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과 중국에 대한 사실상 입국 금지에 대한 한국의 상응 조처로 일본과 같이 9일부터 일본인 무비자 입국 기존 발급 비자 효력 중지를 발표했다. 아베 총리가 앞뒤 생각 없이 넷우익과 같은 극우 친구들의 조언을 듣고 코로나19 감염 방지 확산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평소에 지니고 있던 극우적 성향인 '혐한과 혐중'을 그대로 드러낸 모양이다. 한국에서 똑같은 상응 조처를 행한 것은 양국 관계에서 입국 금지라는 중차대한 사안을 사전협의 없이 뒤통수 치듯 했다는 것이 크지 않았을까. 나는 일본인의 입국에 대해 코로나19와 관련해서 다른 방법으로 엄중하게 할 수도 있었다고 본다. 일본도 한국인의 입국에 대해 다른 방법으로 수위를 조절할 수 있었는데, 난폭한 방법을 채용했다. 다음 수순으로 지소미아 종료가 아닐까 했는데, 아직 지소미아 종료라는 카드는 쓰지 않았다. 다음에 쓸 카드가 있다. 일본의 일방적인 조처에 대해 한국의 상응 조처는 잘했다고 본다. 관계라는 것은 양 쪽이 노력해야 좋게 갈 수 있는데 한쪽에서 제멋대로 굴면 상대방도 화가 났다는 걸 알게 해줘야 한다.
일본에서도 아베 총리가 아무런 준비없이 덜컥 결정한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입국 금지에 대해 실리나 명분에 법적 효력도 없고 격리시킨다면서 격리 시설도 준비가 없다. 엉망진창이다. 비용은 개인 부담이라니 실질적으로 입국 금지가 맞다. 4월에는 대학이 시작되는데 유학생은 어쩔 것이며, 회사의 신입사원이나 외국인 노동자는 어떻게 되는지 갑작스러운 휴교 명령처럼 정말 아무 생각도 없이 결정한 것 같다. 올림픽을 앞두고 예선전도 있을 텐데. 같은 일을 해도 사전에 면밀하게 준비하고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면 인상은 전혀 다르다. 일본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은 '혐한과 혐중'으로 한국과 중국을 공격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일본 사회와 경제를 파괴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하면 그동안 일본이 노력해온 것이 물거품이 된다는 걸 모르나 보다. 막가파 식으로 나가고 있다. 일본은 저출산으로 학생이 줄어 대학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유학생을 많이 필요로 한다. 유학생이 학생 때는 알바로 졸업하면 일본에 취직해서 일해주길 바란다. 일본 경제를 위해 관광객, 돈을 많이 쓰는 중국인과 한국인이 필요하다. 일본의 고령화로 노동력이 부족해서 외국인 노동자를 많이 받아 들이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1차 산업은 돌아가지 않는다. 그런데 중국과 한국이라는 일본과 가장 인적 물적 교류가 많은 국가에 대해 입국 금지라는 과격한 결단을 했다. 코로나19라는 이름을 빌렸지만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모르겠다.
오늘 동경은 맑고 따뜻한 날씨였다. 집에서만 지내는 것이 답답해서 오후에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서 우편물을 우체통에 넣고 목련꽃이 핀 공원을 산책했다. 사람들이 조금씩 밖에서 활동하고 있다. 조용하다 못해 적막한 주위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목소리가 들린다. 휴교를 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주위에서 놀고 있다.
