양새이지만 국민들은 정부를 비판하지 않는다. 아베 총리 지지율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더 떨어져서 30%대로 내려왔다고 한다.
나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에 투여하기로 했다는 '아비간'이 걱정된다. 설마, 비축했던 '아비간'의 재고처분을 위한 결정은 아니겠지? 임상 실험을 거듭한 전문가의 결정이겠지? '아비간' 투여가 정치적인 결정으로 보인다. 아니면 나중에 부작용으로 인한 '약해'로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일본에서는 부작용이 두려워서 강한 약제를 쓰지 않는게 좋은 점이었는데, 이번에 쓰는 '아비간'은 약사에 의하면 일본에서 개발한 최고 최강의 항생제라고 한다. 최고 최강이라니 무섭기 짝이 없다. 이 항생제 이상 강한 항생제는 없다면서 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바이러스가 일본에 들어오면 대처할 수가 없다고 한다. '아비간'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그동안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데, 그렇게 강한 '아비간'을 코로나19에 투약해도 되는지 걱정이 된다. 왜냐하면, 코로나19가 전문가에 의하면 그렇게 강력한 바이러스가 아니라고 했다. 사망자도 나오긴 하지만, 사망율이 높다고 할 수는 없다. 거기에 리스크가 큰 강력한 항생제를 쓴다면 코로나19가 치료된 이후에 환자에게 어떤 영향이 남을지, 나올지까지 생각해야 한다. '아비간' 투여가 내려가는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정치적인 결정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아비간'과 아베 신조? 어감이 비슷해서 불길하다고 느끼는 건 아무래도 내가 이상해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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