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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물안개 자욱한 날에

2015/02/25 물안개 자욱한 날에

 

오늘 동경은 춥지는 않지만 흐린 날씨였다. 낮에 반짝하고 개었지만 하루종일 흐린 날씨라서 집에서는 따뜻함을 못 느꼈다. 오늘도 하루종일 집에서 책을 읽으면서 지냈다

어제는 맑고 기온도 높은, 최고기온이 무려 17도나 되는 아주 따뜻한 날씨였다. 어제는 할 일이 많은 아침부터 바쁜 날이었다. 새 책들이 진열되는 날이라, 도서관에도 가야 하고 가까운 농가에서 신선한 야채도 파는 날이라, 야채도 사고 싶다. 신선한 과일도 떨어졌고, 다른 것도 살 것이 있다. 무엇보다도 후배의 면접시간에 맞춰서 기도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아침에 필요한 코스를 잡았다. 그러나, 도서관에 가도 새 책을 진열하는 곳이 닫혔다. 도서관 가는 길에 사는 신선한 야채를 사는 것도 포기하자. 후배를 위한 기도와 다른 쇼핑을 하는 걸 중심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날씨가 따뜻했지만 내가 가는 곳이 산이라서 겨울옷을 입었더니 땀이 날 정도로 따뜻했다. 집에서 좀 걸어서 두 번째로 가까운 모노레일역에 갔다. 카드를 충전하고 개찰구에 들어섰다. 정산하는 기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봤더니, 누군가가 잔돈을 뽑아가지 않았다. 기계가 시끄러우니까, 우선 기계에서 잔돈을 뽑았다. 작은 무인역이라, 인터폰을 눌러서 지나가는 사람인 데, 기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봤더니 누군가가 잔돈을 잊고 있더라,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었다. 그 와중에 한 남자가 휴대폰으로 전화하면서 정산하는 기계에 다가왔다. 인터폰에 대고 말을 하다가 잔돈 뽑는 것을 잊었냐고 물었다. 그 남자는 내가 묻는 것에 대답도 안하고 기계를 쳐다보면서 전화하고 있다. 그런 것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한편으로 나의 오지랖을 후회했다. 하필이면 평소에 쓰지도 않는 역까지 걸어가서 왜 꼭 그 시간에 그런 일에 부딛히는지, 나로서도 모를 일이다. 보통 그런 일은 약간 귀찮아진다. 그러나, 주변에는 학생들이 많이 산다. 학생들이 알바를 한 돈이라면, 일반인에게도 8천엔은 큰 돈이다

내가 가는 다카하타후도역에 가서 역원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후배가 면접을 보는 데,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는 입장에서는 바짝 긴장이 되었다. 후배의 운과 내가 돈을 주은 것이 연관되지 않길 바라면서, 돈을 역원에게 넘겨줬다. 역원은 아무런 절차도 없이 냉큼 받는다. 보통은 서류에 기입을 한다든지, 나름대로 절차가 있다. 어떻게 처리하는지 궁금하지만, 더 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후배의 면접이 시작되기 전에 다카하타후도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카하타후도에 있는 산에 있는 모셔져 있는 88군데 부처님을 번호 순을 따라 한바퀴 돌았다. 산 길은 전날 비가 많이 와서 물이 고인 곳도 있었다. 번호에 맞춰서 돈 것은 세 번쯤 된다. 처음에는 친구를 안내해서, 두 번째는 네팔아이를 데리고, 세 번째도 후배의 면접시간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돌았다. 처음에는 숨이 찼는 데, 산을 한바퀴 돌다보니 머리가 점점 맑아져왔다. 부디, 후배의 면접도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다카하타후도 안을 돌면서 사진을 찍었다. 역으로 가는 길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만든 물건을 파는 가게가 있어서 들렀다. 그 가게는 기증받은 물건들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만든 물건을 팔아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는다. 그 가게에서는 장애를 가진 사람도 일을 하고 있다. 집에서 쓸 만한 것이 있어서 석 점을 샀더니 8백엔이란다. 아침부터 8천엔을 줍는 소동을 벌이더니, 부처님이 88군데였고, 우연히도 8백엔어치 물건을 샀다. 후배의 면접에 좋은 결과가 있으려는 징조인가? 아니면 팔자소관이라는 뜻

집에 들러서 쇼핑한 것과 무거운 책을 내려놓고 다른 걸 사러 나갔다. 먼저 백화점에 들러서 지난 번에 내가 샀던 T셔츠가 있는지 봤더니, 같은 형이 있었지만 색이 예쁘지 않았다. 지난 번에 푸른색을 사서 입어보니 아주 좋아서 선물하려고 다시 사러 나갔던 것이다. 지하 식료품 매장에 가서 수입과자를 두 개 사고 백화점을 나왔다. 다음에는 하라마키라는 걸 사러 갔다. 여기는 백화점과 마트의 중간인 곳이다. 지난 번 친구와 같이 갔을 때 봐뒀던 것이다. 두 개를 샀다. 다음은 과자와 과일을 사려고 마트에 들렀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가끔 내가 좋아하는 과자가 나오는 마트에서는 살 것이 없었다. 쌀을 사고 싶었지만, 과일을 사면 무거울 것 같아서 사는 걸 포기했다. 마지막으로 가격은 약간 비싸지만 과일이 맛있는 마트에 들렀다. 귤과 인도사과를 좀 사고 식초도 싸서 작은 걸 두 병이나 샀다. 순식간에 가방이 꽉 차서 무거워진다. 등에 지고 손에 들고 언덕길을 올라왔다. 날씨가 갑자기 너무 따뜻해서 하늘은 맑은 데, 전날 비가 왔던 습기로 인해 지면에서 수증기가 올라와서 물안개가 낀 것 뿌였게 흐렸다. 따뜻한 날씨에 돌아다녔더니 더워서 땀을 흘렸다

요새 며칠 책을 아주 집중해서 읽었더니,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귀에서 나는 소리인지, 컴퓨터를 쭉 켜놓고 있어서 컴퓨터에서 나는 소리인지 분간이 안간다

어제는 후배의 면접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절에 가서 기도했다. 기도한다고 약속했으니 성의를 다해서 지켜야지. 결과는 내가 정할 수 없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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