어제 페북에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입국 금지 기사를 올렸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반응을 보인 것은 딱 한 명 졸업생이다. 엄마가 한국인에 아빠가 일본인인 남학생이다. 엄마가 아빠와 아빠네 가족에게 구박을 받는 걸 보고 자라며 한국인이라서 구박을 받아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단다. 대학생이 되어 뉴질랜드에 유학해서 아빠가 엄마를 구박한 것은 구박이 아니라, 차별이었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엄마가 자식을 다 키웠으니까, 책임을 다 했다. 이제는 한국에 돌아가서 맘편히 살고 싶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그 친구가 결혼한 상대가 중국인 여성이다. 대학에서 만난 캠퍼스 커플이다. 일본인으로는 대단히 개성적인 친구가 한국에 가서 엄마네 가족과 친족을 만나서 느끼고 배우는 것이 많다고 한다. 중국 처갓집 식구를 존경한다. 어른이 되어 엄마를 구박했던 일본인 아빠와 조부모를 멀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의 차별이나 이지메는 가장 가까운 존재가 인격을 파괴하는 형식을 띈다는데 특징이 있다. 이런 차별이나 이지메를 당하면 보통은 인간성이 붕괴되어 인간 불신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한다. 히키코모리가 되는 사람들에는 이런 식으로 회사나 학교에서 공격을 받은 상처가 원인으로 히키코모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딱 한 명의 반응 밖에 없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봐도 못 본 척 무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런 경우가 흔히 있다.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도 아닌데, 나 같은 한국인에게는 절실한 문제인데 공감하려는 자세가 전혀 없고 무시한다. 결국, 자신들과 알고 지내는 나를 무시하는 행위라는 것은 알지 못한다. 뭔가 리액션을 보이는 것이 매너가 아닐까, 한순간만이라도 내 입장이라는 걸 상상하고 말이다. 일본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고 말았다. 일본은 철저히 일본인만 있는 걸로 알지 외국인이 같이 살고 있다는 인식이 없다. 내 입장을 상상하지 않는다는 것은 친구나 아는 사람이라는 건가?
또 하나는 내 페북 친구조차, 내 페북 친구들은 일본인이지만 거진 다 대학교수에 국제적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도 알게 모르게 '혐한과 혐중'이라서 코로나19와 관련해서 한국이나 중국에서 전파하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런 사실 관계를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 사실 관계야 어떻든 중국과 한국에서 일본으로 입국 금지를 찬성한다는 것이 읽혔다. 가끔 일본 사람들이 가진 배타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도 같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알게 모르게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마인드를 가지면 안되게 교육을 받는다. 일본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국민을 향한 국가권력이다. 일본 기업이나 대학, 민간, 개인 할 것 없이 자신들이 소속한 국가를 가장 무서워한다. 정부의 방침을 비판한다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 기업과 정부가 이익이 배치되어 기업이 망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정부에 따라야 한다. 정부에 따르지 않았다가 망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 국가에게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저항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다른 나라에서는 일본의 이런 특수한 상황을 잘 모른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국가와 기업, 민간, 개인의 구별이 별로 없고 모든 것에 국가가 우선된다. 일본 사람들의 애국심도 맹목적인 순종이다.
그런데 정작 정치참여나 자신들 국가를 비판하면서 쇄신하는 자세가 결여되어 있다. 그런 결과 맹목적이며 강력한 애국심이 향할 방향이 내부로 향해 내성을 하는 것이 아닌 외부로 향하기 쉽다. 적을 외부에 두면 자신들이 뭉치기 쉽기 때문이다. 적이라는 것도 자신들이 편하게 만든 '가상의 적'이기에 적을 잘 알거나 존중할 필요도 없다. 이번 적은 코로나19인데, 엉뚱하게 한국과 중국이 적이 되었다. 자폐적으로 혼자서 북 치고 장구치고 바쁘다. 자폐적이라서 내부에서도 서로 의사소통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아베 정권의 상태가 자폐적으로 정권 내부에서도 서로 의사소통을 못하고 엇박자를 보인다. 그런 정부가 대책도 없이 큰 결정을 하면 뒷감당을 하는 쪽 부담이 너무 크다. 아니, 뒷감당을 하려는 의욕도 없을 것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될 대로 돼라 식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정책을 발표하는 아베 총리를 보면서 옥중에서 편지를 보내 존재감을 각인시킨 박근혜와 겹친다. 세상에 닮은 사람이 세 명은 있다고 하는데 아베 총리와 박근혜는 다른 의미에서 이란성쌍둥이 같다. 일본 아베 총리의 코로나19 대처가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입국 금지를 내린 것에도 박근혜의 그림자가 보이는 듯 닮았다.
'일본사회 > 코로나 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한국인 입국 금지가 뜻하는 것 (0) | 2020.03.09 |
---|---|
일본, 입국 금지와 유학생 1 (0) | 2020.03.07 |
일본, 한국과 중국 '입국 금지' (0) | 2020.03.05 |
에티켓 마스크 만들었다 (2) | 2020.03.04 |
일본, 코로나19 전시 상황인가? (0) | 2020.03.03 |